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동 프리즘
이동걸 산은 회장에 대한 재평가
특혜시비·난관 뻔한데 항공사 합병 결단···'변양호 신드롬은 없다'


[팍스넷뉴스 이규창 기자] 사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 그림은 국영화와 함께 아시아나항공 매각 시나리오 중 하나였다. 정작 KDB산업은행(회장 이동걸)이 이 카드를 공식화하자 명동 기업자금시장 관계자들도 놀라는 눈치다. 대부분 '양사 합병이 과연 가능할까'라는 생각에 머물러 있었기 때문이다.


그만큼 양사 합병은 온갖 난관을 극복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한진칼 경영권을 놓고 양보없는 전쟁을 벌이고 있는 3자 주주연합이 연일 반대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3자 주주연합의 대표격인 행동주의 펀드 KCGI는 (정부와 산은이) 국민혈세로 조원태 경영권 방어에 나섰다고 비판했다. 소송전이 불가피하다.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노동조합도 가만히 있을리 없다. 인수 후보였던 HDC현대산업개발이 이행보증금 반환소송에서 유리해졌다는 말도 나온다. 재무 부실이 심각한 두 기업의 만남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크다. 나중에 정책자금이 더 투입될 수도 있다는 우려도 있다.


무엇보다 양사 합병 시나리오에 비관적인 시각이 팽배했던 배경에는 '변양호 신드롬'이 있었다. 공직자가 논쟁적인 사안이나 책임질만한 결정을 회피하는 현상을 일컫는 '변양호 신드롬'은 우리나라 공직사회에 짙게 깔려 있는 일종의 명제다. 그 어떤 공직자도 경영권 분쟁중인 기업과 당장이라도 망할 수 있는 기업의 합병 작업을 맡기 싫을 것이다.


그런데 이동걸 산은 회장이 총대를 맸다. 정부와의 논의 과정이 있었지만 이 회장은 기꺼이 전면에 나섰다. 합병 추진 배경부터 의의를 강변했다. 


명동 시장의 일부 관계자들은 이 회장을 재평가하기 시작했다.


한 관계자는 "M&A란 결과론인데 합병 부작용이 발생하면 추후 온갖 특혜시비를 들어 청문회가 열릴 수도 있는 사안"이라며 "이 회장도 이를 모르지 않을 텐데 과감한 결단을 내렸다"고 평가했다.


다른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을 망하게 둘 수 없는데다 경영권을 방어해야 하는 조원태 회장과 이해가 맞았겠지만 양사 합병안을 공식화하기는 쉽지 않은 일"이라며 "특히 '변양호 신드롬'이 팽배한 공직사회에서 보기 드문 일"이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온갖 법적, 재무적 문제로 실제로 합병이 성사될지는 미지수"라면서도 "이 회장이 얼마나 강단 있게 추진해 나갈지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 어음할인율은 명동 기업자금시장에서 형성된 금리입니다. 기업이 어음을 발행하지 않거나 발행된 어음이 거래되지 않아도 매출채권 등의 평가로 할인율이 정해집니다. 기타 개별기업의 할인율은 중앙인터빌에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제공=중앙인터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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