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IS 월드가 발표한 제조산업 보고서에 따르면 의료와 소비재 분야는 3D프린터 주요 수요처 중에서도 최상위 랭크에 위치하고 있다. 특히 의료 분야의 경우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빠른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먼저 의료분야에서는 수술 전 MRI로 촬영한 장기를 3D프린터로 재현해 내거나 의료용 장비 등을 제조하는 데 사용되고 있다. 금속이나 고분자폴리머 소재로 만든 환자 맞춤형 인공 뼈나 보형물을 활용한 임상 적용도 시도되고 있다. 사고로 인한 두개골 골절이나 암으로 도려낸 안면 뼈, 골반 뼈 결손을 티타늄 합금 인공 뼈로 대체하는 형식이다.

소비재 분야의 맞춤형 생산에도 3D프린터 사용이 활발하다.  의족과 의수 같은 의료용 보조기구들이 가장 대표적인 예다. 또 스마트폰 케이스처럼 소비자들의 취향이 반영되는 제품들도 3D프린터 생산을 시도해볼 수 있는 분야로 꼽힌다. 최근 들어선 코로나19 검사에 사용되는 면봉 등도 3D프린터와 원료만 있으면 생산할 수 있게 됐다. 

앞서 3D 프린터 시장에 진출한 글로벌 프린터사인 HP는 안면보호구, 마스크, CPAC 부품, 마스크 조절장치·손목커버 같은 개인용 액세서리, 인공호흡기 부품의 디자인을 공개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자동차 제조사에서도 최근 3D프린터를 많이 사용하는 추세다. 저렴한 비용으로 샘플을 생산해 제품 디자인을 실제로 확인하고 완성도를 높이기 위함이다. 특히 코로나19로 한 차례 공급망에 위기를 겪으면서, 3D프린터를 활용한 생산체제 전환에 힘을 싣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폭스바겐과 닛산이다. 양사는 전세계 공급망이 마비됐을 때 3D프린터로 안면보호구 등 필요한 제품을 생산해냈다. HP는 3D프린팅 기술을 활용해 전 세계 제조 파트너사와 함께 산소호흡기 밸브, 인공호흡기 부품, 핸즈프리 문고리 등 몇 주 만에 400만개 이상 부품을 생산해 내기도 했다.

항공분야는 어떨까. 현재 항공 부품을 3D프린팅으로 만들려는 시도는 미국을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다. 3D 프린터로 제트엔진을 만드는 게 대표적이다. 제트엔진은 무인기(드론)에 많이 사용이 되고 있는 추세여서 수요 잠재력이 무궁무진하다. 

작은 제트엔진을 3D프린터로 제작하기도 하고, 실제 대형 제트엔진의 수많은 부품들을 3D 프린팅으로 만들어 사용한다. 이를 생산공정에 적용해 대량생산을 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이 밖에 최근에는 ▲주조·금형 ▲건설 등 다양한 분야에서도 3D프린터가 활용되고 있다. 주조산업에선 쥬얼리, 덴탈 분야를 꼽을 수 있다. 쥬얼리 분야는 기존까지 보석 원본 제작을 수작업으로 해야하는 수고스러움이 있었다. 하지만 3D프린터를 활용하면서 이제는 여러 개의 원본을 대량으로 출력할 수 있게 되면서 제조에 소요되는 시간을 크게 단축시켰다.

덴탈 분야에선 흔히 기공소나 치과에서 3D프린터가 각광받고 있다. 예로 틀니에 사용되는 파샬, 임플란트에 쓰이는 모델 등을 출력해 효율성을 극대화시켰단 게 업계 평가다.

건설 업계도 3D프린팅 기술 활용 사례가 점차 늘고 있다. 디지털목업(실물모형) 적용이 대표적 예다. 디지털목업은 실제 제품 만들기 전의 실물 크기나 축적을 적용해 제작한 모형을 뜻한다. 이 기술은 데이터를 3차원의 실물 모형으로 출력해 시공성 검토를 구현하고, 제작 기간 단축 및 비용 원가절감 부분에서 용이하다.

현재 국내 3D프린팅 기술 개발과 도입은 이제 막 걸음마 단계다. 최근 들어 현대자동차 등 일부 제조업체들이 3D프린팅 도입을 위한 연구나 시범사업에 나선 상황이다. 항공 분야에서도 엔진, 바디 등의 항공기 설계 등을 시도하고 있으나, 뚜렷한 적용사례는 많지 않은 편이다.

다만 국내에서도 중견·중소 업체들을 중심으로 미래먹거리 확보를 위한 3D프린터 기술력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3D프린터를 활용한 바이오, 세포치료제, 전동 모터 기반 로봇 등을 생산하는 업체 들도 눈에 띈다. ▲티앤알바이오팹 ▲TPC 등이 대표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