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젤라또랩 창업자 정규화 대표는 자신의 보유 지분 59.34%(보통주 1만9542주)를 약 26억7000만원에 브랜드엑스코퍼레이션에 넘겼다. 이번 거래 이후 브랜드엑스코퍼레이션은 젤라또랩의 최대주주에 오를 예정이다. 회사가 밝힌 인수 목적은 브랜드 인수를 통한 사업다각화와 매출 성장이었다. 

젤라또랩은 티몬의 사내 벤처로 출발해 2017년 11월 분사했다. 네일 트렌드 정보를 수집해 디자인한 제품을 판매하는 쇼핑몰 '젤라또팩토리'를 비롯해 전국 1만1000여개 네일샵과 제휴한 네일아트 검색 플랫폼 젤라또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액 174억원, 영업손실 24억원을 기록했다. 

브랜드엑스코퍼레이션은 총 세 차례에 걸쳐 거래 대금을 지급한다. 지난 19일 1차 인수대금 10억6800만원을 정 대표에게 지급했다. 12월2일 2차 대금 10억6800만원, 2020년 1월4일 잔금 5억3400만원을 지급해 이번 거래를 완료할 예정이다. 

주목할 점은 이번 거래에서 평가된 젤라또랩의 기업가치다. 이번 구주 매각 가격을 기준으로 젤라또랩의 전체 기업가치를 평가하면 약 45억원 수준이다. 주당 매각 단가는 13만6650원이었다.

문제는 대폭 낮아진 기업가치다. 젤라또랩은 2018년과 올해 초 벤처캐피탈 등으로부터 외부 투자를 유치했을 당시보다 기업가치가 약 10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젤라또랩은 2017년 설립 이후 티몬, 베이스인베스트먼트, 컴퍼니케이파트너스, ES인베스터 등으로부터 수백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2017년 첫 투자 유치에서 평가받은 기업가치만 해도 이번 M&A 과정에서 평가된 수치보다 높은 약 150억원이었다. 당시 티몬은 젤라또랩에 주당 60만원에 30억원을 투자했었다. 젤라또랩은 2018년에도 벤처캐피탈로부터 투자를 유치했는 데 당시 기업가치는 약 500억원에 육박했던 것으로 관측된다. 

구주 거래에서는 신주 가격 대비 낮은 평가를 받는 일은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다만 일반적인 회사의 경우 신주 가격의 70~80% 수준에서 구주가 거래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 거래는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또 창업자가 가진 과반수 지분을 넘기는 거래임에도 경영권 프리미엄도 전혀 반영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투자 유치 때보다 낮아진 기업가치와 더불어 경영권 프리미엄이 거의 없었다는 점에서 젤라또랩의 현재 경영 상황이 녹록지 않은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적자 규모가 크거나 매출로 급여 등 운영비를 온전히 충당할 수 없는 경우에 창업자가 자신의 지분을 헐값에 매각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정 대표는 회사 운영과 관련해 벤처캐피탈 등 기관투자자들과 여러 마찰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회사가 적자로 전환한 것도 정 대표와 투자자 간 사이가 멀어진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투자 업계 관계자는 "회사가 정 대표를 대신할 새로운 경영진을 물색하는 과정에서 브랜드엑스코퍼레이션의 인수 제안을 받아들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마케팅 전문 회사의 자회사로 편입된 만큼 앞으로 공격적인 마케팅 활동을 통해 매출 증대가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