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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21세기 금'으로서의 가능성과 한계점
이준행
2020.12.03 07:00:09
3000년의 역사 속 검증된 금의 인플레이션 헷지 기능, '디지털 금' 주시
이 기사는 2020년 12월 02일 07시 0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준행] 비트코인은 올해 가장 성적이 좋은 투자 자산이다. 1월 1일 가상자산거래소 고팍스 기준 830만원에서 11월 29일 기준 2000만원으로 140%가 넘게 가격이 올랐다. 놀랍게도 3년 전 비트코인에 대해 부정적이던 글로벌 금융 기관들도 가파른 상승폭만큼이나 너무도 낙관적인 전망들을 쏟아내고 있다. 블룸버그 전략가 마이크 맥글론은 2021년 내 비트코인이 17만달러까지 올라간다고 예측했으며, 시티은행 애널리스트 톰 피츠패트릭은 31만 8000달러를 불렀다.

공격적인 2021년 전망치에 공통적으로 깔린 가정은 "비트코인은 '디지털 금'"이라는 것이다. 


내용을 아주 간단하게 요약하자면 코로나19로 인한 인플레이션 기대 속에 금 투자가 각광을 받을 텐데 비트코인이 그 수요를 일부 대체할 것이라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는 비트코인에 대한 회의론이 아직 팽배하다. 혹자는 올해 비트코인 투자를 감행한 미 상장사들의 '무모함'을 공개적으로 조롱하기까지 한다. 


이준행 스트리미 대표

필자는 비트코인의 2021년 전망을 논하기에 앞서 다음의 질문에 대한 답을 명확하게 짚고 넘어가야한다고 생각한다. 첫번째, "금이 금(안전자산)인 이유는 무엇인지?" 두번째, "비트코인이 어떻게 금의 자리를 위협할 수 있는지?" 세번째, "비트코인이 2021년 디지털 금이 되기 위해서 극복해야 한계점이 무엇인지?" 위 질문에 대한 명확한 이해가 있어야 비로소 대체투자자산으로서 비트코인에 대한 합리적인 추론과 전망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금이 인플레이션에 대한 안전자산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던 가장 큰 핵심 요인은 두 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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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번째로 금은 디폴트가 불가능한 상품화폐이다. 초인플레이션 경제는 일반적으로 국가가 과도한 채무를 진 상황에서 발생한다. 갚을 수 없을 정도의 심각한 채무 부담을 경감시키기 위한 가장 정치적으로 손쉬운 방법이 돈을 찍어내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그러한 상황에서 국가를 포함한 금융시스템 내의 대부분의 경제주체들은 높은 부채비율을 갖고 있다. 금이 화폐나 채권 혹은 왠만한 주식보다 안정감을 줄 수 있는 첫번째 이유는 과도한 부채가 통화 인플레이션으로 귀결되는 사이클마다 금은 신용 리스크가 없고 마이너스 금리가 적용될 수 없는 시스템 밖의 대안화폐이기 때문이다. 


다른 상품화폐(Commodity currency)보다 굳이 금이 대중의 선택을 받았던 두 번째의 핵심적인 이유는 국가 권력 밖 대안 통화 시스템으로서 기능을 해 왔던 지난 3000년의 역사성에 있다. 물론 기술적으로 조개껍질이나 다이아몬드와 같은 다른 상품보다 금이 화폐로서 기능하기에 적합했기 때문에 오랜 시간 인류의 선택을 받았을 것이다. 다만 앞으로도 금이 안전할 것이라는 결론은 귀납적 추론의 결과이다. 즉, 지금까지 안전자산 역할을 해 왔으니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는 것이다.


여기서 치고 나온 것이 '비트코인은 디지털 금'이라는 내러티브다. 금보다 희귀하고 내구성이 좋으며 잘 나뉘고(Fungible) 감별이 용이한 비트코인 역시 일종의 상품화폐로서 신용위험이 존재하지 않고 보관비 또한 거의 들지 않는다. 실물 가치가 디지털화돼 인터넷세계로 빨려 들어가고 있는 21세기 경제 트렌드에 금보다 더 잘 어울리는 대안화폐이다. 게다가 개방형블록체인이라는, 국가와 회사 중심의 경제 패러다임을 보다 인본주의(人本主義)적으로 바꿀 수 있는 가능성을 지닌 기술의 대장주기도 하다. 기술이 바뀌고 인간의 삶도 바뀐 만큼 돈의 기술도 바뀌어야 한다는 논리이다. 종이매체, 음악, 사진, 영상 이 모든 것들이 디지털화된 지난 십 수년간의 역사를 놓고 보면 금이나 화폐도 디지털화 되는 것은 숙명처럼 여겨진다. 인류는 항상 보다 가볍고 빠르고 간편한 기술적 대안을 선택해 왔다.


금이나 화폐도 디지털화 될 것이라는 '디지털 금' 논리는 장기적으로 매우 타당하지만 반대편 입장에서는 다소 급진적이기도 하다. 2021년 '디지털 금'이 되고자 하는 비트코인의 가장 큰 한계점이 바로 그 급진성이다. 돈과 금융시스템의 요체는 신뢰인데 신뢰를 쌓기 위해서는 그만큼의 세월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2017년 까지만 해도 제도권 관점에서 비트코인은 그저 '디지털 골동품' 혹은 '수집품'에 불과했다. 2017년이 지나서야 특정 리테일 투자자의 니치(Niche)상품으로서 윤곽이 보이기 시작했다. 이른바 묻지마 투자자들에게 과금되는 'ICO 참여를 위한 통행료' 혹은 20-30대 트레이더들이 매매하는 '블록체인 산업에 대한 콜옵션'이 그것이다. 


비트코인은 금과 같은 전통적인 자산에 비해 아직 투자 인프라 및 제도 등이 미비하다. 또 그 역사가 아직 짧다 보니 산업용으로 혹은 장신구 등으로 사용되는 금에 비해 그 대중적 저변이 넓지 않다. 블록체인이라는 위조 불가능한 인터넷 장부의 기술적 가치에 대해서는 아무도 반박할 수 없지만 아직 일반 사람들에게 그 가치가 와 닿기에는 아직 추상적이다.


결국 우리가 2021년의 비트코인을 전망하기 위해 주목해야 할 키워드는 '디지털 금'이다. 비트코인은 금과 같은 인플레이션 헷지(Inflation hedge)자산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 그 역사가 짧다는 매우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 동시에 비트코인의 지난 12년간의 진격의 역사를 보았을 때, 또 디지털화의 속도를 보았을 때 수년 안에 금을 완전히 대체해 버리는 것도 절대 불가능하지는 않을 기세다. 


이러한 맥락을 놓고 보았을 때 과연 2021년 비트코인이 투자해볼 만한 대체투자상품인지를 가늠하기 위해서 우리가 물어봐야 할 핵심 질문은 다음이다. 첫번째, 과연 금과 같은 전통적인 방법론으로는 충분치 않을 정도로의 인플레이션(혹은 리플레이션) 환경이 만들어 질 것인지? 두번째, 금을 선택할 법한 전통적인 투자자들의 보수성을 뛰어넘을 만큼의 비트코인 투자동력(예, 확산, 제도)이 만들어 질 것인지? 다음 컬럼에서는 위 두 질문들에 대한 필자의 분석과 의견을 공유할 계획이며, 2021년 비트코인 가격에 대한 예측을 떠나 대체투자자산으로서 국내에서도 보다 풍부하고 깊은 논의가 이루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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