[딜사이트 권준상 기자] 3자 주주연합(KCGI-조현아-반도건설)이 한진칼 지분 50% 확보를 앞두고 예상치 못한 변수에 직면했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KDB산업은행(이하 산은)과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추진하면서 5000억원 규모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 단행에 나서면서다.
한진칼은 지난 16일 산은을 대상으로 신주 706만2146주를 발행하는 제3자배정 유상증자 실시계획을 밝혔다. 신주 발행가액은 7만800원이고, 신주 상장예정일은 12월22일이다.
신주 706만2146주가 발행되면 한진칼의 총 발행주식수는 5917만603주에서 6623만2749주로 늘어난다.
유증이 단행되면 산은은 한진칼 지분 약 10.7%를 확보하게 된다. 산은은 "일방에만 우호적인 의결권 행사는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한진그룹 경영진과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M&A) 작업에 나서고 있다는 점에서, 투자은행업계에서는 산은을 조원태 회장 진영의 우호지분으로 평가한다. 이러한 점에 기반해 산은 지분을 포함한 조원태 회장 진영의 한진칼 지분율은 47.33%가 된다. 구체적으로 조원태 회장·특수관계인 지분 1327만9000주, 델타항공 지분 881만6000주, 자사보험·사우회 지분 약 218만8000주, 산은 706만2000주 등 총 3134만6000주다.
반면, 45.23%(2676만3584주)를 보유하고 있던 3자 주주연합은 유증으로 인해 지분율이 40.4%로 희석된다. 3자 주주연합이 보유한 신주인수권(164만6235주)을 모두 주식으로 전환하더라도 지분율은 42.9%에 그쳐, 조 회장 진영과 4.43%의 지분율 격차가 벌어진다.
이러한 점 때문에 KCGI를 비롯한 3자 주주연합은 제3자배정 유증을 반대하며, 유증을 하더라도 주주 전체를 대상으로 해야한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한진칼 주주총회(이하 주총)에서 조 회장 진영에 연달아 패한 3자 주주연합은 꾸준히 지분확대에 나서며 내년 주총을 벼르고 있었다. 지분 확대는 물론 우호세력을 찾는게 쉽지 않았던 조 회장 진영을 압박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3자 주주연합의 현재 한진칼 지분율은 ▲KCGI 20.34% ▲반도건설 20.06%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6.31% 등 총 46.71%(신주인수권 포함)이다. 조원태 회장 진영은 ▲조원태 6.52% ▲조현민 6.47% ▲이명희 5.31% ▲재단과 친족을 포함한 특수관계인 4.15% ▲델타항공 14.90% ▲대한항공 자가보험·사우회 3.79% 등 약 41.14%(2434만3935주)로 3자 주주연합 측에 열세다.
투자은행업계 관계자는 "약 5000억원 규모의 신주가 발행돼 산은이 10%대 한진칼 지분을 보유하게 되면, 조원태 회장 진영은 지분율이 희석되는 3자 주주연합과의 격차를 벌리게 돼 경영권을 방어할 수 있게 된다"며 "내년 주총을 앞두고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게 됐다"고 말했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