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비트코인, 코로나 이후 '디지털 금' 부상"
한대훈 SK증권 연구위원 "국가와 테크기업 협업하는 화폐전쟁"
이 기사는 2020년 12월 18일 10시 0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팍스넷뉴스 원재연 기자] 가상자산에 대한 국내외 부정적인 인식에도 불구하고 비트코인이 역사적 최고가인 2만 달러를 넘어선 것은 '디지털 금'으로서 잠재적 가치가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한대훈 SK증권 리서치센터 연구위원(사진)은 18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콘래드호텔에서 팍스넷뉴스가 주최한 '바이든 시대 2021년 경제 전망' 포럼에서 "중앙은행의 유동성이 최고조에 다다른 2020년에 비트코인 가격이 사상 최고치를 달성한 것은 우연이 아니다"며 "부채문제로 촉발된 각국의 유동성 공급으로 화폐가치는 계속 하락하고 이를 피할 수 있는 수단으로 비트코인이 점차 각광받고 있다"고 말했다. 


한 연구위원은 기축통화의 지위는 금에서 달러로 옮겨 왔으며 밀레니얼 세대가 주도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비트코인이 이를 차지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1차 산업혁명을 주도한 영국은 증기기관 발명 이후 막대한 금 생산량을 이용해 패권 국가로 자리잡았다. 세계대전 이후 공업 생산을 이끈 미국은 무기 판매를 통해 유럽의 금을 흡수했고 군사력과 경제력을 바탕으로 새로운 기축통화국이 됐다. 이후 베트남 전쟁으로 미국의 금이 유출되며 금과 달러의 교환이 정지되자 금본위제를 폐지하고 달러 중심의 지폐본위제로 넘어오게 됐다.


비트코인이 등장한 시기는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로 달러 가치가 하락하고 중앙은행에 대한 신뢰가 무너지면서다. 발행 주체가 없는 디지털 화폐 비트코인은 중앙은행에 대한 불신을 시작으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그는 "코로나 시기에 금과 달러의 가치가 떨어진 것은 전통적인 믿음이 무너졌기 때문"이라며 "위기상황에서 부족한 것은 결국 금이 아니라 신뢰였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난 2017년 가상자산 열풍이 불면서 무분별한 ICO(가상자산공개)와 비도덕적인 투자자들 탓에 시장에 부정적인 이미지가 남았다. 다만 한 연구위원은 당시와 지금의 상승세는 결이 다르다고 주장했다. ICO가 시장을 이끌었던 지난 2017년과 달리 2020년 상승장의 촉매제가 된 것은 세계 최대 결제업체 페이팔의 가상자산 결제업 진출, 그리고 디파이(탈중앙화금융)의 등장이다. 


그는 "지금의 시장은 개인투자자에서 기관투자가로, 아시아에서 미국으로 넘어갔다"며 "페이팔과 스퀘어를 비롯한 빅테크 기업들이 진출하고 시티은행과 JP모건등의 진입으로 기대감이 높아진 상황"이라 말했다.


새롭게 나타난 디파이 서비스들도 눈여겨 봐야 한다. 기본적으로 중개인을 거쳐야 했던 전통 금융과 달리 디파이 서비스는 블록체인 네트워크상에서 자동으로 대출과 예치, 이자 지급 등 금융활동이 작동한다. 한 연구원은 "금융활동에서 중개인을 거치지 않는 디파이는 시장규모가 연초 6억달러에서 13억달러까지 늘어났다"며 "이를 기반으로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중심으로 관심이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예전 시장과 차별화되는 결정적인 근거는 금융기관들의 진출이다. 더이상 중개기관이 필요없는 블록체인 기반의 P2P 시스템에서 살아남기 위해 대형 기관들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피델리티는 비트코인의 수탁 사업에 진출했으며 싱가포르개발은행(DBS)은 이달 가상자산 거래 서비스를 개시했다. 국내에서도 KB국민은행이 합작회사 형태로 가상자산수탁업에 진출했다.


테크기업, 금융기관을 넘어 국가 차원에서도 통화에 블록체인 기반 가상자산을 접목하는 시도가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우선 중앙은행발행디지털화폐(CBDC)를 준비중인 중국은 올해부터 CBDC의 시범 테스트에 들어갔다. 알리바바와 텐센트 등 테크기업의 결제 시스템을 기반으로 이를 확장하고 있다.


한 연구위원은 "그동안의 화폐전쟁은 국가와 국가의 싸움이었지만 지금은 국가와 테크기업들의 협업으로 넘어왔다"며 "페이스북이 리브라 발행을 시사했듯 IT기업이 보조를 맞춰 나아가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이런 가운데 금의 역할을 맡을 수 있는 비트코인을 부정적으로 볼 필요는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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