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잔치' SK종합화학, 재무부담 현실로
SK이노베이션에 수년째 배당…영업 적자에 '휘청'
자료=한국신용평가


[팍스넷뉴스 정혜인 기자] 매년 모회사인 SK이노베이션에 수천억원을 배당하던 SK종합화학이 실적 악화로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유동성의 상당부분을 배당으로 사용한 가운데 예상치 못한 적자가 발생하면서 재무 안정성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SK종합화학의 사업영역은 크게 기초유화부문과 화학소재부문으로 나뉜다. 기초유화부문은 에틸렌, 프로필렌 등 올레핀 계열과 벤젠, 톨루엔, 파라자일렌(PX) 등 방향족 제품을, 화학소재부문은 합성소재(LLDPE, HDPE, PP, EAA, EVA)와 합성고무를 생산 및 판매한다. 2018년까지 기초유화와 화학소재의 영업이익 비율은 7대 3 또는 8대 2 수준을 유지했다.


하지만 올해부터 핵심 현금창출처인 기초유화부문이 업황 악화로 큰 타격을 입었다. 주력 제품인 PX는 2018년 4분기 톤당 554달러였던 스프레드(제품가격과 원재료값의 차, 수익성 지표)가 올해 3분기 131달러까지 떨어졌다. 같은 기간 벤젠은 톤당 126달러에서 30달러로 가격이 하락했다.


제품 스프레드의 하락은 SK종합화학의 실적 감소로 이어졌다. SK종합화학이 지난해 3분기까지 창출한 영업이익은 연결 기준 5905억원이다. 올해는 3분기까지 578억원의 누적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 전환했다.


문제는 현재 SK종합화학이 수년간 고배당 잔치를 이어오면서 재무구조가 나빠진 상황이라는 점이다. SK종합화학이 2018년부터 올해 3분기까지 배당금 지급을 위해 사용한 금액은 총 2조500억원이다. 2018년 8000억원, 2019년 5500억원, 올해 3분기까지 7000억원을 각각 배당금으로 지급했다. 배당금은 전부 SK종합화학 지분 100%를 보유한 SK이노베이션이 가져갔다.


이 기간, 배당 규모는 SK종합화학이 한 해 창출한 당기순이익보다 컸다. 8000억원을 배당했던 2018년 SK종합화학이 창출한 당기순이익은 5372억원이며, 5500억원을 배당했던 2019년 SK종합화학이 거둔 당기순이익은 3653억원이다.


SK종합화학의 보유 현금은 줄고 재무구조는 나빠졌다. 지난해 말 9076억원이었던 연결 기준 현금성자산은 올해 3분기 4387억원으로 감소했다. 반면 총차입금 규모는 같은 기간 1조4921억원에서 2조3676억원으로 늘었다. 이에 따라 부채비율은 64%에서 99%로, 차입금 의존도는 23%에서 37%로 증가했다.


단기간 내 회복 가능성이 낮다는 점도 우려되는 부분이다. 방향족 중에서도 PX는 가장 비우호적인 업황 전망을 나타낼 것으로 꼽히는 석유화학 제품이다. 중국 업체들이 내년까지 원재료 자급률을 높이기 위해 대규모 증설을 진행하고 있어, 공급물량이 큰 폭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결국, 수요 대비 공급 물량이 큰 폭으로 증가해 PX 제품 스프레드는 지금보다 더욱 악화할 가능성이 높다.


이 같은 점을 감안해 신용평가사 중 한 곳인 나이스신용평가는 지난 달 말 SK종합화학의 등급전망을 '부정적'으로 하향조정하면서 신용등급의 하락 가능성을 높였다. SK종합화학의 현재 신용등급은 AA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올해 유가하락에 따른 대규모 재고 관련 손실과 PX 등 주요 제품의 비우호적 업황에 따른 실적 저하, 아르케마의 기능성 폴리올레핀 사업 인수(4488억원), 배당금 지급(7000억원) 등으로 SK종합화학의 재무 안정성이 이전 대비 큰 폭 저하됐다"며 "모기업인 SK이노베이션의 적극적인 투자정책(전기차 배터리)을 감안하면 앞으로도 배당 규모의 재차 확대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말했다. 이어 "회사가 이전 수준으로 재무구조를 회복하기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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