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권준상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이 전기차(EV) 사업을 확대하면서 핵심 부품 공급사인 현대모비스의 전동화부품 매출이 동반 상승할 전망이다. 전동화 자동차란, 전기 모터를 동력으로 하는 EV 등을 말한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내년을 전기차 도약을 위한 '원년'이 될 것이라고 선포한 상황이다. 앞서 현대차는 지난해 말 발표한 '2025전략'에 따라 차량 전동화 분야에 향후 6년간 약 10조원을 투자하고, 기아차는 전기차 풀 라인업을 갖춘다는 구상을 밝혔다. 현대·기아차는 2025년까지 총 44종의 친환경차를 선보이는데, 이중 절반이 넘는 23종을 순수 전기차로 출시할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은 이를 위해 EV 전용 플랫폼인 'E-GMP'도 선보였다. E-GMP는 내년부터 순차적으로 선보일 현대차 '아이오닉5'와 기아차 'CV'(프로젝트명) 등 차세대 전기차 라인업의 뼈대가 된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E-GMP를 기반으로 2025년까지 전용 전기차 11종 포함해 총 23종 전기차 출시할 것"이라며 "세계시장에서 연간 100만대 판매를 기록하며 전기차 선두업체로의 도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룹 차원의 전동화 사업 확대는 주요 전기동력차 부품 공급사인 현대모비스의 전동화부품 매출 확대로 이어지고 있다. 투자은행업계에서는 현대모비스의 전동화부품 매출이 내년 연간 약 5조2000억원까지 증가하고, 매출비중도 13%까지 상승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투자은행업계 관계자는 "내연기관차의 판매 감소 우려에도 불구하고 전동화 사업 확장은 현대모비스의 중장기 외형성장과 수익성 개선을 높여줄 수 있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가시적인 성과는 이미 수치로 확인되고 있다. 

현대모비스의 전동화부품 매출은 지난 2014년까지 3000억원대에 머물렀지만 2017년 1조원을 기록한 뒤 2018년 1조8000억원으로 증가했다. 지난해에는 2조8000억원을 달성하며 매년 50% 넘는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올해는 이미 지난해 규모를 뛰어넘었다. 현대모비스의 3분기 누적 전동화부품 매출은 약 2조9384억원을 달성했다.

전담조직 구성과 생산시설 확충은 실적 성장의 원동력으로 작용했다.

현대모비스는 전동화 시장 확대 흐름에 맞춰 2018년 1월 기존에 각 본부 단위로 흩어져 있던 인력을 한 곳에 모아 전동화사업부를 신설했다. 대부분 연구개발, 생산기술, 품질 전문인력으로 구성한 전략조직이다. 

국내·외 생산거점도 확대했다. 기존 충청북도 충주공장에 이어 지난해 하반기 울산에 전기차 핵심부품을 양산하는 전용공장을 세우며 전동화사업 기반 확충에 나섰다. 울산공장은 총부지 15만㎡(4.6만평) 규모로 연간 10만대 규모의 전기차 핵심부품 양산을 맡았다.

평택에도 친환경차 핵심부품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평택 신공장은 황해경제자유구역 내 평택 포승지구(BIX)에 위치하며 부지는 총 1만6726㎡(약 5000평) 규모로, 현대모비스가 355억원을 투자한다. 내년 하반기부터 연간 15만대에 해당하는 전기차 전용 모듈부품을 양산하게된다. 구체적으로 전기차용 핵심부품(모터·인버터·감속기 등)을 통합한 PE모듈과 섀시모듈(전후륜 차량하체부품류)을 생산해 공급할 계획이다. PE모듈은 기존 내연차의 엔진역할을 담당하는 구동부품으로 전기차 전용 모델에 최적화된 핵심부품이다. 최근 차종 증가에 따라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또다른 투자은행업계 관계자는 "2025년에는 현대모비스의 전동화 매출이 약 16조7000억원으로 2019년 대비 약 6배 증가할 전망"이라며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약 30.8%로 4배 넘게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