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고비 넘어도 결국엔 '경쟁력'
EV 중심 급변하는데 보유모델無···미흡했던 성과, 신규 투자 제약
이 기사는 2020년 12월 22일 07시 3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사진=쌍용차)


[팍스넷뉴스 권준상 기자] 쌍용자동차가 법원에 회생절차개시 여부 보류 신청서(ARS 프로그램)를 접수하며 유동성 문제의 조기해결 의지를 피력지만, 궁극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쟁사 대비 기술경쟁력이 뒤떨어진 상황에서 현재의 상황은 언제든 반복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쌍용차는 21일 서울회생법원에 회생절차개시 신청서를 제출하면서 ARS 프로그램도 접수했다. 당장 만기도래한 차입금을 상환할 수 있는 여력이 안 돼 회생절차를 신청했지만 ARS 프로그램을 활용해 3개월 동안 채권자들로부터 만기연장에 대한 합의를 이끈다는 구상이다.


ARS 프로그램이란 법원이 채권자들의 의사를 확인한 뒤 회생절차 개시를 최대 3개월까지 연기해주는 제도다. 법원의 회사재산보전처분과 포괄적금지명령을 통해 회사는 종전처럼 정상적인 영업활동을 영위하고 회생절차 개시결정 보류기간 동안 이해관계자들 사이에 합의를 이뤄 회생절차신청을 취하해 해당 회사가 정상 기업으로 돌아가게 하는 제도다.


쌍용차는 최대 3개월 간의 기간 동안 채권자들로부터 합의를 이끈다는 구상이다. 쌍용차 관계자는 "당분간 대출원리금 등의 상환부담에서 벗어나 회생절차개시 보류기간 동안 채권자, 대주주 등과 이해관계 조정에 합의할 계획"이라며 "현재 진행 중에 있는 투자자와의 협상도 마무리해 조기에 법원에 회생절차 취하를 신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존에 해당 프로그램으로 약 3개 회사가 문제를 조기에 해결했다"며 "쌍용차도 채권자들과 합의가 잘되면 한 달 안에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문제는 자동차업계에서 바라보는 쌍용차의 상황은 그리 간단하지 않다는 점이다. 쌍용차가 해외금융기관(JP모건·BNP파리바·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과 KDB산업은행(이하 산은) 등 채권자로부터 합의를 이끌어 차입금 상환 문제를 해결하고, 사태를 빠르게 수습한다고 해도 급변하는 자동차 산업환경에서 생존을 장담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자동차산업은 기존 내연기관 중심에서 전기차(EV) 등 친환경차로의 변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2030년에는 전 세계 자동차수요 1억2000만대 가운데 전기차가 3400만대를 차지할 전망이다. 2040년에는 전기차가 신차 판매량의 55%를 차지하고, 전 세계 자동차 5억5900만대 중 33%의 비중을 차지할 것이란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경쟁사들은 발빠르게 움직이며 관련 모델들을 속속 시장에 내놨지만, 쌍용차는 급변하는 산업패러다임 변화에 편승하지 못했다. 쌍용차는 경쟁사들과 달리 친환경 모델을 단 한 개도 보유하고 있지 않다. 뒤늦게 전기차 개발을 선언하고 올해 주력 모델인 '코란도'를 기반으로 1회 충전으로 400km를 주행할 수 있는 전기차 'E100'를 선보일 예정었지만, 기술 보완 등으로 인해 출시 시점을 내년 상반기로 미뤘다.


'E100'.(사진=쌍용차)


쌍용차는 수출의 절반 이상을 유럽지역을 대상으로 한다. 유럽을 중심으로 전 세계 각국은 환경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유럽연합(EU)은 차량 1km 주행당 배출되는 이산화탄소(CO2)를 현행 130g에서 2021년 95g 이하로 낮추기로 결정했다. 2025년에는 81g, 2030년에는 59g까지 강화될 예정이다. 내연기관에서 벗어나 전기차 등 친환경차 중심의 자동차생태계를 구성하겠다는 구상이다.


결국 쌍용차는 신규 투자자를 확보해 자금 지원을 받으며 기술경쟁력을 끌어올리는게 시급하다. 현재 미국 HAAH오토모티브가 쌍용차 지분 인수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우여곡절 끝에 인수자를 찾는다고 해도 그동안 투자 대비 성과가 미흡했던 점은 신규 투자자의 지원 규모를 제한하는 요인으로 작용하는 부분이다. 앞서 쌍용차는 2011년 2월 마힌드라그룹으로 대주주가 바뀐 뒤 7년간 '티볼리'와 '렉스턴' 등 5차종의 신차 개발에 1조4000억원을 투자했다.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보통 신차 1개 모델을 개발하는데 3000억~4000억원 가량이 필요하다. 그럼에도 해당 기간 쌍용차의 실적(연결재무제표 기준)은 개선되지 않았다. 2011년 영업손실 1534억원, 당기순손실 1128억원을 기록했던 쌍용차는 7년 뒤 영업손실 642억원, 당기순손실 618억원으로 적자규모만 줄었을 뿐 흑자전환을 이루지 못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쌍용차가 레벨3(시스템주도주행) 수준의 자율주행차에 대한 선행연구 등 뒤늦게 연구·개발에 나서고 있지만 유동성 위기에 직면한 현재의 상황에서는 다른 완성차업체들 대비 경쟁우위를 점할 기술확보를 기대하기 쉽지 않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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