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 'ESG 채권' 올해만 1조7100억 발행
이미지↑·조달비용↓···용처 검증할 제도 도입 필요성도
이 기사는 2020년 12월 16일 16시 42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출처=Pixabay


[팍스넷뉴스 김승현 기자] 올해 카드사들이 1조7100억원(외화채 포함)에 달하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채권을 발행한 것으로 집계됐다. ESG채권 발행으로 '사회적 기업'으로의 이미지 제고와 조달 비용 절감 등의 효과를 낳자 너도나도 발행 시장을 두드린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ESG채권에 대한 사후검증 제도 도입 등 보완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ESG채권은 기업의 비재무적 요소인 환경(Environmental),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 등 공공이익을 강조한 특수목적 채권이다. 채권 발행으로 조달한 자금은 사회적 가치증대, 소외계층 지원, 환경보호, 신재생에너지 개발 등을 위해 사용해야 한다.


◆ 6개 카드사 줄줄이 발행


16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삼성카드는 이날 1000억원 규모의 ESG채권을 발행했다. 만기는 5년, 발행금리는 1.642%로 5년만기 회사채 민평금리보다 3bp(1bp=0.01%) 낮게 결정됐다. 대표주관은 한국투자증권이 맡았으며, 미래에셋대우와 NH투자증권이 인수단으로 참여한다.


삼성카드는 이번 발행한 ESG채권을 중소가맹점 금융지원과 친환경 차량 금융서비스 등에 활용할 계획이다.


하나카드도 지난달 27일 2000억원 규모의 ESG채권을 발행했다. 하나카드의 첫 ESG채권 발행에 연기금, ESG펀드 등 국내 ESG채권 투자자들이 대거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달 롯데카드도 1500억원 규모의 ESG채권을 발행했다.


이외에도 올해 5월 신한카드(1000억원)를 시작으로 KB국민카드, 현대카드 등이 ESG채권으로 자금을 조달했다. 국민카드는 6월과 10월 두 차례 발행했으며, 각각 1000억원, 1500억원으로 총 2500억원 규모를 조달했다. 이 가운데 신한카드는 'ESG팀'을 신설해 운영하는 등 신한금융그룹의 ESG전략에 발맞춰 나가고 있다. 지난 10월에는 카드업계 최초로 미화 4억달러(약 4590억원) 규모의 소셜 본드(Social Bond)를 공모 형태로 발행했다. 청약에는 전세계 100여개 기관이 참여했으며, 15억달러 이상 주문이 몰리기도 했다.


발행목적과 사용 방법도 다양하다. 


현대카드는 ESG채권 중 환경 개선과 신재생 에너지 프로젝트 등 친환경 사업 활용이 목적인 그린본드(Green Bond)를 4500억원어치 발행했다. 현대카드는 조달 자금을 현대·기아차의 전기차와 수소차, 하이브리드 차량 등 친환경 차량의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활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신한카드는 발행한 자금을 코로나19 피해 사업자 대상 대출금 청구 유예 등 지원 프로그램에 사용했다. 세부적으로는 렌터카, 법인택시 업체 등 운수 업종 중 영세사업자 원금상환 유예에 393억원(1690건), 개인사업자 및 중소기업 대상 원리금 상환 유예에 636억원(1702건)을 지원했다고 공시했다.


출처=각 사


◆이미지 제고, 조달비용 절감 효과 '긍정적'


이처럼 카드사들이 줄줄이 ESG채권을 발행하는 데는 사회적 분위기와 낮은 조달 금리 등이 영향을 미쳤다. 전 세계적으로 친환경 등 사회적 가치가 중요하게 떠오르면서, ESG채권 발행은 사회적 기업이라는 좋은 이미지를 심어주고 있다. 게다가 높은 호응도에 힘입어 일반 회사채보다 낮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할 수도 있다.


실제로 올해 카드사들은 회사채 금리보다 낮은 금리로 ESG채권을 발행했다. 신한카드가 발행한 소셜 본드 만기는 5년으로, 최초 제시한 가산금리보다 32.5bp 내린, 107.5bp에 채권을 발행했다. 조달비용을 원화로 환산하면 1.2% 중반대로, 국내 카드채 2년물에 준하는 수준이다. 하나카드도 민평금리보다 3bp 낮은 금리수준으로 첫 ESG채권 발행에 성공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사회적 가치를 중시하는 뷘위기에 맞춰 ESG채권 발행은 필수가 됐다"며 "이미지 제고는 물론 낮은 금리 측면에서도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 아직 미숙한 ESG채권, '사후검증' 제도 도입 필요


ESG채권의 사후검증 제도 도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ESG채권은 일자리 창출, 소외계층 지원, 환경보호 등으로 사용하게 돼 있지만, 현재 이를 검증하는 방법은 없다. 이에 ESG 기준에 부합하는 적절한 프로젝트, 사업 등에 이용됐는지에 대한 사후 평가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ESG채권을 발행한 회사는 ESG채권으로 조달한 자금을 고스란히 발행 목적에 활용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ESG채권 조달 규모만큼 보유 자금으로 발행 목적에 맞게 활용하고, 사용 내역을 자율적으로 공시하고 있다.  


예로, 신한카드는 "올해 1월 CP(기업어음)로 조달한 자금으로 대출금 청구유예 프로그램을 2월부터 시행하고 있었으며, 해당 CP가 만기에 도래해 이에 대한 차환 목적으로 ESG채권을 발행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자금 활용방법이 모호한 점, 자율 공시에 맡겨진 점 등에 대해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 채권 전문가는 "ESG채권이 급 성장한 만큼 미숙한 부분이 있는 상황"이라면서 "사후검증 제도 필요성에 당국도 공감하고, 제도도입을 위해 준비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검증기관으로는 한국거래소와 신용평가회사들이 거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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