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호정 기자] 대한제당의 영업경쟁력이 회복되고 있다. 영업활동현금흐름이 3년 만에 플러스(+)로 전환된 것. 우호적인 환율 여건이 조성되면서 주력인 식품과 축산유통 부문이 순항한 가운데 골프장 등의 사업은 코로나19 반사이익을 누린 결과로 분석된다.

시장은 대한제당이 영업활동으로 유입된 현금을 재무지표 개선에 사용하고 있는 부분과 환율 하락세와 코로나19 상황 등을 고려하면 대한제당의 기초체력이 내년에는 더욱 강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대한제당은 올 9월말 연결기준 171억원의 영업활동현금흐름(현금흐름)을 기록했다. 2017년 같은 시기 142억원의 현금흐름을 보인 뒤 2018년과 2019년 각각 마이너스(-) 27억원, -141억원을 기록했던 걸 고려하면 3년 만에 영업활동에 따른 현금이 유입된 셈이다.

영업활동으로 돈을 벌기는커녕 까먹기만 하던 대한제당이 올 들어 달라진 모습을 보일 수 있었던 이유는 사업효율화에 따른 고정비 부담이 축소된 게 주요했다. 더불어 미국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달러화 약세가 이어지면서 원‧달러 환율이 떨어졌고, 코로나19로 운영 중인 골프장이 반사이익을 누린 부분도 한 몫 거들었다.

대한제당의 3분기 누적 매출액은 9109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0.6% 늘어나는데 그쳤다. 반면 영업이익(293억원)과 순이익(140억원)은 각각 34.3%, 95.8%나 증가했다. 원당 및 옥수수 등 원재료 가격인하에 환율 효과가 더해지면서 원가율(매출원가+판매관리비/매출)이 같은 기간 0.8%포인트(97.6%→96.8%) 하락해서다.

울산 소재 사료공장 폐쇄 및 프랜차이즈 파파이스 운영포기 등 사업효율화 작업을 단행한 것도 현금흐름 개선에 도움이 됐다. 9월말 기준 외상판매로 받은 매출채권은 전년과 엇비슷한 수준이었으나 재고자산과 매입채무액이 줄면서 기업운영에 필요한 자금인 운전자본(매출채권+재고자산-매입채무)이 2900억원에서 2893억원으로 소폭 감소했다.

대한제당은 영업활동으로 유입된 현금을 재무지표 개선에 활용했다. 대부분의 현금은 유동성 확보 차원에서 곳간 채우기에 사용했고, 일부는 재무부담을 줄이기 위한 차입금 상환에 활용했다. 이 덕분에 재무건전성 지표인 부채비율은 149.2%로 같은기간 6.2%포인트 하락한 반면, 단기부채 상환능력 지표인 유동비율은 139.5%로 16.3%포인트 상승했다.

따라서 원‧달러 환율 하락세와 코로나19 사태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을 고려하면 대한제당의 재무지표가 내년에는 더욱 개선될 것이란 게 시장의 시각이다.

시장 관계자는 "대한제당이 식품과 사료 사업부문의 원재료인 원당과 옥수수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고, 통상 6개월 전 주문계약을 체결하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내년에도 환율 호재를 누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대한제당이 지난해부터 비주력사업 정리 등 선제적으로 나섰던 구조조정 작업이 거의 마무리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내년에는 올해보다 고정비 부담이 낮아질 것으로 추정되는 만큼 수익성 개선에 따른 펜더멘털(기초체력) 역시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덧붙였다.

대한제당도 올해보단 내년도 성적표가 더 좋을 것이란 입장이다. 회사관계자는 "올해 인적‧물적 자원의 재배치와 유휴자산 및 비주력 사업 부문의 매각을 통한 선제적인 구조조정으로 기업 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한 경영혁신 활동에 총력을 기울인 덕에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고 자평했다. 이어 "2021년에는 성장과 도약의 기회를 잡기 위한 '선택과 집중'으로, 수익성 증대에 초점을 맞추어 내실 있는 사업 운용에 집중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