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쇼핑 2.0
통합 GS리테일, 자기주식 합병신주 배정 속내는
시너지 창출보다는 오너일가 실질적 지배력 강화 목적
이 기사는 2020년 12월 01일 15시 4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팍스넷뉴스 이호정 기자] 자기주식에 대한 신주 배정이 GS리테일과 GS홈쇼핑 합병의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다. GS그룹은 불확실성이 커진 유통시장에서 경쟁우위를 점하고,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결정이란 입장이다. 반면 시장에서는 오너일가의 실질 지배력 강화를 위해 법적 위험까지 감수한 것 아니냐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GS리테일과 GS홈쇼핑은 지난달 10일 각각 이사회를 열고 양사의 합병을 만장일치로 결의했다. 합병가액은 GS리테일이 3만3800원, GS홈쇼핑이 14만2762원이며, 이에 따른 합병비율은 1대 4.22로 결정됐다. 양사는 당국의 기업결합심사와 주주총회 등을 거쳐 내년 7월까지 합병을 마무리할 방침이다.


GS그룹 관계자는 "국내외 유통시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치열한 생존경쟁에서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 오프라인(GS리테일)과 온라인(GS홈쇼핑)에서 각각 강점을 가진 두 회사의 합병을 결정하게 됐다"며 "통합 후에는 규모의 경제 실현 및 상품경쟁력 강화, 판매채널 확대 등의 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장 역시 GS리테일과 GS홈쇼핑이 합병되면 사업적으로나 재무적 측면에서 시너지가 날 것으로 보고 있다. 양사가 합병하면 취급고만 15조원이 넘는 대형 공룡이 될뿐더러 40%를 웃돌던 차입금의존도가 30% 아래로 떨어져 189% 수준이던 부채비율이 138%까지 낮아져서다.


더불어 9월 말 기준 GS리테일(6065억원)과 GS홈쇼핑(6205억원)은 1조2770억원의 현금성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합병으로 온·오프라인 통합 커머스 플랫폼 기업으로 성장하겠단 계획을 실현시킬 수 있는 여력도 한층 커지는 셈이다.


이런 이유로 양사가 합병하고 나면 오프라인에선 롯데와 신세계, 온라인에선 네이버와 쿠팡 등 국내 유통 강자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경쟁할 것이란 전망도 일각서 나오고 있다.


다만 GS리테일과 GS홈쇼핑의 합병이 단순히 시너지를 내기 위한 차원만은 아니라는 것이 시장의 중론이다. GS그룹 오너일가가 이번 합병의 최대수혜자가 될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합병은 GS홈쇼핑이 발행한 주식 전량을 GS리테일의 신주로 맞바꾸는 구조다. 이에 따라 GS홈쇼핑은 총 2771만7922주의 신주를 배정받았다. 이중 253만4210주(현 60만주)는 GS홈쇼핑이 보유하고 있는 자기주식이다.


자기주식은 존속 합작법인의 곳간에 고스란히 쌓인다. 이를 고려하면 GS그룹 오너일가는 GS리테일과 GS홈쇼핑 지분을 일체 보유하지 않고 있는 것과 별개로 존속 합작법인의 우호지분으로 3.29% 확보하게 된다.


여기에 GS홈쇼핑 주가는 1일 종가 기준 13만8100원으로 합병가액 대비 주당 4662원이나 빠진 상태로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런 기조가 내년 6월까지 이어져 GS홈쇼핑의 주가가 합병가액을 넘어서지 못하면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물량이 대거 쏟아져 나올 게 뻔하다.


GS리테일과 GS홈쇼핑은 해당 물량 역시 합병신주로 발행할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물량 역시 자연스레 존속 합작법인의 자기주식이 된다. GS리테일과 GS홈쇼핑 합병으로 GS그룹 오너일가의 지분율이 57.9%로 종전보다 7.85%포인트 하락하지만, 이래저래 생기는 자기주식을 더하면 실질 지배력은 더욱 강화될 수도 있는 셈이다.


시장의 한 관계자도 "자기주식에 대한 신주배정 결정이 법령상 명문 규정이 없어 업무상 배임, 민‧형사 책임 등 법적 위험이 생길 수 있다"며 "GS리테일과 GS홈쇼핑이 그럼에도 이러한 결정을 한 배경에는 이번 합병이 오너일가의 실질 지배력 강화에 초점이 맞춰진 이유 때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 역시 "자사주 마법이 분할과 지주회사 전환 뿐 아니라 상장사의 합병 과정에서도 버젓이 나타나고 있다 보니 국회에서 관련법 개정을 추진 중"이라며 "GS그룹 오너일가 입장에선 언제 법령이 바뀔지 모르는 상황에서 GS홈쇼핑에 대한 지배력이 상대적으로 낮다 보니 서둘러 GS리테일과의 합병을 추진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팍스넷뉴스 무단전재 배포금지

관련종목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