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 남매의 난
3자 주주연합의 이유 있는 반발
자산 매각으로 자금확보 가능…아시아나 인수 용납 불가


[팍스넷뉴스 권준상 기자] '왜 굳이 한진칼에 정부가 개입하는가. 경영권 분쟁이 한창인 상황에서 노골적으로 총수일가를 방어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밖에 없지 않은가.'


KDB산업은행(이하 산은)의 자금지원을 바탕으로 한진그룹이 아시아나항공의 인수를 추진하는데 대한 3자 주주연합(KCGI-조현아-반도건설)의 불만이다. 3자 주주연합의 불만에는 나름 합당(?)한 이유가 있다. 3자 주주연합은 막대한 자금을 동원해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등 총수일가와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다. 이들은 지분 확대에 나서며 내년 3월 한진칼 정기주주총회에서 조 회장 진영에 대한 설욕을 앞두고 있었다. 하지만 갑작스레 정부의 입김이 센 산은이 한진칼에 자금을 지원하고, 약 11%의 지분도 확보하게 될 가능성이 확대되면서 3자 주주연합은 이른바 '닭 쫓던 개' 신세가 될 처지이기 때문이다.


한진칼과 KDB산업은행간 투자합의서 체결 공시.(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산은도 자칫 국민의 혈세로 경영권 분쟁 중인, 그것도 '갑질논란'으로 익히 잘 알려진 한진그룹 총수일가를 도와준다는 비판을 사전에 의식한 게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이는 산은과 한진칼간 투자계약의 조건에도 잘 반영돼있다. 이번 계약은 조원태 회장이 보유한 한진칼 지분 전체와 한진칼이 인수하게 될 대한항공 지분을 담보로 제공하고, 통합추진과 경영성과 미흡시 경영일선에서 퇴진하게 되는 등 경영책임을 부담하게 돼 있다.


계획대로 산은을 대상으로 한 5000억원 규모의 제3자배정유상증자가 실시되면 조 회장은 산은이라는 든든한 우군을 확보하게 된다. 비록 산은이 대외적으로는 "일방에만 우호적인 의결권 행사는 하지 않겠다"고 밝혔지만, 이번 한진그룹의 아시아나항공 인수에는 재매각에 난항을 겪는 채권단인 산은과 경영권 방어가 시급한 조원태 회장간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다는 점에서 산은을 조 회장 진영의 우군으로 평가한다.


유증이 단행되면 산은은 한진칼 지분 약 10.7%를 확보하게 되고, 산은 지분을 포함한 조원태 회장 진영의 한진칼 지분율은 47.33%가 된다. 반면, 45.23%(2676만3584주)를 보유하고 있던 3자 주주연합은 유증으로 인해 지분율이 40.4%로 희석된다. 3자 주주연합이 보유한 신주인수권(164만6235주)을 모두 주식으로 전환하더라도 지분율은 42.9%에 그쳐, 조 회장 진영과 4.43%의 지분율 격차가 벌어진다. 


당연히 3자 주주연합 입장에서는 '정부가 조원태 회장의 경영권 방어를 돕는데 공적자금을 투입한다'는 불만을 제기할 수밖에 없다. 3자 주주연합은 한진칼이 보유한 부동산 등 일부 자산만 매각하더라도 산은의 자금지원을 하지 않고도 충분히 자금을 동원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3자 주주연합의 주축 중 하나인 KCGI는 '발표된 자금조달금액(약 8000억원)은 한진그룹이 보유한 빌딩 한 두 개만 매각하거나, 기존 주주의 증자로도 충분히 조달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강성부 KCGI 대표는 "한진칼은 대한항공과 진에어를 제외해도 칼호텔네트워크 산하 호텔 4개, 하와이 와이키키리조트호텔, 정석기업의 명동빌딩 등 수많은 부동산 보유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KCGI의 주장은 무리는 아니다. KCGI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대한항공을 중심으로 유동성 고갈에 대한 우려가 상존하고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다. 하지만 한진칼이 자체적으로 산은으로부터 지원 받는 규모의 자금동원을 모색할 수 있다는 점에서, 산은과 한진그룹 경영진간의 이번 투자계약을 납득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투자은행업계에 따르면 한진그룹은 최근 한진칼이 지분 100%를 보유한 와이키키리조트호텔의 매각을 추진했다. 딜 규모는 약 1억달러(한화 약 1105억원)로 현지 교민들이 매수 의지를 피력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와이키키리조트호텔은 와이키키 해변으로부터 도보 3분 거리에 위치해있다. 일반부터 스위트까지 275개의 다양한 객실을 보유하고 있다. 와이키키리조트호텔은 숙박률이 약 94%로 수익성이 높은 사업장으로 꼽힌다.


부동산 매매와 임대업, 건물관리 등을 영위하는 정석기업은 서울시 중국 소공동 소재 한진빌딩과 인천 중국 신흥동에 위치한 정석빌딩 등을 보유하고 있다. 최대주주는 지분 48.27%를 보유한 한진칼이다. 정석기업의 투자부동산 규모는 약 2200억원(장부가 기준)이다. 


제동목장도 자리한다. 제주도 서귀포시 표선면 가시리에 있는 목장으로 한진그룹 계열사인 한국공항이 운영하고 있다. 연면적 약 1140㎡의 목지에서 한우를 방목하고 있다. 한국공항은 제동목장을 포함해 약 890억원(장부가 기준)의 토지를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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