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어지는 '현대重-대우조선 합병', 내년 기약
유럽연합, 올해만 결합심사 3번 유예…합병 지연 '암초'
이 기사는 2020년 12월 09일 16시 41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팍스넷뉴스 유범종 기자] 현대중공업그룹과 대우조선해양의 합병이 결국 해를 넘길 가능성이 커졌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지난해 3월 대우조선해양 인수 본계약을 체결한 이후 아직까지 합병을 마무리 짓지 못하고 있다. 특히 양사 결합의 최대 관문으로 꼽히는 유럽연합(EU) 기업결합심사 지연이 단단히 발목을 잡고 있는 양상이다.


9일 현대중공업그룹 측은 "대우조선해양과 합병을 위한 기업결합심사가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 등의 영향으로 지연되면서 당초 계획한 일정을 맞추지 못하고 있다"면서 "기업결합이 조속히 마무리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절차에 따라 현재 한국, 중국, 카자흐스탄, 싱가포르, 일본, 유럽연합(EU) 등 6개 경쟁당국의 기업결합심사를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까지 기업결합 승인을 통과한 국가는 카자흐스탄과 싱가포르가 단 두 곳뿐이다. 해외 경쟁국 가운데 단 한 곳에서라도 반대를 할 경우 인수 실익이 사라져 합병이 무산될 수 있다.


특히 결합심사의 핵심 변수로 지목됐던 유럽연합(EU)의 승인은 쉽사리 나지 않고 있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올해 들어서만 세 번이나 양사의 기업결합심사를 유예했다. 앞서 집행위원회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심사를 위한 자료수집 등에 어려움을 겪자 올해 1월과 3월 두 차례 심층심사를 유예했고 6월 다시 재개했다. 집행위원회 측은 심사 재개 당시 최종 결과 통보 기한을 9월 초로 제시했지만 다시 한번 심사를 유예하면서 결국 올해 안에 결과가 나오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 만들어졌다.


유럽연합은 경쟁법이 가장 발달한 지역으로 한 기업의 과독점을 경계한다. 특히 유럽은 한국 조선사들이 경쟁력을 갖춘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선사들이 몰려있는 곳으로 현대중공업그룹이 대형화를 통해 가격경쟁력을 갖추는 것을 가장 부담스러워 하는 지역이다.


실제 클락슨(Clarksons)에 따르면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이 합병하면 전세계 LNG 운반선 점유율은 약 60%에 달한다. 전체 선종에 대한 점유율도 21.2% 수준까지 올라간다. 이에 따라 유럽연합은 양사 합병에 따른 경쟁 제한 등을 면밀히 따져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심사가 지연되면서 업계 일각에서는 유럽연합이 고부가가치 선박 생산설비 축소 혹은 점유율 제한 등의 조건부 승인을 할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제기하고 있다. 이 경우 양사의 인력과 설비 구조조정으로 직결돼 합병 이후 경쟁력 강화는 기대치를 하회할 수 있다. 다만 현재 현대중공업그룹 측은 "기업결합심사에서 조건부 승인과 관련해서는 전혀 논의된 것이 없다"고 선을 긋고 있다.


한편 까다로운 유럽연합의 기업결합심사만 통과한다면 양사의 남은 합병 과정은 보다 수월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유럽연합과 함께 난항이 예상됐던 중국과 일본의 기업결합심사는 최근 자국 조선업체들의 대형화 추진으로 오히려 승인 가능성이 높아진 분위기다"라면서 "유럽연합의 승인 결과에 따라 합병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고 예측했다.


현대중공업그룹이 기업결합심사라는 난관을 뚫고 내년에는 최종 합병에 도달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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