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금'을 넘어설까
2021년 대중화·제도화로 시장점유율 큰 폭 확산 기대
이 기사는 2020년 12월 15일 15시 3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 이준행 스트리미 대표] 지난 번 칼럼 '인플레 환경 도래, 빛나는 비트코인 가치'에서는 왜 2021년부터는 세계경제에 다시금 구조적인 인플레 환경이 도래할 것인지에 대해서 따져보았다. 이러한 거시경제환경의 기조변화는 투자자로 하여금 금 이외에 다른 인플레이션 헷지(Inflation hedge)를 찾게끔 했고, 미국의 금융권은 그 대안 중 가장 저평가된 자산으로 비트코인을 주목하기 시작했다. 비트코인은 금과 같이 신용리스크가 없고, 금보다 기능적으로 뛰어나며, 블록체인이라는 미래산업의 대장주로서의 무궁무진한 가능성도 갖고 있다. 즉, 2021년 비트코인이 '디지털 금'으로 뿌리내릴 수 있는 환경이 도래했다는 것이다. 


비트코인이 '디지털 금'으로 뿌리내린다는 것은 곧 금의 시장점유율을 일정부분 차지할 것이라는 뜻이다. 12살 밖에 안 된 비트코인이 인류 역사와 궤를 같이하는 안전자산의 점유율을 얼마나 뺏을 수 있을 것인지는 결국 비트코인의 확산 정도에 달려있다. 


2021년 비트코인이 확산되는 시나리오를 생각해보면 아래와 같이 정리될 수 있다. 

이준행 스트리미 대표


첫번째, 가상자산 제도화가 공고화되고 보다 튼튼한 인프라가 등장하면서 제도권 대체투자 자금이 가상자산 쪽으로 보다 수월하게 들어오게 된다. 두번째, 개도국들의 정치경제상황 악화로 인해 가상자산 이용 및 투자의 효용이 그 리스크와 변동성을 상쇄하게 된다. 마지막으로 디파이 등 블록체인 기반 금융상품 및 서비스의 사용성이 강화되며 가상자산의 사용 저변이 확산된다. 



결론적으로 이러한 시나리오의 전개를 통해 2021년에는 적어도 2020년보다 2배는 빠른 속도로 비트코인의 저변은 확대될 것이다. 2021년의 빠른 확산은 디지털 시대의 매력적인 금의 대체재로서 비트코인 내러티브를 공고화할 것이다.


국내는 아직 가상자산 산업화를 위한 제도화 논의가 전무하다. 그러나 미국의 경우 가상자산 산업화를 위한 움직임이 너무도 여실하다. 올해 크라켄 거래소가 은행 면허를 취득했고, 월가의 금융기관들이 가상자산 금융인프라업에 진출했다. 대형 전통 자산운용사와 헷지펀드들, 상장사의 비트코인 투자와 현물 트레이딩이 대규모로 이루어졌다. 그레이스케일의 비트코인신탁의 운용자산이 연초 19억달러에서 지난달 100억달러를 돌파한 것만 보아도 그 분위기를 실감할 수 있다. 


2021년에는 이러한 변화의 속도가 더욱 빨라질 것으로 보여진다. 코인베이스 출신 브라이언 브룩스가 내년에도 OCC 의장 역할을, 헤스터 피어스 SEC 위원, 히스 탈버트 CFTC 의장 등 친 가상자산 인사들이 미국 금융당국의 리더십을 유지할 것이다. 거기에 SEC 신임의장으로 친 가상자산 인사가 임명될 것으로 점쳐지며, 개리 겐슬러나 라엘 브레이나드와 같이 지(知)'비트코인'파(派) 인사들이 바이든 행정부에서 중용될 것으로 점쳐진다. 2021년에는 ETF 승인 등 보다 진일보한 제도권의 스탠스로 인한 월가에서의 비트코인 확산이 기대된다. 


두번째로 개도국 금융시스템의 혼란으로 인한 확산이 기대된다. 미국, 유럽과 같은 기축화폐국이나 한국과 같이 국가부채비율이 양호하고 지속적으로 흑자가 발생하는 국가들의 경우 코로나19 타개를 위한 재정지출이 가능하지만, 남미, 아프리카 등의 국가들의 경우 지속적인 한계에 이를 수 있다. 실제로 잠비아 등 아프리카의 6개국은 지난 달 디폴트를 선언한 바 있으며, 내년에는 아르헨티나와 같은 국가부도와 초인플레이션을 경험하는 국가들이 늘어나는 것은 불가피해 보인다. 


지난 2-3년간 비트코인은 국가 금융체계의 실패를 경험한 국민들 사이에서 가치저장 혹은 무역결제 용도로 어김없이 확산돼 왔다. 가장 최근의 예는 40%에 가까운 루블화 폭락을 경험한 러시아다. 러시아의 2020년 비트코인 사용량은 가상자산 대국인 중국을 앞질렀다. 즉, 통화가치 하락과 이에 따른 금융통제가 행해지는 국가에서는 법정화폐보다 비트코인이 낫다. 2021년 지구촌 곳곳에서 자신의 경제적 자유를 지키고자 하는 시민들의 바램이 비트코인을 확산시킬 것이다.


세번째로 블록체인 기반 서비스와 상품은 더욱 인기일 것이다. 분산거래소, 대차상품 등 블록체인에서 돌아가는 서비스의 출시와 사용성 개선은 2020년의 디파이(DeFi) 붐을 이끌었다. 이 시장을 주도하는 트레이더들의 거래활동 증가는 블록체인 상 예치액과 트랜젝션을 기하 급수적으로 끌어 올려왔다. 이러한 트렌드는 2021년에도 지속적으로 강화될 것으로 보여진다. 여기에 더해 앞서 언급한 제도적, 정치경제적 여건의 변화는 전반적인 가상자산 투자심리를 강화해, 가상자산 가격과 연동된 디파이 상품의 가격 하방리스크를 완화해줄 것이다. 이는 디파이 상품 트레이더의 거래를 보다 촉진시키고 장려할 것이다. 결과적으로 트랜젝션 빈도수 등 블록체인 지표(Metric)들은 2021년 더욱 개선되며, 금융시장은 비트코인과 가상자산의 '내재가치'를 보다 높게 해석할 것이다. 


비트코인이 금의 점유율을 넘보기 위해서는 구조적 인플레이션 환경이 필요하다. 한발짝 더 나아가 투자 커뮤니티의 보수성을 뛰어넘어 '디지털 금'에 등극하기 위해서는 대중 확산과 제도화가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2021년은 인플레 환경이 기대되는 가운데, 미국의 비트코인 금융산업화, 개도국 국민의 통화가치 절하와 금융통제, 그리고 분산금융상품의 약진으로 인해 비트코인은 디지털금으로 뿌리내릴 것이다. 2020년 비트코인 투자로 유명한 월가의 전설적인 억만장자 헷지펀더 폴 튜더 존스가 왜 인플레이션 헷지로서 비트코인을 선택했는지에 대한 인터뷰 내용을 인용하며 세 차례에 걸친 컬럼을 끝 맺으려 한다. 


"나는 비트코인 같이 어마어마한 인재풀이 뒷받침하는 인플레이션 헷지는 본 적이 없다. 채권시장 공매도 같은 인플레이션 헷지는 인류의 실책에 베팅하는 것이지 (비트코인 투자와 같이) 인류의 독창성이나 새로운 미래를 위한 담대함(Entrepreneurialism)에 베팅하는 것이 아니다. 그래서 나는 비트코인에 대해서 더 잘 알게된 지금 전보다 더욱 더 비트코인을 좋아한다. 비트코인은 야구로 치면 이제 1회초에 불과하다고 생각한다."

가상자산 거래소 고팍스의 설립자이자 CEO다. 前 Associate Director, Headland Capital Partners OPS Team/ McKinsey 컨설턴트 출신이며 하버드대학교에서 역사학을 전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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