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승현 기자] 한국캐피탈이 코로나19로 어려운 시장환경 속에서도 신용등급 상향을 이뤄냈다. 수익성과 건전성이 개선된 점과 함께 최대주주인 군인공제회의 탄탄한 지원이 영향을 미쳤다. 최근 인수 의향을 있었던 JT저축은행 입찰에 발을 뺀 점도 신용등급 상향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2일 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한국신용평가와 나이스신용평가는 한국캐피탈의 신용등급을 'A-(긍정적)'에서 'A0(안정적)'로 1 노치(notch) 상향했다.

등급 상향 요인으로 한신평은 ▲다각화된 포트폴리오를 기반으로 수익성 개선 ▲여신심사시스템 구축을 통한 건전성 지표 개선 ▲양호한 자금 조달구조를 꼽았다. 나신평은 ▲기업금융 중심의 사업기반 확대 ▲영업자산 확대 등을 통한 이익창출력 제고 ▲지배주주의 지원으로 우수한 자본적정성과 양호한 유동성 대응 능력을 상향 사유로 꼽았다.

특히 최대주주인 군인공제회의 지원이 큰 힘을 보탰다. 지난달 군인공제회가 보증 한도를 기존 3000억원에서 5000억원(차입일 기준 3년 만기)로 확대 승인해주면서, 한국캐피탈은 안정적인 자금 조달구조와 유동성을 마련할 수 있었다. 앞서 지난해 11월에도 737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하는 등 꾸준한 지원을 이어오고 있다.

앞서 한국캐피탈이 JT저축은행 인수전 불참한 배경에도 군인공제회의 입김이 작용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9월 한국캐피탈은 JT저축은행 인수전에 유력후보로 거론됐지만 본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다.

업계 한 관계자는 "코로나19 상황 등에서 인수가가 2000억원 안팎으로 거론되는 JT저축은행을 인수하는 것은 무리라고 (군인공제회는) 판단한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한국캐피탈 자체 힘으로 JT저축은행을 인수하는 것은 부담이 큰 상황이었다. 결론적으로 한국캐피탈이 JT저축은행 인수를 포기한 점이 신용등급 상향에 긍정적이었다. 여러 변동성을 줄이고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지켜낼 수 있었기 때문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구체적 인수조건 등을 따져봐야 하지만, 한국캐피탈이 JT저축은행 인수전에 자금을 얼마나 활용했느냐가 신용도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현재 한국캐피탈은 균형 잡힌 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한신평과 나신평에 따르면 한국캐피탈의 6월 말 기준 영업자산은 설비금융 33%, 기업금융 36%, 소매금융 26%, 투자금융 5%로 골고루 구성됐다. 이를 바탕으로 2017년 말 3.6%에 이르던 1개월 이상 연체율은 올해 6월 말 기준 1.5%까지 감소했다.

수익성도 성장세다. 올해 3분기 누적 순이익은 240억원으로 지난해 당기순이익 210억원을 넘어섰다. 영업이익도 지난해 3분기 212억원에서 올해 3분기 307억원을 기록했다.

한국캐피탈은 신용등급 상향에 따른 조달금리 인하 등에 힘입어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기대된다. 신평사 관계자는 "여신금융회사는 수신기능이 없어 외부에서 자금을 조달하는 만큼 조달 금리가 중요하다"면서 "낮은 조달금리로 이자 비용이 줄어든 만큼 성장 여력은 확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