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현기 기자] 헬릭스미스가 유상증자 결정 뒤 보도자료 남발에 따른 지적이 나오자, 이를 시인하고 증권신고서에 관련 내용을 담았다. 이에 따라 유증 관련 증권신고서를 7번이나 고치게 됐다.

3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헬릭스미스는 증권신고서 수정본을 다시 게재하며 '증권신고서 제출 이후 당사의 홈페이지의 공지/뉴스란을 통해 뉴스공시사항, 공지, 해명자료, IR자료레터 다양한 게시형태로 증권신고서의 내용과 상이한 내용을 공지한 이력이 있다'고 밝혔다.

헬릭스미스는 금융감독원으로부토 연내 납입 불발에 따른 관리종목 지정 위험, 사모펀드 투자 사실, 최대주주 변경 가능성 등에 대한 지적을 연이어 받으면서 증권신고서를 바꿨다. 파란색(1차), 녹색(2차), 빨간색(3차), 갈색(4차), 보라색(5차), 주황색(6차)으로 수정한 내용이 표시됐고, 이번 7차 수정본에선 분홍색이 등장했다.

헬릭스미스는 유증 발표 뒤 지난 2일까지 76일간 홈페이지에 총 45건의 뉴스 및 공지를 올렸다. 주가와 관련이 있을 만한 임상 소식이 다수였다. 실제로 지난달 19일 메인 파이프라인 '엔젠시스(VM202)'의 당뇨병성 신경병증(DPN)에 대한 미국 임상 3-2상 첫 환자 투약 소식이 전해져 올해 첫 상한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그러나 유증 발표 직전 76일간(2020년 7월 2일~9월 16일) 이뤄진 14건과 비교하면 수적으로 무려 3배 이상 많은 보도자료가 나온 터라, '유증가액 급락을 막기 위한 것 아니냐'는 의심에 휩싸이기도 했다.

이 회사는 '향후 2년간 증자가 없을 것'이라는 약속을 깨고 9월17일 2816억원에 달하는 유증 계획을 발표했으나 이후 주가가 폭락, 3만8150원인 1차 유증가액에 훨씬 못 미치는 1만8500원까지 내려갔다. 결국 지난 12일 유증가액은 1만4150원으로 변경했다. 이후 상한가를 한 차례와 함께 주가가 반등함에 따라 오는 15일 결정될 유증 확정가액은 2만원대가 유력하다. 결과적으로 급증한 보도자료 등이 주가 부양에 도움되면서, 유증 확정가액 상향 조정 가능성을 높였다고 봐도 무리가 아니다.

헬릭스미스 관계자는 "이번 증권신고서 수정의 경우, 금융감독원 요구가 아닌 자진 정정"인 점을 강조하면서, 일각에서 제기하는 유증 납입일 연기에 따른 내년 3월 관리종목 지정 가능성은 일축했다.

코스닥시장 상장규정 제28조 1항 3호에 따르면 ▲최근 3사업연도중 2사업연도에 각각 당해 사업연도말 자기자본의 50%를 초과하는 법인세비용차감전계속사업손실(세전손실)이 있고 ▲최근 사업연도에 법인세비용차감전계속사업손실이 있는 코스닥 기업의 경우 관리종목으로 지정된다. 헬릭스미스는 오는 29일 유증 납입이 더 미뤄지면, 지난해에 이어 세전손실이 자기자본의 50%를 초과, 관리종목 대상이 된다.

헬릭스미스 관계자는 "유증 납입일이 더 연기될 수 있다는 내용을 이번에 넣긴 했으나 그렇게 되진 않을 것"이라며 "더 이상의 증권신고서 수정은 없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어 "신고서 수정에 대해선 틀렸다기 보다는 (여러 투자 위험 요소를)명확하게 하고자 한 것이었다. (상한가 재료가 된)임상 환자 투약 소식도 정해진 순서대로, 미국에서 소식 받은 대로 한 거였다"고 덧붙였다.

바이오업계 관계자는 "유증 발표 뒤 임상 관련 자료 등이 급증하면, 향후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이번 헬릭스미스 자진 공시가 알렸다고 봐야 한다. 다른 기업들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