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 남매의 난
대한항공-아시아나 '빅딜', 다음 수순은
공정위·4개국 경쟁당국서 결합승인 받아야
이 기사는 2020년 12월 01일 15시 22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사진=각 사)


[팍스넷뉴스 윤신원 기자] 법원이 한진칼 신주발행금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하면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인수합병(M&A) 추진도 급물살을 타게 될 전망이다. 이제 남은 건 공정거래위원회와 해외 경쟁당국의 기업결합 승인이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경영권 다툼을 벌이고 있는 행동주의 사모펀드(PEF) KCGI가 법원에 신청한 신주발행금지 가처분 신청이 기각되면서 2일로 예정된 제3자배정 유상증자가 그대로 진행된다. KDB산업은행은 한진칼 유상증자에 5000억원을 투입하고, 3일에는 30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도 인수한다. 


이번 인수합병의 남은 숙제는 공정거래위원회와 해외 경쟁당국의 기업결합 승인이다. 



먼저 공정위의 판단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공정거래법(독점 규제 및 공정 거래에 관한 법률)상 공정위로부터 인수합병 승인을 받아야 한다. 산업은행의 자금 투입이 완료되면 대한항공은 공정위에 신고서를 접수하고, 공정위는 기업결합 심사 절차에 들어간다. 


쟁점은 총 두 가지다. 첫 번째로 두 항공사의 합병이 항공 시장의 경쟁을 제한하는지, 즉 독과점 문제가 있는지 여부다. 지난해 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국내선 점유율은 각각 22.9%, 19.3%로 시장점유율은 50% 미만이지만, 두 항공사의 계열사인 진에어, 에어부산, 에어서울을 합칠 경우 점유율은 62%를 웃돌기 때문에 독과점 문제가 발생한다. 이 경우 공정위는 가격인상 금지, 자산 매각 등 조건을 내세워 합병을 승인하기도 한다.


아시아나항공의 회생 가능성에 대한 판단도 중요하다. 사실상 독과점을 유발할 수밖에 없는 인수합병이지만, 공정위는 자체적인 권한으로 '기업결합 심사 예외'를 적용할 수 있다. ▲경쟁 제한으로 인한 폐해보다 기업결합으로 인한 효율성 증대 효과가 큰지 ▲회생이 불가능한 회사와의 결합으로 기업결합을 하지 않으면 생산설비 등이 시장에서 계속 활용되기 어려운지 등을 살펴본다. 


공정위 승인은 어렵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대한항공을 제외하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할 주체가 없는 데다 정부가 나서서 인수합병을 주도하고 있기 때문에 기업결합 심사 예외 사례로 작용될 가능성이 높다. 앞서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의 인수합병 승인, 현대자동차의 기아자동차 인수 승인 등도 같은 논리로 기업결합을 승인했다. 


문제는 해외 경쟁당국의 기업결합 허가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승인을 받아야 할 국가는 미국, EU(유럽연합), 중국, 일본 등 총 4곳이다.


미국의 경우 두 항공사의 미국 내 총 매출액이 1억9800만달러 이상이면서 피인수 회사의 미국매출액이 9000만달러를 초과할 경우 기업결합 심사를 받아야 한다. EU는 두 항공사의 글로벌 매출액이 50억 유로 이상, EU 내 매출액이 각각 2억5000만 유로가 넘으면 기업결합 심사 대상이다. 중국은 두 항공사 매출 합계가 100억 위안 초과, 중국 내 매출액이 각각 4억위안을 넘어서는 경우 심사를 받아야 한다. 일본도 독과점 기준에 따라 인수 주체와 피인수 회사의 일본 내 매출이 각각  200억엔, 50억엔 이상이면 기업결합 심사 대상이 된다.


두 항공사의 기업결합으로 독과점을 야기하는 경우 승인하지 않을 수도 있다. 국가별 산업 정책과 소비자의 편익 기준, 경쟁 수준이 달라 국가별 허가 여부를 쉽게 판단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해당 국가 중 한 곳이라도 허가하지 않으면 합병 자체가 무산될 수 있다. 다만 한국 공정위가 승인한 인수합병을 해외에서 승인받지 못한 사례는 극히 드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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