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권준상 기자] 한국지엠(GM) 노사가 진통 끝에 2020년 임금·단체협약(임단협) 교섭에 대한 잠정합의안을 도출했다. 지난 7월22일 노사간 상견례 이후 24차례나 이어진 교섭 끝에 이룬 성과다.
한국지엠은 노동조합과 임단협 교섭 잠정합의안을 도출했다고 25일 밝혔다. 사측은 잠정합의안 도출에 대해 "노사간 잠정합의에 이를 수 있게 돼 기쁘다"며 "향후 공장 운영을 정상화하고 경영 정상화 계획을 지속적으로 수행해 나가는데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잠정합의안에는 사측이 내년 초까지 조합원 1인당 성과급과 격려금 등 총 400만원을 지급하고, 인천 부평2공장에서 생산 중인 차종의 생산일정에 대해 시장의 수요를 고려해 최대한 연장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사측이 2021년부터 인천 부평1공장 등에 1억9000만달러(한화 약 2102억원) 규모의 투자에 나서는 내용도 포함됐다. 반면, 노조의 반발을 샀던 임금협상 주기 변경(1년→2년)안은 제외됐다.
노조는 향후 잠정합의안에 대한 조합원 찬반 투표를 진행하고 조합원 과반수의 찬성을 얻으면 협상안은 최종적으로 타결된다.
노조는 그동안 ▲기본급 월 12만304원 인상 ▲통상임금(413만8034원)의 400%에 600만원을 더한 성과급 지급 ▲부평2공장의 신차 생산물량을 배정하는 계획 등을 요구했다. 반면, 사측은 실적을 토대로 성과급을 지급하는 방안과 2년 주기의 임금협상, 공장별 미래 발전전망에 대한 추가 계획을 포함한 일괄제시안을 노조에 제시했다. 하지만 노조는 사측의 제시안을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지속했다.
노조는 사측과의 임단협 마찰로 잔업과 특근 거부, 부분파업 등에 나섰고, 사측은 차세대 글로벌 신제품 생산을 위해 예정돼 있던 부평공장 투자와 관련한 비용 집행을 보류하고 재검토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히며 노사간 대립은 심화돼 왔다.
한국지엠은 노사간 잠정합의안 도출로 최악의 국면은 면했다. 한국지엠은 이미 올해 상반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으로 6만대 이상의 생산손실을 입어 심각한 현금 유동성 위기를 겪었다. 노조의 잔업과 특근거부, 부분파업 등으로 생산손실이 추가되며 회사의 유동성 상황은 더욱 악화된 상황이다.
사측은 노조가 추가 행보에 나설 경우 올해도 흑자달성은 불가피할 것이란 판단도 하고 있었다. 한국GM은 2014년 150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뒤 줄곧 적자를 이어오고 있다. 영업손실은 8400억원(2017년)까지 급증한 이후 지난해 3300억원으로 다소 줄어든 모습이다. 같은 기간 순손실 규모도 2017년 1조1600억원까지 높아졌고 지난해 3200억원으로 감소했다. 2006년(10조4300억원)부터 줄곧 매출 10조원대를 유지하던 흐름도 지난 2018년 13년 만에 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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