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시대, 외부 자본확충 '신용등급' 가른다
유증, 크레딧 방어 결정적..."자본 확충 후 유의미한 결과 있어야"
이 기사는 2020년 12월 10일 16시 31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팍스넷뉴스 조재석 기자] 최근 코로나19 재확산으로 경기 회복세가 둔화되는 가운데 유상증자 등을 비롯한 외부 자본 유치가 기업의 신용등급 하방 압력을 막아서는 주요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올해 코로나 직격탄을 맞은 기업들은 자체적인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인원을 감축하고, 투자 규모를 줄이며 허리띠를 졸라 맸지만 크레딧 하락을 막기엔 역부족이다. 국내 신용평가사(이하 신평사)들은 외부로부터 유동성을 당겨오는 외부 자본 확충이 당분간 크레딧 방어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조언했다. 


10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한국신용평가(이하 한신평)는 최근 호텔롯데, 부산롯데호텔, 호텔신라의 장·단기 신용등급을 모두 1노치(Notch) 씩 하향 조정했다. 조정 후 등급은 각각 'AA-', 'A2+', 'AA-'다. 올해 코로나 여파로 적자 기조가 지속되며 호텔 사업자들의 재무안전성이 악화된 가운데 2021년도 부진한 실적을 기록할 가능성이 높아진 탓이다. 


반면 올해 유상증자를 진행하며 자본 확충에 성공한 기업들은 코로나 여파로 영업실적이 악화됐음에도 신용등급 하향 조정은 면했다. 지난 4월 신세계그룹은 면세사업을 영위하는 자회사 신세계디에프(A2+)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3000억원의 실탄을 지급했다. 이마트가 소유하고 있는 자회사 신세계조선호텔(A-)도 올해 3월 모회사로부터 1000억원을 수혈 받았고, 이달 말 2700억원을 추가로 지원받을 예정이다.


박소영 한신평 연구원은 "올해 상반기 회사채 정기평가 시 코로나 확산에 따른 비우호적인 사업 환경을 감안하여 모든 호텔 및 면세 사업자의 등급전망이 부정적으로 변경됐다"면서 "특히 저하된 영업현금창출력과 재무안정성을 보완할 수 있는 자본 확충이 실행되었는지 등에 따라 등급 하향조정 여부가 갈렸다"고 설명했다. 똑같이 어려운 상황일지라도 외부 자본을 통한 유동성 지원이 있었다면 신용등급 조정을 한 차례 미룰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기업이 스스로 진행하는 재무구조 개선에는 한계가 분명한 만큼 외부 자본 확충이 주요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올해 코로나 직격탄을 맞은 영화, 호텔 사업자들은 대규모 구조조정을 통한 인력 감축과 투자 규모를 대폭 줄이며 비용 절감에 나서고 있지만 임차료 등 높은 고정비 부담에 대규모 적자 기조를 피하긴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단기간 내 유동성 완화에 도움이 되는 외부 자본 확충이 등급평가를 가르는 요소가 되고 있다.


다만 유의미한 결과가 없는 자본 확충은 도리어 기업의 신용등급 하락을 가속화시키는 양날의 검이 되기도 한다. 지난 7월 CJ CGV(A-)는 보통주 유상증자를 통해 2200억원을 확보했다. 하지만 유증 후에도 대규모 영업손실이 지속되자 신용등급이 1노치 하향조정 됐다. 자본 확충 노력에도 불구하고 올해에만 신용등급이 2단계나 꺾인 것이다.


최경희 나이스신용평가 연구원은 "CJ CGV는 22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진행한 이후에도 대규모 영업손실 발생에 따라 재무안정성이 추가적으로 저하됐다"며 "향후 코로나19의 부정적 영향이 지속될 경우 분기별 1000억원을 상회하는 수준의 순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되는 상황이므로 재무적 대응만으로는 재무안정성 저하 추세의 반전에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CJ CGV의 유상증자는 결과적으로 아픈 손가락이 됐다. 자본 확충이 실적반등을 이끌어 내지 못한 채 오히려 재무부담을 높이며 신용등급 하락만 앞당긴 것이다. 지난 8일 CJ CGV가 진행한 2000억원 규모 회사채 발행 수요예측에서 흥행 참패를 기록한 것도 앞선 신용등급 하락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신평사 관계자들은 등급 하향 검토리스트에 오른 기업들이 외부 자본을 확충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실질적으로 유의미한 재무개선을 이끌어내야만 크레딧 방어에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익명의 신평사 관계자는 "등급평가 관점에서 봤을 때 유상증자 자체로는 '굿 뉴스'가 될 수 있지만 자본을 조달해도 유의미한 결과가 없다면 도리어 발목을 잡는 상황이 나올 수 있다"며 "신용등급 하향 압력을 막기 위해선 기업의 재무구조를 상회하는 더 큰 유동성을 끌어오거나, 적정한 규모의 유증을 진행한 후 실적 개선에 성공하는 모습을 보여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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