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익편취 규제 압박…타깃 1순위 기업은?
'계열매출 100%' 사각지대회사 17개…넷마블 5곳, 삼성·태광 2곳씩
이 기사는 2020년 11월 20일 08시 56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팍스넷뉴스 류세나 기자] 총수일가 사익편취 규제대상 범위 확대를 골자로 하는 공정거래법 개정이 추진되고 있는 가운데 내부거래 규모가 법정 허용치를 크게 뛰어 넘는 사각지대 기업들이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각지대 기업 388곳 중 내부거래 비중이 두 자릿수인 기업이 대부분이고, 계열거래를 통해 매출의 100%를 내고 있는 곳도 무려 17개사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이들 기업 중 1곳(KG, 배당수익)을 제외하곤 모두 경쟁 과정 없는 수의계약 형태로 일감을 따낸 것으로 확인됐다. 


◆ '無경쟁' 수의계약 일상화…개정안 통과시 규제기업 3배 늘어




공정거래위원회가 내놓은 개정안은 현행 사익편취 규제 기준인 총수일가 보유지분(상장사 20% 이상, 비상장사 30% 이상)을 상장사·비상장사 구분 없이 20%로 낮추고, 해당 법인들이 50% 이상의 지분을 갖고 있는 자회사도 규제 범위로 포함시킨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해당 개정안이 통과될 경우 현재 64개 대기업집단 내 210곳인 사익편취 규제 대상 회사는 이보다 3배 가량 확대된 598개사로 늘어나게 된다. ▲총수일가 지분이 20~30%인 상장사 30곳과 ▲기존 규제대상 회사가 지분 50% 이상을 들고 있는 자회사 223곳 ▲그리고 신규 규제대상에 오른 30개 상장사가 지분 50% 이상을 보유한 자회사 135개사 등 총 388개사가 제재 대상으로 추가 분류되기 때문이다. 


사익편취 규제 사각지대로 분류되는 이들 388개사 가운데 매출의 100%를 내부 계열사에 의지하고 있는 기업은 전체의 4.38%인 17곳으로 확인된다. 17개사의 합산 내부거래액은 6251억1000만원이다. 


또 이중엔 내부거래를 통해 규제 상한선인 200억원을 훌쩍 뛰어 넘는 매출을 내고 있는 곳도 절반 이상(52.94%, 9개사)인 것으로 나타났다. 17개사의 합산 내부거래액은 6251억1000만원이다. 현행 공정거래법은 내부거래액이 200억원을 넘거나 비중이 연매출의 12% 이상일 경우 공정위의 제재 대상이 된다. 


최근 공정위가 공개한 사각지대 기업 중 '내부거래 비중 100%(작년 연매출 기준)' 계열사를 둔 기업집단은 총 11개 그룹이다. 넷마블(5개사), 삼성·태광(2개사씩), 대림·현대백화점·효성·영풍·HDC·태영·DB·KG(1개사씩)가 그 대상이다. 


계열사 개수만 놓고 보면 넷마블이 가장 계열사들과 끈끈한 유대관계를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전체 17개사 중 29.41%인 5개사(이데아게임즈, 넷마블체리, 넷마블엔투, 넷마블펀, 넷마블몬스터)가 넷마블 산하 계열사다. 


또 이들 중 이데아게임즈를 제외하곤 모두 연간 거래액수도 200억원을 넘어서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개발은 자회사가, 유통(퍼블리싱)은 모회사가 맡은 게임업 특성이 반영된 결과로, 실제 이들을 제외한 다른 넷마블 개발 자회사들의 내부거래 비중도 70%를 훌쩍 뛰어 넘는다. 


◆ 수직계열화 구조도 한 몫…모회사 단일 매출원 사례 다수


삼성그룹 계열에선 삼성생명서비스손해사정과 제일패션리테일이 내부거래를 통해 작년 연매출 전체를 벌어 들였다. 


특히 삼성생명보험의 자회사인 삼성생명서비스손해사정은 지난해 계열거래로 무려 2015억9700만원의 매출을 낸 것으로 확인된다. 이는 17개사 총거래액의 32.25%에 해당하는 금액으로, 삼성생명서비스손해사정의 거래대상은 모회사인 삼성생명 단 한 곳이었다.


삼성생명서비스손해사정은 계약심사, 사고심사, 콜센터, 홈페이지 운영 등을 주요사업으로 하는 자회사로, 2011년 출범했다. 대민업무와 관련한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아웃소싱을 통해 운영하던 것을 하나의 채널로 통합 출범하면서 자연스레 내부거래 비중이 높아진 케이스다. 다만 양사간 거래는 경쟁입찰 방식이 아닌 100% 수의계약 형태로 이뤄졌다. 


삼성물산 자회사인 제일패션리테일의 거래처도 모회사 단 한 곳 뿐이다. 제일패션리테일의 주업무는 삼성물산의 SPA 브랜드 '에잇세컨즈'에 근무할 인재를 채용해 판매, 관리 전문가로 양성하는 일이다. 이 회사 역시 삼성물산으로부터 수의계약을 통해 일감을 따내고 있었다.


이호진 전 태광 회장 개인회사로 시작해 단기간 내에 급성장했던 세광패션(현재 태광산업 지분 100%)도 여전히 모회사를 통해 매출의 100%를 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거래 금액은 매년 100~200억원대를 유지하던 것에서 지난해 처음으로 76억6400만원을 기록, 2010년 설립 이래 처음으로 100억원 이하로 떨어졌다. 작년부터 초부터 본격화한 일감몰아주기 개선 등 기업문화 쇄신 작업의 영향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현대백화점그룹에선 현대캐터링시스템의 거래 내역이 눈에 띈다. 이 회사는 지난해 모회사인 현대그린푸드로부터 1300억1700만원 규모의 인력공급 용역을 따냈다. 


이 회사는 현대그린푸드가 조리사 및 조리원 등을 직접 고용하기 위해 설립한 자회사로, 기업·병원·학교·기숙사 등에 단체급식을 제공하는 조리전문기업이다. 다만 현대캐터링시스템의 지분 19.8%를 현대백화점그룹 총수일가인 정몽혁 현대종합상사 회장의 가족회사(현대S&S)가 보유하고 있어 이 회사 또한 일감 몰아주기 논란이 꾸준히 거론된다.


공정위 관계자는 "사익편취 금지규정 도입 이후에도 내부거래, 수의계약 등 거래관행이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답보 상태"라며 "공정경제를 위해선 법제 개선과 함께 경쟁입찰 확산 등 자발적인 일감나누기 문화가 정착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사익편취 사각지대 회사는 규제대상 회사에 비해 회사당 내부거래 금액이 1.5배 가량 많다"면서 "이것이 국회에 제출돼 있는 공정거래법 개정안이 빠르게 국회를 통과돼야 하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재계 관계자는 "불순한 의도를 갖고 설립된 자회사가 아예 없다곤 할 수 없지만 경영효율화를 위해 수직계열 형태의 자회사를 운영하는 경우가 많다"며 "입법 관계자들이 내부거래를 통한 계열사 시너지간 문제를 좀 더 주의 깊게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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