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적자에도 현금 2조 불려...M&A 실탄 확보?
영업손실 2694억원...운전자본 조정‧지분 매각으로 유동성 확보


[팍스넷뉴스 조아라 기자] SK그룹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이하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적자를 기록한 와중에도 올해 3분기 현금 보유액이 15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재고 자산을 팔아 보유 물량을 줄이고 매출 채권을 회수하는 한편 투자 기업 지분을 처분하면서 현금 보유량을 크게 늘렸다. 신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실탄을 마련하려는 복안으로 풀이된다.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SK그룹의 지주회사인 SK㈜의 현금성 자산(단기금융상품 포함·연결기준)은 15조91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조1128억원(16.4%) 증가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영업 손실을 기록했지만 영업활동 현금흐름(이하 영업 현금흐름)이 개선되고 투자활동 현금 유출 규모가 줄었다.  


올해 3분기 SK㈜는 영업손실 2694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무려 3조1740억원 악화됐다. 코로나19로 인한 유가하락으로 정유‧화학 계열사가 직격타를 맞은 결과다. 당기순이익도 지난해 같은 기간(2조3275억원)의 십분의 일 수준인 2120억원으로 쪼그라 들었다. 


영업 현금흐름은 당기순이익을 기준으로 영업활동에서 발생한 자산과 부채의 변화를 더하거나 차감해 현금 흐름에 반영한다. 이를 '운전자본 조정'이라고 한다. 대표적인 운전자본 항목은 재고자산과 매출채권이다. 운전자본이 감소했다는 것은 그만큼 현금이 들어왔다는 의미다. 쌓인 물건을 내다 팔아 재고자산이 줄고 외상 값을 받아 매출채권이 감소했다는 얘기다. 통상 기업은 운전자본을 줄이는 방식으로 유동성을 확보한다. 


SK㈜의 올해 3분기 재고자산은 7조376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1조9007억원) 감소했다. 매출채권은 12%(1조2407억원) 감소한 9조121억원을 기록했다. 총 운전자본이 3조5400억원 정도 줄면서 올해 3분기 SK㈜의 영업 현금흐름은 6조36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4%(4384억원) 개선됐다.


아울러 투자 현금흐름 유출이 지난 1년 동안 1조1244억원 감소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투자 기업을 처분해 2조5928억원의 현금이 들어온 결과다. 지난 4월 정유‧화학 계열사인 SK E&S가 중국 민영 가스 기업 차이나가스홀딩스 지분 10.25%를 전량 처분해 1조8000억원 가량의 현금을 확보한 게 주효했다. 


▲SK㈜ 2015년 3분기~2020년 3분기 보고서 참고


또 SK㈜가 지난 9월 글로벌 물류회사 ESR(e-Shang Redwood Group)의 보유 지분 11% 중 4.6%를 처분해 4700억원에 달하는 수익을 올리면서 실적 하락에도 현금을 늘릴 수 있었다. 이에 따라 SK㈜의 올해 3분기 별도기준 현금성 자산(단기금융상품 포함)은 5528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달성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3306억원) 보다 67.2% 증가했다. 2222억원 규모다. 전분기(3339억원) 대비로는 66%인 2189억원 늘었다.  


이는 최태원 SK회장의 '자산 효율화'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이후 변화할 시장에 대비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최태원 회장은 코로나 이후의 적당한 매물이 나왔을 때 즉시 대응할 수 있도록 유동성 확보의 필요성을 각 대표에게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과적으로 SK㈜의 곳간은 두둑해졌지만 현금흐름이 건전하다고 보기는 다소 무리가 있다는 평가다. 일반적으로 이상적인 현금흐름은 영업 현금흐름 플러스(+), 투자 현금흐름 마이너스(-), 재무 현금흐름 마이너스(-)를 띈다. 영업으로 돈을 벌어(+) 설비나 신사업에 자금을 투자하고(-) 부채도 상환(-)하는 패턴이다. 반면 SK그룹은 투자 규모는 줄고 재무 현금흐름은 3조6227억원으로 지난해와 비슷한 규모를 유지하면서 업황 악화에 대비해 보수적인 재정 정책을 펼치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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