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류세나 기자] 삼성전자가 올 9월까지 지분법 평가이익으로만 3725억원을 벌어 들인 것으로 확인된다. 누적 당기순이익의 1.88%에 불과한 수준이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 지분법 평가 이익과 비교하면 47.40% 확대된 수치다.
◆ 투자처별 실적 온도차…전기·삼바 오르고, SDS·SDI 내려
삼성전자 지분법 이익 확대의 일등공신은 삼성전기다. 올 3분기 삼성전기의 실적 지표가 크게 반등하면서 지분 투자사인 삼성전자의 이익 증대를 주도했다.
9월 말 현재 삼성전기 단일기업의 누계 지분법 평가이익은 전체의 41.50%에 해당하는 1546억원이다. 또 이중 67.69%인 1046억원이 올 6~9월 1개 분기 만에 더해진 성과인데, 이는 곧 이 기간 중 삼성전기의 순이익이 크게 개선됐다는 의미와도 일맥상통한다.
3분기 삼성전기는 전년대비 각각 59.85%, 119.37%씩 확대된 영업이익(3025억원)과 순이익(2400억원)을 기록했다. IT 및 전장시장의 수요 회복과 설비 효율을 개선한 덕이다. 삼성전기가 3000억원대 분기 영업이익을 기록한 건 2018년 3분기 이후 2년 만의 일이다.
삼성전자는 과거 삼성전기 지분 23.69% 확보를 위해 3592억원의 자금을 투입했다. 이는 삼성전자 지분법 평가대상 6개사 중 투자액 기준 하위 2위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반면 지분법 이익 금액이나 비중 측면에선 삼성전기가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 올해 기준으론 삼성전기가 가장 큰 폭의 실익을 안겨준 투자처라고 할 수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이하 삼바)의 실적 개선세도 지분법 손익 내역에 고스란히 드러난다. 삼성전자는 삼바를 통해 올 1분기 111억원, 2분기 156억원, 3분기 177억원 등 투자이익을 차곡차곡 쌓아왔다. 총 누계 이익은 444억원이다. 지난해 29억원의 투자손실을 냈던 것에 비하면 160.49% 가량 성장한 셈이다.
삼바는 올 3분기 누적 기준 2002억원의 영업이익과 1448억원의 순이익을 내 두 개 지표 모두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같은 기간 매출도 두 배 이상 늘어난 7895억원을 기록했다. 공장 가동률 확대와 이에 따른 원가율 감소 등 영향이 반영된 결과다. 9월 말 기준 삼바의 공장 가동률은 56.0%다. 작년 연간 기준 가동률은 41.6%였다.
◆ 삼성SDS, 코로나19 여파로 지분법 이익 기여 1위 자리 내줘
삼성SDS는 지분법 이익만 놓고 보면 코로나19로 인해 빚어진 사업 실행 차질 등의 영향이 줄곧 이어지는 분위기다. 9월까지 지분법 평가이익은 작년보다 43.84% 떨어진 614억원이다. 작년의 경우엔 약 1094억원을 기록, 삼성전자 지분법 이익 총액의 43.28%를 책임졌었다.
반면 올해는 코로나19 여파로 주요계약 체결 연기, 신규 프로젝트 집행 지연 등 이벤트가 연달아 터지면서 실적이 급감했다. 올 1분기 전년대비 13.7% 줄어든 1712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고, 삼성전자는 이에 따른 영향으로 67억원의 지분법 손실을 떠안았다. 3분기 들어 사업은 안정화를 되찾았지만 작년 수준으로 회복하는 데에는 실패했다.
이 외에 전지·반도체 소재 자회사 삼성SDI는 작년 대비 9.96% 줄어든 412억원, 제일기획은 6.94% 감소한 294억원 수준의 투자이익을 삼성전자에 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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