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윤신원 기자] 티웨이항공이 중대형 항공기를 도입해 중장거리 노선 확장에 나섰다. 최근 정부가 저비용항공사(Low-Cost Carrier, LCC) 3곳을 통합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면서 경쟁력 강화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티웨이항공은 중장거리 노선 운항을 위해 내년 말부터 중대형 항공기 에어버스 A330-300 3대를 순차적으로 도입한다. 전담 태스크포스팀(TFT)을 구성해 운항, 객실, 정비, 운송 등 전 부서의 공조 아래 기종 도입을 준비하고 있다.

티웨이항공 관계자는 "새롭게 재편될 항공업계에서 시장의 선두에 서기 위한 차별화된 영업 전략의 첫 걸음"이라며 "기존 LCC에서는 이용할 수 없었던 새로운 노선과 비즈니스 좌석 등을 통해 고객들의 만족도가 더욱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항공업계는 티웨이항공이 '통합LCC' 출범에 대비해 '몸집 키우기'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지난달 KDB산업은행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인수합병(M&A)을 공식화하면서 두 항공사의 LCC 관계사인 진에어, 에어부산, 에어서울을 단계적으로 통합하겠다고 밝혔다. 

기존에는 제주항공과 진에어가 각각 1·2위, 티웨이항공이 3위, 이스타항공과 에어부산과 에어서울, 플라이강원 등이 그 뒤를 이었다. 하지만 통합LCC가 출범하면 티웨이항공의 입지는 좁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항공포털에 따르면 통합 LCC 3곳이 보유한 항공기 수는 총 60대다. 진에어가 28대,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이 각각 25대, 7대를 보유 중이다. 제주항공이 44대 수준이라 27대 항공기를 보유한 티웨이항공이 규모 면에서 크게 뒤진다. 여객점유율도 마찬가지다. 국토부에 따르면 통합LCC의 올해 1~10월 여객점유율은 진에어 20.4%, 에어부산 18.35, 에어서울 5.4%로 합산 점유율은 44.15%에 달한다. 반면 티웨이항공은 22.4%에 불과하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통합LCC가 출범하면 제주항공도 LCC 1위 자리를 내어줘야 하는 상황이지만 이스타항공과 신생 LCC를 제외하면 티웨이항공도 시장점유율·매출·여객 수 모두 꼴찌를 예약해놓은 셈"이라며 "포스트 코로나19를 위한 행보로 보인다"고 말했다.

관건은 티웨이항공이 항공업이 정상화될 때까지 버틸 수 있느냐다. 티웨이항공의 3분기 기준 현금성 자산은 738억원, 최근 유상증자로 668억원을 추가로 확보해 약 1406억원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다. 문제는 현금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신규로 확보한 자금 전액은 모두 운영자금으로 쓰일 예정인데, 내년 4월이면 바닥을 드러낼 전망이다. 또 새로운 기종이 도입되면서 항공기 리스료·정비료 부담은 물론 신규인력까지 필요한 상황이다.

당분간 실적 개선을 기대하기도 어렵다. 티웨이항공의 올해 3분기 누적 연결기준 매출액과 영업손실은 각각 2224억원, 1020억원이다. 4분기에도 적자가 예상된다. 증권업계는 올해 티웨이항공의 매출액과 영업손실은 각각 2732억원, 135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66%, 605%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티웨이항공이 버티기만 한다면 장기적으로 중장거리 노선 확보는 장점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국제선, 특히 중장거리 노선은 수익성이 좋기 때문에 경영정상화도 비교적 빠르게 진행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