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배지원 기자] 개인투자자가 공매도에 활용할 수 있는 대여주식 규모가 확대될 예정이다. 현재 공매도 시장에서 개인투자자의 거래 비중은 1%에 미치지 못하는 가운데 대주 시장 확대로 활동 범위가 확대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2일 한국증권금융(이하 증권금융)은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개인대주 접근성 개선' 토론회를 통해 개인대주 접근성 개선에 대해 계획을 내놨다.

김태완 증권금융 기획부장은 "개인이 공매도에 활용할 수 있는 대여주식 규모를 현재 규모의 20배 수준으로 키울 계획"이라며 "대주 취급 증권사를 확대하고 증권사와 증금 간 실시간 통합거래 시스템을 구축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기관과 외국인은 주식 대차 시장을 통해 67조원 규모의 자금을 공매도에 활용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외국인이 공매도 거래대금의 62.8%를 차지하고, 기관은 36.1%를 차지하고 있다. 반면 개인은 대차시장이 아닌 대주 시장만 활용 가능하기 때문에 참여비중은 1% 남짓에 그치고 있다. 

주식대차는 대여자가 보유하거나 차입한 주식을 재대차할 수 있는 것을 의미하고 신용대주는 고객동의주식과 차입주식만을 의미한다. 다만 신용대주의 경우 대여자가 증권사 6곳과 증권금융으로 한정돼 규모가 적다.

증권금융은 현재 715억원 규모인 대주 시장을 1조4000억원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단계적 대주 활성화 방안을 추진해 대여가능 금액을 9000억원까지 키우고 10여개 증권사가 대주를 취급하도록 한다는 목표다.  

토론회에 참여한 윤석원 강남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개인공매도 접근성 개선을 위한 '한국식 대주제도' 개선을 위해서 증권사의 리테일풀, 고유자산, 연기금 등 신규 대여재원을 확보해야 하고, 대주이율 차등화(시장요율 반영) 등을 통해 대주 수익률을 제고해 유인을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증권금융은 개인에게 주식을 빌려준 대가로 받게 되는 수수료도 다원화한다는 목표다. 현재까지는 연 2.5% 단일 이율을 적용했지만 앞으로는 2.5%, 4.0% 등으로 수수료를 이원화하기로 했다. 대여 가능 주식을 늘리기 위해 증권금융이 자체 차입해서 대주로 활용하는 주식에 대해선 별도의 제약을 두지 않기로 했다. 각 증권사가 투자자 동의를 받아 신용융자 담보 주식을 대주에 활용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는 데도 적극적으로 나서기로 했다. 

증권사와 증권금융간 실시간 통합거래 시스템도 '한국형 K-대주시스템'으로 준비 중이다. 대주 취급 증권사가 종목별 대주 가능 수량을 즉각 확인할 수 있게 된다. 이러한 방안을 통해 대주 재원 활용 효율성을 획기적으로 높이겠다고 방침이다.

김태완 부장은 "현재는 증권금융이 대주 종목별 수량을 증권사별로 사전 할당하는 방식이어서 A증권사는 할당 이상의 물량이 들어오고 B증권사는 주문이 덜 들어와 대여하지 못하는 문제가 발생하기도 했다"며 "시스템이 구축되면 증권사별로 필요한 물량을 효율적으로 조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공매도가 일반 주식거래 대비 위험성이 높다는 점에서는 투자자 보호 조치도 충분히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주가 하락 시 최대 원금 전까지 이익을 실현할 수 있고 반대로 주가가 상승하면 손실이 원금보다 커질 수 있기 때문에 위험하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증권금융은 "차입투자의 구조, 손실 위험 등에 대해 금융투자협회, 개별 증권사 등 사전 교육을 하고 투자자 유형별로 차입 한도를 설정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