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딜 쏟아지는 IPO시장 해외IB '품귀'
인력 부족탓 주관 외면 잇따라…해외 기관 모집 '우려' 제기
이 기사는 2020년 12월 17일 08시 0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팍스넷뉴스 전경진 기자] 내년 기업공개(IPO)를 추진하는 기업들이 해외 투자자 모집을 책임질 외국 증권사를 주관사로 확보하는데 차질을 빚고 있다. 국내에서 IPO 업무를 맡는 외국 증권사는 한정된 반면 내년 '조단위' 시가총액이 예상되는 기업들이 대거 등장하고 있는 탓이다. 외국 증권사들의 경우 서울 사무소에 소수의 실무 인력만 배치하고 있어서 복수의 IPO 딜을 맡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1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차량 공유업체 쏘카는 최근 복수의 외국 증권사들을 대상으로 주관사 선정 작업에 들어갔다. 하지만 쏘카는 외국 증권사 선정 작업에 차질을 빚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제안를 받은 복수의 증권사들이 입찰 참여를 고사하고 있어서다.


통상 상장 전 '조단위' 시가총액이 예상되는 기업들은 대규모 공모를 진행하는 탓에 해외 기관 네트워크가 탄탄한 외국 증권사를 주관사단에 포함시켜왔다. 내년 코스닥 데뷔를 모색하는 쏘카 역시 IB업계에서 1조원대 몸값이 거론되는 중이다.



외국 증권사들이 주관사 선정 입찰 참여 고사는 쏘카의 경우에만 벌어지는 일이 아니다. 내년 IPO 최대어이자 '흥행' 기대주로 꼽히는 카카오뱅크조차 주관사 선정 작업에서 어려움을 겪었다. 


카카오뱅크는 지난달 국내외 증권사를 대상으로 대표주관을 위한 입찰제안서(RFP)를 발송했지만 국내 IPO 시장에서 활동중인 대표적인 외국 증권사인 JP모간과 골드만삭스가 나란히 입찰 포기 의사를 전달했다. 두 곳은 IPO 주관 실적에서 외국 증권사 1위 자리놓고 겨루는 업계 최상위 증권사다. 


업계 관계자들은 외국 증권사 참여 부진과 관련해 내년에 공모 시장내 다양한 빅딜이 몰리는 가운데 이들 증권사의 부족한 인력구조가 발목을 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일반적으로 서울내 사무소를 두고 업무를 추진해온 외국계 증권사들의 경우 소수의 실무 인력만 배치하고 있다. 국내 상주하는 이들 증권사의 실무진들이 IPO 뿐 아니라 유상증자, 블록딜 등 ECM(주식자본시장) 업무 전반을 담당해야 하는 만큼 연간 1건 이상의 IPO에 참여하는 경우는 드물다.  


이미 다른 기업과 대표 주관 계약을 체결한 만큼 더 이상 추가로 복수의 IPO 딜에 참여할만한 여력도 없는 것이다. 내년 IPO를 준비 중인 대어들은 크래프톤,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 SK아이이테크놀로지, 한화종합화학 등이다. 


JP모간의 경우 카카오페이, 한화종합화학 SK아이이테크놀로지와 대표 주관 계약을 체결하고 있고 골드만삭스도 카카오페이의 대표주관사로 선정됐다. 모간스탠리도 한화종합화학 대표 주관사로 낙점됐다. 씨티글로벌마켓증권의 경우 대표 주관 계약을 체결하진 않았지만 크래프톤, 카카오뱅크 등 복수의 IPO 딜의 공동 주관사로 활동할 예정이다. 2010년 이후 외국 증권사가 2건 이상의 IPO를 대표 주관한 해가 단 한번도 없었던 점을 감안하면 이들 증권사 모두 이미 '과부하'에 걸린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외국 증권사의 참여가 없는 빅딜 IPO의 경우, 자칫 해외 기관 투자 모집이 수월치 못해 딜이 무산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 공모주 '완판'으로 딜이 성사된다고 해도 우호적인 기업가치를 평가받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 수요예측 때 국내외에서 다수의 기관들이 치열한 청약 경쟁을 벌여야 몸값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빅딜 IPO의 경우 국내 증권사만으로 주관사단을 꾸려도 무리가 없다는 주장이다. 국내에서도 이미 조단위 빅딜을 나홀로 책임질 만큼 자본력을 갖춘 초대형 IB 들이 5곳이나 있는 데다, 이들 역시 홍콩, 싱가포르 일대에 현지 법인을 설립하고 자체적으로 탄탄한 글로벌 투자자 네트워크를 갖추고 있있기 때문이다. 


실제 국내 증권사만으로 주관사단을 꾸렸음에도 해외 기관들까지 청약에 대거 참여시켜 IPO를 흥행으로 끝낸 사례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올해 빅딜 중 하나인 카카오게임즈의 경우 삼성증권과 한국투자증권만으로 주관사단을 꾸려서 IPO를 추진했음에도 역대 최대 기관 수요예측 흥행(공모규모 3000억원 이상 기준)을 달성하는 성과를 거뒀다. 


IB 업계 관계자는 "딜 규모가 클 경우 외국 증권사를 포함해 주관사단을 꾸리는 것이 업계 관례처럼 여겨져 왔지만 이제 국내 IB들의 해외 네트워크도 결코 외국 증권사들에게 뒤지지 않을 만큼 넓어졌다"며 "외국 증권사를 주관사단에 합류시켰는지 여부가 IPO 흥행을 가를 변수가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팍스넷뉴스 무단전재 배포금지

관련종목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