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조재석 기자] 국내 증권사 중 전자지급결제대행사업(이하 PG업)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는 곳은 단연 미래에셋대우다. 지난 2018년 국내 증권사 최초로 PG업 등록을 마친 후 다양한 핀테크 스타트업과 손잡고 간편결제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미래에셋대우는 글로벌 네트워크를 강점으로 보유한 만큼 해외의 온·오프라인 간편결제 부문을 선점하며 동시에 국내 오프라인 PG시장을 장악하는 '투 트랙' 전략을 구사할 것으로 보인다.

미래에셋대우는 올해 초 중국 IT공룡 텐센트와 손잡고 위챗페이 정산서비스 '슛페이'를 내놓으며 글로벌 결제 시장 진출을 준비해 왔다. 지난 1월 출시된 슛페이는 중국인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한 결제 플랫폼이다. 앱투앱(App to App) 방식을 통해 결제로 고객과 가맹점주 간 직거래 결제 환경을 제공한다. 현재 복합쇼핑몰 아트몰링과 세이브존, 동대문 의류상가 등 중국 관광객 방문이 많은 쇼핑, 식음료 업체가 슛페이 가맹점으로 참여하고 있다.

올해 코로나19로 중국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기자 미래에셋대우는 슛페이를 활용할 수 있는 온라인 커머스 활로를 개척했다. 미래에셋대우는 지난 6월 핀테크 기업 아이엠폼과 함께 중국 국민 메신저 '위챗'의 미니프로그램에 동대문 의류상가 온라인몰인 '동대문정선'을 오픈했다. 중국 현지인들이 동대문정선 플랫폼을 통해 한국의 의류 상품을 구매하고, 결제를 위챗페이 기반인 슛페이로 진행할 수 있도록 유도하며 비대면 경제에 걸맞은 새로운 유통 채널을 마련했다는 평을 받았다.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최근 코로나19 여파로 오프라인 가맹점 대신 온라인 쪽으로 집중하고 있다"며 "동대문정선을 필두로 중국의 온라인 가맹점을 14개 정도 모집했으며 3곳이 오픈, 6곳이 개발완료 단계에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K-패션뿐 아니라 화장품, 식음료, 드라마, 웹툰까지 카테고리를 점차 넓혀나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슛페이가 글로벌 PG업을 위한 전초기지라면 '미래에셋페이'는 국내 오프라인 PG시장을 장악하기 위한 '히든'카드다. 미래에셋대우는 현재 NFC(근거리 무선통신) 기업 올링크와 함께 국내에서 사용할 수 있는 간편결제 서비스인 미래에셋페이를 준비하고 있다. 국내에서 삼성페이를 사용할 수 없는 아이폰 유저들을 흡수하는 쪽으로 오프라인 PG시장 전략을 세운 것이다. 

애플은 지난 2014년부터 '애플페이'를 시작하며 60여국에 서비스를 제공 중이지만 국내에서는 사용하기 어렵다. 애플페이를 쓰려면 매장 단말기가 근거리무선통신(NFC) 방식을 호환해야 하지만 국내 대부분의 단말기는 NFC 기능을 지원하지 않는 까닭이다. 이에 삼성페이는 '마그네틱 보안 전송 방식(MST)'을 적용해 NFC를 지원하지 않는 단말기에서도 간편결제를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들며 국내 오프라인 PG시장을 장악(2018년 기준 81.6%)했다.

미래에셋페이와 올링크는 애플페이의 단점을 파고들었다. 올링크는 태그(Tag)를 통해 결제를 진행할 수 있는 NCF 터치 스티커를 개발하며 NFC 단말기 설치에 대한 가격 부담을 대폭 낮췄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올링크의 터치 스티커의 원가는 약 1000원 정도로 NFC 단말기와 비교했을 때 상당히 저렴하게 제공될 예정이다.

사용법은 삼성페이와 유사하다. 미래에셋페이 앱을 열고 미리 등록해둔 카드의 비밀번호를 입력한 뒤 매장 내 NFC 스티커에 태그하면 1~2초 내로 결제가 완료된다. 카드는 롯데·삼성·현대·국민·농협카드만 등록할 수 있다. 정식 서비스가 시작되면 이용 매장과 제휴 카드를 점차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또한 PIN번호 입력뿐 아니라 삼성페이처럼 페이스ID, 지문 인증으로도 결제가 가능해질 계획이다.

미래에셋대우는 지난 11월 중순 아이폰 이용자를 대상으로 미래에셋페이의 베타테스트를 진행하며 소비자 반응을 살폈다. 미래에셋대우는 당초 1500명을 대상으로 테스트를 진행하려 했으나 참여 문의가 많아 대상을 두 배 이상 늘린 것으로 알려졌다.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미래에셋페이는 삼성페이처럼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어 베타테스트 당시 아이폰 유저들의 반응이 굉장히 긍정적이었다"며 "현재 카드사를 비롯해 다양한 업체에서 협업 문의를 받고 있는 상황이며, 정식 출시일은 내년 4월 초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