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치는 유동성, 공모 CB '고공행진'
자연과환경·HMM 공모 CB 흥행..."증시 훈풍에 CB 매력↑"
이 기사는 2020년 12월 11일 14시 33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팍스넷뉴스 조재석 기자] 연말을 앞두고 공모 전환사채(CB)를 향한 투자 열기가 뜨겁다. 코스피 지수가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며 증시 유동성이 넘쳐나자 시세 대비 저렴한 가격에 신주를 받을 수 있는 CB에 주문이 쏟아진다. CB는 채권이지만 발행사의 주가가 오를 경우 주식으로 바꿀 수 있는 만큼 시세 차익을 노리는 투자자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11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110억원 규모 CB 발행에 나선 코스닥 상장사 자연과환경(B)은 7000억원에 달하는 청약 주문을 받았다. 청약률만 무려 6315%을 달성했다. 경쟁률은 63.15대 1로 올해 발행된 채권 중 가장 높은 수치다. 이번 CB의 전환가액는 1255원으로 최근 주가 수준 1395원(11일 주가)보다 낮게 설정됐다. 자연과환경은 조달된 자금 중 23억원을 채무상환에 사용하며 나머지 87억원은 공주·보령 소재 공장 운영자금으로 투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자연과환경 관계자는 "올해 초 코로나 여파로 실적이 다소 부진했지만 3·4분기 들어서 영업실적이 회복 중이며 내년 콘크리트 및 저류조 프리캐스트 콘크리트(PC) 사업도 흥행이 예고되고 있다는 점이 시장에서 작용한 것"이라며 "자금 조달에 힘입어 내년에는 자사의 PC를 활용해 직접 물류센터 시공에 나서는 등 적극적인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앞서 공모 CB를 통해 자금을 조달했던 HMM(옛 현대상선·BB)도 10조원에 달하는 뭉칫돈을 받으며 대규모 흥행을 기록했다. 8일 2400억원 CB 발행을 위한 청약에서 HMM은 9조5352억원의 주문을 받으며 올해 진행된 메자닌 거래 중 가장 많은 청약증거금을 확보했다. 지난 6월과 10월 공모 CB를 발행했던 현대로템(BBB-)과 이원다이애그노믹스(EDGC·B+)도 각각 3322%, 3099%의 청약률을 기록하며 성공적으로 발행을 마쳤다.


공모 CB가 연달아 흥행을 기록하는 배경에는 늘어난 증시 유동성이 자리한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저금리 기조가 계속되는 가운데 갈 곳 없는 유동성이 메자닌 공모시장으로 쏠리고 있다는 해석이다. 특히 올해 중순부터 공모주를 비롯한 공모시장이 일반 투자자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으며 시세 대비 저렴하게 신주를 받을 기회인 공모 CB에도 수요가 몰리고 있는 상황이다. 같은 맥락에서 주주·우리사주조합 대상 유상증자도 불패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공모 CB 발행량 자체가 적다는 점도 경쟁률을 높이는데 영향을 미쳤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해 CB 발행량 4조2309억원 중 공모로 조달된 자금은 2% 남짓인 865억원에 불과하다. 공모로 자금을 조달하려면 발행사 입장에서 신용평가사의 등급 평가를 거치고 증권신고서도 제출해야 하는 등 추가적인 업무가 요구된다. 사모로 CB를 찍을 경우 불특정 다수에게 판매되는 공모에 비해 투자자 관리가 수월해지지만 조달할 수 있는 자금은 줄어든다.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공모와 사모의 장단점이 분명한 만큼 기업의 재무구조나 사업 환경에 따라 적절한 전략을 펼치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익명의 IB 관계자는 "최근 2~3년 간 코스닥 시장에서 공모 CB 딜 자체가 많이 없었기 때문에 회사채로 자금조달이 어려운 저신용등급 기업이라면 공모 CB를 전략적으로 발행하는 경우도 있다"면서 "요즘처럼 증시가 활황이고 회사의 기업실적이 회복세에 접어들었다면 사모 대신 공모로 CB를 발행해서 대규모로 유동성을 조달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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