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주 갈등…성장 기회냐, 가격 발견 기능 약화냐?
업계 vs. 개인간 이견 '여전'…코너스톤·시초가 범위 등 과제 산적
이 기사는 2020년 12월 11일 15시 01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팍스넷뉴스 김민아 기자] 동학개미들의 요구를 반영한 공모주 개선안 시행령이 이달부터 적용하고 있지만 여전히 시장내 의견은 분분하다. 개인들에게 배정 물량을 확대하는 것이 시장 발전의 기회라는 입장과 가격 발견 기능이 약화돼 오히려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는 입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송교익 성균관대학교 경영대학 교수는 지난 10일 한국증권학회가 '한국 IPO 시장의 발전방향'이란 주제로 개최한 온라인 정책 심포지엄에서 "금융위가 발표한 공모주 시장 개선 방안은 일부 공모주의 과열 현상에 의한 단기적 처방일 뿐"이라며 "시장상황이 악화될 경우 개인들의 손실을 초래하고 공모주 시장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금융당국은 지난달 내년부터 개인 투자자에 대한 배정 물량을 최대 30%까지 확대한다고 밝혔다. 우리사주조합에 배정했다가 미달한 물량의 최대 5%와 하이일드 펀드에 우선 배정됐던 물량 중 5%를 개인에게 배정한다는 내용이 골자다. 우리사주조합 미달 물량 확대는 이달 제출된 증권신고서부터 적용하고 하이일드 펀드 우선배정 물량은 다음달부터 적용된다.



당국의 개선안 발표 이후에도 개인 투자자에 대한 공모주 배정물량 확대는 여전히 엇갈린 반응을 불러오고 있다. 이날 토론회에서도 개정안을 두고 설전이 끊이지 않았다. 이석훈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공모주는 상장 후 3개월이 지나면 개인들이 주요 매수 세력이 된다"며 "최근 데이터를 봐도 개인들의 공모주 청약 경쟁률이 높은 등 기관만이 관심을 갖는 주식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 연구위원은 오히려 개인 배정 물량을 30% 이상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개인들이 과거보다 전문적이 되고 정보 채널이 다변화 되면서 기업의 가치를 보는 투자자가 많아졌다는 점이 그 근거다.


김동환 이브로드캐스팅 대표 역시 개인 배정 물량 확대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김 대표는 공모주 시장이 개인투자자를 위한 안전 장치가 잘 돼 있는 시장이지만 공평하지 못 하다고 분석했다. 최근 주식시장에서 개인들의 역할과 비중을 감안하면 물량을 늘려야 한다는 것이다. 디지털 콘텐츠의 확산으로 정보 비대칭이 빠르게 해소되고 있다는 점도 이유 중 하나로 제시했다.


장기적인 자본시장의 발전 측면에서 공모주 청약 제도의 개편 필요성도 강조됐다. 국내 주식 시장이 다른 권역 산업에 비해 왜소한 데다 '박스피(코스피 지수가 일정 폭 내에서만 주가가 오르내리는 것)'라는 오명까지 쓰고 있어 이를 벗어날 기회라는 주장이다. 


김 대표는 "증권시장 입장에서는 오랜만에 맞는 내부의 큰 수요 변화"라며 "제도와 법령을 개선해 개인들의 자본시장 유입을 건전하게 이끌어 내고 기업의 자본조달 역할을 키워 자본시장을 질적, 양적으로 성장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반면 개인들에 대한 공모주 배정 물량 확대가 오히려 시장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지적도 끊이지 않았다. 


김중곤 NH투자증권 상무는 개인 물량 확대로 가격 발견 기능이 약화될 것은 분명하다고 우려했다. 김 상무는 "기관들의 수요예측 시장에서 초과 수요가 존재하는 한 가격 발견 기능이 잘 안된다"며 "기관들이 물량경쟁을 하면 밴드 상단 혹은 그 이상을 써내고 참여하는데 개인 배정을 확대하면 기관에게 돌아가는 물량이 줄어들어 가격 발견 기능이 약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송교직 교수 역시 "발행사 입장에서는 적은 비용으로 자본조달이 순조롭게 이뤄져야 자본시장의 혜택을 보는 것"이라며 "주관사의 가격 발견 기능이 약화되면 장기적으로는 공모주 시장이 활성화되지 못하는 방향으로 갈 수 있어 기업의 손실이 명확하다"며 제도 개선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보였다.


토론회에서는 배정물량 확대외에도 공모가격 신뢰성을 높이는 방안 중 하나인 '코너스톤 인베스터' 제도와 시초가 형성 범위에 대한 논의도 이어졌다. 코너스톤 인베스터는 주관사가 사전에 지정한 대형 기관투자자가 IPO 전 미리 공모주를 인수하기로 약정하는 제도다.


신병철 한국거래소 상장부장은 "1997년에 제도를 최초로 도입한 홍콩의 사례를 보면 코너스톤 제도가 가격 안정화 측면에서 긍정적인 효과를 냈다는 평가가 있다"며 "대형 기관이 합리적인 분석을 통해 공모주를 받아 가격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지고 수요기반도 확충된다"고 분석했다. 이어 "현재 자발적인 보호예수를 제외하고 공모 물량에 대한 보호예수 제도적 장치가 없는 상황에서 코너스톤은 보호예수가 의무"라며 "안정적인 주가 형성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김중곤 상무는 "코너스톤 제도는 발행사 입장에서 가격이 낮아져 손해를 볼 것 같다는 분위기가 형성되면 이를 거부할 수 있다"며 "제도 도입은 쉽지 않은 문제"라고 회의적인 입장을 보였다.


시초가 형성에 대한 설전도 오갔다. 현재 시초가는 공모가의 90~200% 사이에서 호가를 접수해 매수, 매도호가가 합치되는 가격에서 결정된다. 하방을 90%로 막아놓고 상방을 200%까지 열어둔 것이 불합리하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신병철 부장은 "수요예측을 통해 공모가가 결정되면 할인이 적용되는 경우가 많아 하방에 제약을 두는 것이 맞다는 것이 내포됐다"며 "해외 사례를 보더라도 신규 상장일에는 가격 제한폭을 적용하지 않거나 시초가 가격 범위가 우리나라보다 넓은 곳이 많다"고 설명했다. 이어 "거래소 내부적으로 가격이 안정화 될 수 있는 방안으로 시초가 결정 방법 등에 대한 고민을 해보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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