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어든 스팩 상장, 非인기 업종 증시 입성 '제동'
공모시장 호황 탓 4년만에 첫 감소…투심 양극화속 제조업 상장 전략 차질 우려
이 기사는 2020년 12월 18일 08시 0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팍스넷뉴스 전경진 기자] 올해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 상장 건수가 4년만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증시 활황세에 힘입어 상장 후 주가 상승(차익 실현) 가능성이 낮은 스팩보다는 일반기업의 IPO에 공모주 시장 투심(투자심리)이 쏠렸다는 평가다.


일각에서는 내년에도 스팩 상장 건수가 감소할 것으로 예측되는 가운데 공모주 청약에 어려움을 겪던 비(非)인기 업종내 기업들의 증시 입성의 길이 좁아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내놓고 있다. 


18일 투자은행(IB) 업계와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스팩 상장 건수는 총 16건으로 집계됐다. 지난해(30건)와 비교하면 절반 수준이다. 연말까지 3개의 스팩이 추가로 상장을 앞둔 것을 감안해도 최종 스팩 상장 건수는 전년의 63% 수준에 불과할 전망이다.


스팩 상장이 줄어든 것은 2016년 이후 4년만이다. 스팩 상장은 2015년 45건에서 2016년 12건으로 감소한 이후 2017년과 2018년 각각 20건으로 늘었고 지난해에는 무려 30개 스팩이 증시에 등장했다.


스팩은 기업 인수합병을 목적으로 증시에 상장되는 일종의 페이퍼컴퍼니다. 스팩은 상장이후 3년 이내 인수대상 기업을 찾아 합병해야 한다. 그렇지 못할 경우 투자자들에게 원금에 약정 이자를 지급하고 청산된다. 


스팩 공모주 청약에 참여한 투자자들은 스팩 자체 보다는 향후 기업 인수 이후의 주가 상승과 차익 실현을 기대한다. 실제 스팩은 통상 공모가 2000원에 상장한 후 주가가 크게 변동되지 않는다. 사업을 영위하지 않기에 실적이나 주가 호재성 이벤트가 딱히 없는 것이다. 


올해 스팩 상장이 급감한 것은 하반기 불어닥친 증시 활황의 여파로 풀이된다. 상대적으로 주가 상승 가능성이 더 높은 일반기업 IPO에 투자자들이 몰리며 스팩 공모 자체가 어려워진 것이다. 


스팩 청약의 부진은 공모 자체의 실패로 이어진다. 12월초 IPO를 진행한 상상인이안스팩3호가 대표적이다. 상상인이안스팩3호의 경우 수요예측 경쟁률은 0.68대 1에 불과했다. 기관 대상의 공모주 청약 완판에 실패한 것이다. 일반 청약 역시 부진하면서 주주 수 부족에 따른 '주식의 분산 요건' 도 충족하지 못해 상장 자체가 불발됐다. 


IB 업계 관계자 "스팩 청약 열기가 식으면서 상장 주관 업무를 담당하는 증권사들조차 딜 추진 동력이 크게 떨어진 상태"라며 "과거에는 IPO 불황기에는 공모 실적을 메꾸는 차원에서 스팩들이 추진되곤 했지만 올해는 자연스레 이런 실적 쌓기용 스팩 상장도 찾아보기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내년에도 스팩 상장 건수는 줄어들 것으로 예측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악화된 기업 경기가 살아나면서 증시 역시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것이다. 증권업계에서는 내년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지수가 3000선을 돌파할 것이라는 낙관론도 나오고 있다.


문제는 스팩 상장 건수 감소로 공모주 시장에서 비인기 업종으로 분류되는 조선, 철강, 반도체 등 제조기업의 상장의 길도 좁아졌다는 점이다. 그간 공모주 청약을 자신하기 어려운 기업들의 경우 기상장된 스팩과의 합병을 통해 증시에 우회적으로 입성하는 전략을 취해왔다. 


다른 IB 업계 관계자는 "IPO 시장에서 인기업종과 비인기업종 기업간 투심 양극화는 최근 심화돼 가는 모습"이라며 "매년 일정 수준의 스팩 상장이 이뤄져야 비인기 업종의 기업들도 증시에 데뷔해 자금을 조달하고, 제2의 성장을 모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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