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준우 삼성重 사장 '뒷심'…연임 이끌까
연말 대규모 수주 성과…적자 탈출 실패는 부담
(사진=남준우 삼성중공업 사장)


[팍스넷뉴스 유범종 기자] 남준우 삼성중공업 사장이 내년 1월 임기 만료를 앞둔 가운데 거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남 사장은 올해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극심한 발주 가뭄 속에서도 최근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의 수주를 따내는 등 막판 뒷심을 발휘하고 있다. 하지만 연초 목표로 삼았던 흑자 달성은 실패할 가능성이 높아 연임을 낙관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올해 내내 극심한 수주 기근에 시달렸던 삼성중공업은 연말에 접어들면서 대규모 수주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지난 11월에만 약 3조원(29억달러)을 웃도는 수주보를 울리며 올해 내내 지속된 극심한 수주 가뭄에서 탈출했다. 이를 통해 연간 누계 수주액도 40억달러까지 끌어올리며 연초 세웠던 수주목표액 84억달러의 48% 수준을 달성했다. 올해 전세계 선박 발주가 지난해와 비교할 때 절반 남짓에 그치고 있는 것을 고려하면 나름대로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중공업은 추가 수주도 유력하게 점쳐지고 있다. 현재 모잠비크, 카타르 등 대형 LNG프로젝트에서 LNG운반선 발주를 준비하고 있어 연말까지 추가 수주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그 중심에는 남준우 사장이 있다. 남 사장은 1983년 삼성중공업에 입사해 선박개발, 생산담당, 조선소장 등을 두루 역임하며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조선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남 사장은 풍부한 현장경험과 전문식견을 바탕으로 최근 삼성중공업의 선박 수주를 일선에서 진두지휘하며 성과를 창출해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남 사장의 또 다른 강점은 안정적인 리더십이다.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3년치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을 매듭지었고, 올해도 국내 조선 3사(현대중공업그룹,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가운데 가장 먼저 임금협상을 마무리했다. 이러한 안정적인 노사관계 구축은 남 사장의 중요한 경영성과 가운데 하나로 평가되고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어려운 시기에 삼성중공업을 맡은 남준우 사장은 나름대로 역할을 충실히 해내며 기업 회복의 기틀을 만들어가고 있다"면서 "특히 조선산업은 호흡을 길게 가져가야 하기 때문에 그룹에서 남 사장을 다시 한번 믿고 연임을 택할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하지만 남 사장의 연임 전망을 낙관하기 어렵게 만드는 요소도 있다. 남 사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어떤 상황에서도 이익을 낼 수 있는 체계를 만들어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과거 드릴십(Drill ship) 부실에 '코로나19' 바이러스 여파까지 겹치면서 삼성중공업의 흑자전환 시기는 지연되고 있다.


실제 삼성중공업은 올해 3분기까지 적자 행진을 계속하고 있다. 삼성중공업의 올 3분기 연결기준 영업적자는 134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95.7% 개선됐지만 지속된 분기적자 행진으로 올해 누적 영업적자 규모는 7690억원까지 쌓이게 됐다.


삼성중공업 실적의 발목을 잡고 있는 가장 큰 원인은 드릴십에 대한 재고평가손실이다. 드릴십은 선박의 기동성과 심해 시추 능력을 함께 갖춘 석유시추선이다. 삼성중공업은 연초부터 전세계로 확산된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인한 시추산업 침체와 유가 급락 등의 영향으로 지난 2분기에만 드릴십 관련 평가손실 4540억원을 기록했다. 삼성중공업 2분기 영업적자 7077억원의 64%에 달하는 비중이다.


삼성중공업은 현재 미국 퍼시픽드릴링(PDC)과 건조계약을 맺은 1척과 노르웨이 씨드릴(Seadrill), 그리스 오션리그(Ocean Rig)가 각각 2척씩 발주한 것까지 총 5척의 드릴십을 재고자산으로 보유하고 있다. 사실상 선주 측의 계약 해지와 인도 거부 등으로 어쩔 수 없이 떠안은 악성재고로 인식되고 있다.


조선업계 한 관계자는 "드릴십 관련 평가손실은 사실상 현 경영진의 과오로만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면서도 "경영정상화를 위한 드릴십 매각에 속도가 나지 않는 부분은 아쉬운 대목이다"고 평가했다.  


남준우 사장 연임의 또 하나의 변수는 나이다. 남 사장은 1958년생으로 현재 63세다. 삼성그룹은 그동안 암묵적으로 경영진들에 '60세 퇴진룰'을 적용해왔다. 올해 대부분의 기업들이 불확실한 경영환경 속에서 변화보다는 안정을 택하고 있어 그룹의 인사기조가 어떻게 정해질지도 남준우 사장의 연임에 중요한 관건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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