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국가보훈처는 "현재 88관광개발(골프장 운영사)이 매각 대상으로 유지되고 있다"면서도 "국가보훈처와 기획재정부 모두 골프장 매각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이어 "현재 매각 주간사는 없다"고 덧붙였다.

국가보훈처는 보훈단체 등 이해관계자 입장과 국가유공자 복지증진재원인 보훈기금 증식에 기여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 88컨트리클럽 매각 철회를 위해 기획재정부와 여러 차례 협의해오고 있다. 그러나 기획재정부는 "향후 공공기관 매각 재발표시 88컨트리클럽이 포함되어 있지 않으면 매각이 철회된 것으로 확인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88컨트리클럽만을 위해 매각 철회 결정을 내리진 않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 같이 88관광개발의 주인인 국가보훈처가 매각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임에도 불구하고 매각설이 계속 흘러나오는 배경에는 골프장 산업의 호황이 있다.

국가보훈처는 2009년부터 2012년 사이에 총 네 차례 매각입찰을 진행했지만 모두 유찰됐다. 당시만해도 골프장은 인기가 있는 매물이 아니었다. 골프장 수는 빠르게 느는 반면 내장객은 정체되며 수익성이 좋지 않았다.

하지만 골프가 대중 스포츠로 자리잡으며 젊은 층이 유입되고, 신종코로나감염증 확산 이후 청정스포츠로 부각됐다. 골프장의 수익성을 2010년 후반부터 급격히 높아졌다. 골프장 매매 가격도 덩달아 치솟았다. 삼성물산은 지난 2014년 88컨트리클럽 바로 옆에 위치한 레이크사이드CC를 3500억원에 인수했다. 올해 골프장 M&A는 더욱 활성화되었다. 올해 모아건설과 아이젠인베스트먼트 컨소시엄은 클럽모우CC와 골프클럽 안성Q를 각각 1800억원과 1400억원에 인수했다. 홀당 가격으로 치환하면 각각 68억원과 77억원에 해당한다. 역대 최고 수준의 가치평가가 책정되고 있는 셈이다.

투자은행(IB) 업계의 관계자는 "88컨트리클럽은 접근성이 매우 좋다"면서 "유휴부지에 대중제 골프장을 추가로 만드는 것도 가능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지금 88관광개발이 매물로 나온다면 관심을 두고 인수를 추진할 후보들은 많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매각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게 국가보훈처의 입장이지만, 제반 상황이 달라진 만큼 매각 성사 가능성은 그 어느 때보다 높다는 것이다. 한 회계법인의 부동산 거래 자문 담당자는 "88관광개발 매각 가능성에 대한 추정은 오랫동안 나오고 있다"면서 "국가보훈처는 굳이 골프장을 팔기 싫어하는 눈치"라고 전했다. 그는 "좋은 가격을 받기엔 최고의 매각 타이밍인 것은 사실"이라며 "정부 의지가 관건"이라고 덧붙였다. 

국가보훈처의 88관광개발 운영상 문제도 불거진 바 있다. 지난 2018년 10월 김병욱 국회의원은 국가보훈처 간부의 88관광개발 재취업에 대한 문제를 지적했다. 총 11년간 13명의 보훈처 전직 간부가 88관광개발 요직을 차지했다는 것이다.

국가보훈처에 따르면, 지난해 88골프장 내장객 수는 18만명이다. 이는 전년 대비 7.57% 증가한 수치다. 매출액과 수익은 각각 323억원과 129억원이다. 수익은 보훈기금에 더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