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셈버앤컴퍼니, 엔씨 투자받은 배경은
적자 속 금융 AI사업 강화…엔씨·KB증권 백기사 자처


[팍스넷뉴스 김경렬 기자] 디셈버앤컴퍼니자산운용(이하 디셈버앤컴퍼니)이 인공지능(AI) 간편투자 플랫폼 '핀트'를 중심으로 투자일임업 확대를 위해 지난달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유증에는 엔씨소프트와 KB증권이 각각 300억원을 투자, 3사는 조인트벤처(JV)로 전환해 핀트를 앞세운 비대면 투자일임업을 확장하기로 했다. 


디셈버앤컴퍼니 관계자는 "규제완화와 정책변화로 오프라인 위주로 서비스되던 투자일임업의 온라인 비대면 서비스가 가능해진 만큼 향후 핀트를 활용한 다양한 사업으로 승부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공동출자 형태로 설립된 JV의 지분 비율을 보면 디셈버앤컴퍼니의 최대주주인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의 우호적인 지분이 여전히 압도적으로 높다. 적자 지속과 저조한 운영성과로 도마에 오른 디셈버앤컴퍼니에 엔씨소프트와 KB증권이 백기사로 나섰다는 점에서 그 뒷 배경에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디셈버앤컴퍼니는 2013년 설립 초기부터 올해 9월까지 김 대표가 지분 100%를 보유한 김 대표의 개인 회사다. 엔씨소프트와는 지분 관계가 없는 독립 회사였지만, 설립초기 디셈버앤컴퍼니는 엔씨소프트 연구개발(R&D)센터를 사용했으며 주요 임원은 엔씨소프트의 주요 경영진으로 채워졌다. 


김 대표는 디셈버앤컴퍼니 설립 당시 대표를 겸임했다가 2개월 만에 자리에서 내려왔다. 김 대표의 배우자인 윤송이 엔씨소프트 대표 역시 사내이사에 올랐다가 사임했다. 후임 대표로는 정인영 전 엔씨소프트 투자경영실장이 선임됐다. 최고운영책임자(COO) 겸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송인성 전 엔씨소프트 모바일플랫폼 개발팀장이 맡았다. 최근에는 엔씨소프트 재무전략실 상무를 맡고 있는 최규담 상무가 이달 10일 디셈버앤컴퍼니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됐다.


디셈버앤컴퍼니는 유증을 통해 합작회사로 전환했다고 밝혔다. 주요주주는 김택진 1인에서 김택진 37.93%, 윤송이 26.81%, 엔씨소프트 17.63%, KB증권 17.63%로 바뀌었다. 김 대표의 개인 지분 외 우호 지분인 윤송이 대표와 엔씨소프트 지분을 합치면 지분이 82%에 달한다. 합작회사로 바뀌었지만 사실상 지배구조의 변화는 없는 셈이다.


업계에서는 엔씨소프트와 KB증권의 유증참여 목적도 다소 명확하지 않은 면이 있다고 지적한다. 적자를 지속하고 있는 디셈버앤컴퍼니의 백기사로 엔씨소프트와 KB증권이 지원 사격에 나선 것 아니냐는 시선이다.



디셈버앤컴퍼니는 설립후인 2016년 3월 투자일임업, 투자자문업 라이선스를 취득해 변화를 시도했지만, 줄곧 적자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디셈버앤컴퍼니는 지난해 4월부터 올해 3월까지 매출 16억원, 당기순손실 77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대비 매출은 미미하게 오른 반면 손실 규모는 2배 이상 커졌다. 무리하게 급여, 광고선전비, 지급수수료 등 영업비용을 늘려 적자 폭이 확대됐다. 현금은 2018년 3월말 69억원에서 2019년 3월말 29억원, 올해 3월말 6억원까지 줄었다. 2015년 4월부터 순이익을 기록한 적은 단 한번도 없었다. 


디셈버앤컴퍼니의 주력사업인 투자일임수수료 수익은 300만원으로 부수사업인 투자자문수수료 수익(6198만원)만 못하다. 투자자문업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디셈버앤컴퍼니의 수익증권은 'NH-Amundi 디셈버글로벌로보어드바이저 펀드(이하 NH-Amundi 펀드)'와 '유진챔피언뉴이코노미AI4.0증권자투자신탁' 두 개 공모펀드다. 


NH-Amundi 펀드는 디셈버앤컴퍼니가 서비스하고 있는 로보어드바이저의 자문을 기초자산으로 삼고 채권과 주식에 투자하는 공모 펀드다. 디셈버앤컴퍼니의 투자자문업의 역량을 보여주는 대표 상품이다. 


하지만 NH-Amundi 펀드 올해 연초 손실이 나며 성과가 좋지 않았다. 마케팅도 시원찮아 인기를 얻지 못했다. NH-Amundi 펀드의 최초 설정액은 100억원을 약간 넘긴 수준이었는데, 이중 100억원은 디셈버앤컴퍼니가 쏟아부은 자금이었다. 펀드 판매 기간 내 최고 설정액은 150여억원에 불과했다. 펀드는 올해 설정액이 50억원 미만으로 하락, 자투리 펀드가 돼 지난 9월 정리됐다. 


디셈버앤컴퍼니는 지난해 10월8일 전자금융거래법에서 정하는 전자금융업을 겸영업무로 신고했다. 마이데이터(본인신용정보관리업)와 연계된 새로운 사업이 추진될 전망이다. 유증으로 당장 손실난 현금을 만회하고 사업 확대에 쓸 실탄은 확보한 상황이지만 성장여부는 지켜봐야 한다. 향후 디셈버앤컴퍼니가 추진할 AI 사업은 엔씨소프트의 자존심도 걸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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