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분위기 엇갈린 정유·화학社
수익성 개선 가능성↑ '화학' VS. 더딘 수요 회복 '정유'
이 기사는 2020년 12월 21일 08시 05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화학(왼쪽), 정유(오른쪽) 주요 제품 지표(자료=한국신용평가)


[팍스넷뉴스 정혜인 기자] 정유업체와 화학업체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화학사들은 비수기임에도 여러 호재로 미소를 짓는 반면, 정유사들은 유가가 50달러선까지 회복했음에도 좀처럼 정제마진이 개선되지 않으면서 골머리를 앓고 있다.


국내 화학업계는 비수기임에도 여러 좋은 소식들이 이어지고 있다. 대산 납사크래커(NCC) 공장 가동이 임박한 롯데케미칼이 대표적이다. 롯데케미칼은 지난 3월 폭발 사고로 가동을 멈췄던 벤젠, 톨루엔, 혼합자일렌, 부타디엔 등 4개 공정의 재가동이 임박했다. 현재 원료인 납사를 투입해 시운전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며, 관련 기관과의 협의 등을 거쳐 이달 내 상업생산을 본격적으로 개시할 방침이다.


업계는 이번 재가동으로 내년 전체 영업이익이 올해 실적(예상치)보다 270%까지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대산 NCC 공장 가동 중단으로 롯데케미칼의 올 한해 실적은 계속 부진했다. 올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1407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8157억원(85%) 감소했다. 대산 공장의 가동률이 정상 수준으로 돌아서면, 원재료인 에틸렌과 프로필렌 등 기초유분을 더 이상 다른 화학공장에서 사올 필요가 없어 수천억원의 비용 절감이 가능하다. 이를 반영해 증권업계는 내년 롯데케미칼의 영업이익이 올해(예상치, 3569억원)보다 269% 증가한 1조3184억원에 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화학 제품들의 견조한 시황도 눈여겨 볼만하다. 업계는 금호석유화학이 4분기 시황 개선 효과를 가장 많이 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금호석유화학의 합성고무 부문 내 주력 제품인 NB라텍스의 시황이 급등한 영향이다. 심지어 증권업계는 금호석유화학의 올해 4분기 영업이익이 전년동기 대비 1650% 증가한 2034억원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치를 내놓기도 했다. 


한화솔루션과 LG화학의 주요 제품 중 하나인 폴리염화비닐(PVC)의 수익성 지표도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건축용 수요가 증가하는 가운데 유럽·미국 업체의 공장의 정기보수에 따른 가동 중단으로 공급이 줄면서 PVC 스프레드(제품가격과 원재료값의 차)가 급등했다. 한화솔루션과 LG화학의 연간 PVC 생산능력은 각각 115만톤, 124만5000톤이다.


비수기에도 연일 좋은 소식을 전하고 있는 화학업체들과 달리, 국내 정유사들은 유가가 배럴당 50달러선으로 회복했음에도 좀처럼 웃음을 짓지 못하고 있다. 더딘 정제마진 회복 속도에 '담합 논란'으로 정부로부터 시정명령 오명까지 쓴 탓이다.


18일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 따르면 내년 1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48.36달러를 기록했다. 같은 날 ICE선물거래소의 내년 2월물 브렌트유는 51.5달러, 두바이유는 51.46달러를 기록했다. 국제 유가가 50달러선을 회복한 건 지난 2월 이후 9개월 만이다.


통상 유가가 오르면 정유업체들의 수익성 지표인 정제마진도 비슷하게 움직인다. 하지만 코로나19에 따른 수요 부진으로, 유가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음에도 정제마진은 그 동안 제자리였다. 이달 둘째주 싱가포르 복합정제마진은 배럴당 0.5달러로, 4주 연속 0달러대를 이어갔다. 정유업계는 복합 정제마진이 최소 배럴당 4달러는 돼야 정유업체들이 손익분기점(BEP)을 맞출 수 있다고 본다.


최근에는 담합으로 정부의 지적을 받기도 했다. 미국 법무부(DOJ)는 SK에너지, GS칼텍스, 현대오일뱅크, 에쓰오일(S-OIL) 등을 비롯한 국내 정유 및 물류업체 6개사가 주한미군 유류 공급 입찰에서 담합한 사실을 적발했다며 이들에 민사배상금 2300억원, 형사벌금 1700억원을 부과했다. 국내에서도 전일 공정거래위원회가 같은 이유를 들어 이 6개사에 시정명령을 내렸다.


신용평가업계 관계자는 "정유업체들은 더딘 수요 회복, 손익분기점 이하의 정제마진 지속으로 단기간 내 실적을 개선할 가능성이 높지 않다"며 "코로나19 백신 보급으로 경제활동이 정상화하면 정제마진이 예년 수준으로 회복할 것으로 보는데, 이 경우에도 석유제품의 누적된 공급 과잉 물량 해소 등 여러 과제가 남아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석유화학 업계에 대해서는 "원재료 가격이 낮아진 가운데 전방 수요가 점차 회복세를 보이면서 전반적인 화학제품들이 양호한 수익성을 지속해 왔다"며 "내년 역시 석유화학 업계는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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