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젠 운명의 시간···거래소, '대마불사' 원칙유지?
이달 말 '상장폐지' 여부 결정...기술특례상장 거래재개 기준 마련해야


[팍스넷뉴스 민승기 기자] 한국거래소를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고 따라붙는 수식어가 있다. '쫓기는 대마가 위태롭게 보여도 필경 살 길이 생겨 죽지 않는다'는 뜻의 대마불사(大馬不死)다. 그간 다수의 기업들을 대상으로 상장 적격성을 평가한 거래소지만 유독 대기업에는 후한 점수를 주면서 생긴 말이다.


거래소의 '대마불사' 논란은 해묵은 이슈지만 반복적으로 발생했다. 대표적인 사례는 한화와 삼성바이오로직스다.


2012년 한화는 경영진 배임·횡령 혐의를 공시했다. 한국거래소는 이례적으로 일요일 회의를 열고 실질심사 대상이 아니라고 발표했다. 개선계획서나 소명 과정없이 거래를 열어준 것이다. 일반적으로 상장폐지 실질심사 대상 결정에는 2주가 소모된다. 이 기간에는 보통 거래정지가 유지되는데 한화의 경우 주말을 포함해 2박 3일이라는 짧은 기간에 결정이 났다.


대마불사 논란은 고스란히 삼성바이오로직스에서도 등장했다.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가 고의 분식회계를 이유로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대한 감리에 착수했고, 한국거래소는 곧 바로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대한 거래정지를 결정했다. 다만 18거래일이 지난 후 기업심사위원회는 해당 분식회계가 기업의 계속성, 재무적인 안전성에 결정적인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판단해 상장 유지를 결정했다. 


그렇다면 바이오벤처 기업인 신라젠에 대한 판단은 어떻게 이뤄질까. 신라젠은 현재 거래정지만 7개월째다.


한국거래소는 이르면 이달 말 기업심사위원회를 열고 상장 전 배임 혐의로 기소된 신라젠에 대한 상장폐지 여부를 결정한다. 이미 한차례 속개 결정이 있던 만큼 상장유지, 상장폐지, 개선기간 중 선택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시가총액 8600억원, 주주 수만 17만명에 달하는 신라젠인 만큼 상장폐지 여부는 초미의 관심사다.


시장에서는 기술특례 방식으로 상장한 기업이라는 점에서 쉽게 판단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기술특례 상장기업에 대한 거래재개 기준이 마련돼 있지 않은 탓이다.


실제로 거래소가 신라젠에게 요구하고 있는 것은 크게 자금 확보와 최대주주 변경 등이다. 이는 전형적인 상장기업 거래재개 공식이다. 그러나 기술특례상장을 한 신라젠은 당장의 매출을 기대할 수 없다. 유상증자를 통한 자금확보도 거래재개가 이뤄져야만 가능하다. 배임 혐의를 받고 있는 문은상 전 대표이사의 주식은 압류돼 있는 상태여서 최대주주 변경도 불가능하다.


신라젠에 특혜를 줘야 한다는 말이 아니다. 기술특례 상장기업에 맞는 거래재개 기준의 필요성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과거 거래소 내부에서도 필요성이 거론됐지만 다양한 이유로 뒷전으로 밀려난 상태다.


최근 기술특례상장을 한 바이오벤처 기업들이 늘고 있다. 하지만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경우 신약개발이 실패 할 때마다 같은 논란이 반복될 수 있다. 그럴수록 거래소는 대마불사(大馬不死) 소마필사(小馬必死)라는 주홍글씨가 짙게 새겨지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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