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쇼핑 2.0
통합 GS리테일, 허씨 일가 '好好'...주주 "글쎄"
GS리테일·홈쇼핑 저평가 속 오너 지배력 확보 효과 커



[팍스넷뉴스 최보람 기자] 연말 정기인사를 제외하면 최근 유통가의 화두는 단연 GS리테일과 GS홈쇼핑 간의 합병 이슈다. 매출만 10조원에 달하는 '유통공룡'이 탄생하는 까닭이다. 이들은 지난 10일 각각 이사회를 열고 내년 7월을 목표로 GS리테일과 GS홈쇼핑을 합병하기로 했다. GS리테일이 GS홈쇼핑을 흡수합병(합병 비율 1:4.22)하는 방식이며 통합법인명은 GS리테일이다.


양사의 공식적 합병요인은 옴니채널(온·오프라인사업 동시 운용) 구축을 통한 사업적 시너지 발현이다. 오프라인 유통에 강점을 가진 GS리테일과 온라인 모바일 커머스에 강한 GS홈쇼핑의 결합을 통해 국내외 유통시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치열한 생존 경쟁에서 우위를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사업적 시너지는 충분


양사는 합병을 계기로 사업적 시너지를 낼 여지가 큰 편이다. 기존 GS리테일과 GS홈쇼핑의 고객 DB를 통합해 고객의 쇼핑경험을 극대화 한다거나 합병에 따른 '공유의 경제' 발현으로 소싱 영향력을 키울 수 있어서다. 또한 물류통합 작업으로 비용절감 효과도 기대해 볼 만 하다.


통합 GS리테일은 합병을 통해 재무구조를 극적으로 개선하는 한편 대규모 투자재원도 손에 넣게 된다. 올 9월말 개별기준 GS리테일의 차입금의존도는 40.7%로 통상 산업계에서 안정적이라고 평가하는 30%를 10%포인트 이상 웃돌고 있다. 반대로 GS홈쇼핑은 무차입 경영으로 유명한 곳이다. 따라서 양사가 합병작업을 끝마치면 통합 GS리테일의 차입금의존도 역시 30%를 밑돌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GS홈쇼핑은 9월 말 기준 보유현금과 1년 내 현금화가 가능한 단기금융자산을 6065억원어치나 들고 있다. GS홈쇼핑은 당장 대규모 투자를 벌일 계획도 없는 터라 이 자금은 통합법인에 고스란히 흘러들어갈 여지가 크다. GS리테일로서는 별다른 출혈 없이 대규모 자본확충 효과까지 누릴 수 있게 되는 셈이다.


◆GS 오너일가, 유통계열사 지배력↑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번 합병을 단순 사업적 시너지를 내기 위한 조치로만 치부하기 어렵단 반응을 보이고 있다. 통합 GS리테일이 오너일가에 끼치는 영향도 살펴 볼 필요가 있단 것이다.


실제 GS그룹 오너일가는 GS리테일-GS홈쇼핑 합병으로 유통 주력사에 대한 지배력을 공고히 하게 됐다. 지주사 GS는 GS리테일 지분을 65.75%나 보유하고 있는 반면 GS홈쇼핑 보유지분은 36.1%에 그치는데 이번 합병으로 GS홈쇼핑 또한 오너일가의 지배권에 들어오게 되기 때문이다. 지주사 GS는 허용수 GS에너지 대표(5.26%)와 허창수 GS 명예회장(4.75%) 등 오너일가와 그룹 공익재단, 계열사 등 특수관계인 보유 지분이 51.94%에 달하는 곳이다.


GS 오너일가는 중장기적으로 GS리테일의 지배력을 더 강화할 수도 있다. GS리테일은 합병 과정에서 GS홈쇼핑 주주가 보유 중인 주식 1주당 자사 보통주 4.22주를 줄 예정이며 이 때 GS홈쇼핑이 갖고 있는 자사주 60만주(9.1%)에도 합병신주를 배정키로 했다. 이 자사주는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에 따라 5년 내 처분(소각, 매각 등)해야 한다. 소각할 경우에는 GS의 GS리테일 보유 지분율은 더 상승하게 된다.


◆"하필 주가 낮을 때..." 주주 이익은 '물음표'


오너일가와 달리 이번 합병 과정에서 주주들이 챙길만한 이익은 그다지 눈에 띄지 않는다. GS그룹의 청사진대로 통합 GS리테일이 성장한다면 주주가치 제고에 따른 이익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당장에는 저평가된 주가로 인해 GS홈쇼핑과 GS리테일에 대한 투자가치에 물음표가 붙고 있다.


양사 합병에 반대하는 주주는 내년 6월 17일까지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 회사별로 GS홈쇼핑은 주당 13만8855원에, GS리테일은 3만4125원에 각각 매수할 예정이다.


문제는 양사가 산정한 주당가액이 예년 주가에 못 미친다는 점이다. GS리테일과 GS홈쇼핑의 작년 말 주가는 각각 3만9250원, 14만8600원이다. 지난 25일 종가와 비교해 GS리테일 주가는 13.2%, GS홈쇼핑은 6.1% 각각 하락했다. 이는 곧 장기투자 중인 주주들은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할 시 손실을 입고 그만큼 GS리테일은 싼 값에 자사주를 손에 쥘 수 있게 된 것이다.


합병을 계기로 주주들이 더 많은 배당을 챙길 수 있는 것도 아니다. GS리테일은 양사 통합 시 배당성향을 40% 수준으로 책정하는 등 주주가치 제고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지난해 결산배당 당시 GS홈쇼핑과 GS리테일의 배당성향은 35.4%, 43.4%였다. 합병 이후 기존 규모로만 배당해도 40%대 배당성향을 유지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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