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 남매의 난
'두 가지 이벤트' 한진그룹에 쏠린 눈
'신주 발행금지 가처분' 심문, 유동성 해소 위한 송현동 매각
(사진=한진그룹)


[팍스넷뉴스 권준상 기자] 이번 주는 한진그룹에게 시기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경영권 방어가 좌우될 KDB산업은행(이하 산은) 대상 제3자배정 유상증자와 관련한 신주 발행금지 가처분 신청 심문, 유동성 확보에 필수인 송현동 부지 매각 조정합의가 연이어 진행되기 때문이다.


두 가지 이벤트는 모두 한진그룹에서 중요한 이슈다. 우선 시선은 25일 열릴 한진칼의 신주 발행금지 가처분 심문에 쏠린다. 법원이 KCGI 측이 제기한 가처분 신청을 인용하면 조원태 회장 진영은 3자 주주연합(KCGI-조현아-반도건설)과의 경영권 분쟁에서 방어가 쉽지 않게 되고, 산은의 지원을 통해 그룹의 중장기 경영회복을 모색하려던 계획도 차선책을 도모해야한다.



앞서 KCGI는 18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산은의 자금지원을 통한 한진칼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 결정에 대한 신주발행금지가처분을 제기했다.


법원의 이번 판결에 재계 안팎의 관심이 쏠리는 이유는 결과를 쉽사리 예단할 수 없다는 점과 한진그룹의 경영권 분쟁의 향방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한진칼은 산은을 대상으로 신주 706만2146주를 발행하는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실시할 계획이다. 신주 706만2146주가 발행되면 한진칼의 총 발행주식수는 5917만603주에서 6623만2749주로 늘어난다.


유증이 단행되면 산은은 한진칼 지분 약 10.7%를 확보하게 된다. 산은은 "일방에만 우호적인 의결권 행사는 하지 않겠다"고 밝혔지만, 산은이 한진그룹 경영진과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M&A) 작업에 나서고 있다는 점에서, 투자은행업계에서는 산은을 조원태 회장 진영의 우호지분으로 평가한다. 이러한 점에 기반해 산은 지분을 포함한 조원태 회장 진영의 한진칼 지분율은 47.33%가 된다. 


반면, 45.23%(2676만3584주)를 보유하고 있던 3자 주주연합은 유증으로 인해 지분율이 40.4%로 희석된다. 3자 주주연합이 보유한 신주인수권(164만6235주)을 모두 주식으로 전환하더라도 지분율은 42.9%에 그쳐, 조 회장 진영과 4.43%의 지분율 격차가 벌어진다. 이러한 점 때문에 KCGI를 비롯한 3자 주주연합은 제3자배정 유증을 반대하며, 유증을 하더라도 주주 전체를 대상으로 해야한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급하게 신주발행금지가처분을 제기한 배경도 이 때문이다.


(자료=NICE신용평가)


투자은행업계는 쉽사리 법원의 판단을 예측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법조계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주주배정 증자가 어려운 경우를 제외하고 경영권 분쟁 중에는 제3자배정 증자를 허용하지 않는다. 이럴 경우 KCGI 측이 소송에서 웃게 된다. 하지만 이번 과정이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필수적이라는 점, 국가차원의 항공업 재편이라는 '큰 그림'의 측면에 법원이 무게를 둔다면 가처분 신청은 기각될수도 있다.


송현동 부지.(사진=팍스넷뉴스)


대한항공의 유동성 우려를 다소나마 해소할 수 있는 송현동 부지 매각에 대한 대략적인 결론도 나온다.


대한항공은 26일 송현동 부지(서울 종로구 송현동 48-9번지 일대 토지 3만6642㎡) 매각을 놓고 대립했던 서울특별시와의 갈등을 최종적으로 마무리하기 위한 합의안에 서명할 계획이다.


양측의 중재에 나섰던 국민권익위원회(이하 국민권익위)는 이날 송현동 부지 현장에서 대한항공, 서울시, 한국토지주택공사가 참여하는 현장조정회의를 개최한다. 더불어 송현동 부지 매각 방식과 시점 등에 대한 합의를 도출한다.


대한항공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유동성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소유 자산인 송현동 부지 매각을 추진했다. 하지만 서울시가 송현동 부지를문화공원으로 조성하려는 계획을 발표하면서 매각 계획은 차질을 빚었다. 실제로 부지매입 의향을 밝혔던 참여업체들은 모두 철회했다. 이에 따라 대한항공은 지난 6월 서울시의 시정을 요구하는 고충민원을 국민권익위에 신청했다. 이후 수차례의 현장조사와 실무 회의를 거쳤고, 조정안을 도출하기로 했다.


감정평가 방식으로 확정될 것으로 알려진 매각가는 대한항공에게 중요한 부분이다. 대한항공은 코로나19 장기화로 주수익원인 국제선을 중심으로 한 여객부문의 위축 속에 차입금 상환 등 적지 않은 부담을 떠안고 있다. 


양측은 매각가와 지급방식 등에서 입장차가 컸다. 대한항공은 송현동 매각으로 최소 5000억~6000억원 이상을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송현동 부지는 대한항공이 지난 2008년 삼성생명으로부터 약 2900억원에 매입한 뒤 한옥특급호텔을 포함한 복합문화단지의 신축을 추진했지만 인근에 학교 3곳이 인접해 있는 등 관련 법규상 호텔 신축이 불가능해 공터로 방치돼왔다. 반면 서울시는 앞서 송현동 부지보상비로 4700억원을 책정하고 2022년까지 나눠 지급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자금이 부족한 상황에서 송현동 부지를 적정가에 처분할 수 있기를 바랄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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