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百, 형제경영 더 단단해진다
계열분리 가능성 낮아져…경영효율화 제고 박차
이 기사는 2020년 12월 28일 15시 44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팍스넷뉴스 최홍기 기자]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과 정교선 현대백화점그룹 부회장이 형제경영을 더욱 공고히 하는 모양새다. 계열사 대표들을 새롭게 구축하는 등 경영효율화 제고에 박차를 가하면서 형제간 계열분리 대신 '따로 또 같이' 경영에 무게추가 더해졌다는 분석이다.


28일 재계에 따르면 현대백화점그룹은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불확실성이 장기화하자 예년보다 1개월가량 인사시기를 앞당겼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총 48명에 대한 정기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안정 대신 쇄신이라는 키워드로 과감한 세대교체를 선택했다는 분석이다.


교체한 계열사 대표 면면을 살펴보면 정지선 회장과 정교선 부회장의 형제경영을 뒷받침하기 위한 안배가 깔렸다는 해석이다. 현대백화점면세점 대표이사로 임명한 이재실 부사장은 58세다. 이 대표는 현대백화점 상품본부 패션사업부장, 현대백화점 무역점장 등을 지냈다. 코로나19 여파로 타격을 받은 면세사업의 정상화는 물론, 정지선 회장의 캐시카우로서의 위상을 다지기 위한 전략이다. 



현대홈쇼핑 대표이사 사장에는 59세인 '영업통' 임대규 현대홈쇼핑 영업본부장을 선임했다. 이에 따라 현대홈쇼핑은 정교선 부회장과 임대규 사장 투톱 체제로 전환한다. 임 사장은 1988년 현대백화점에 입사한 뒤 현대그린푸드 식자재 사업부장과 현대홈쇼핑 경영지원본부장을 거쳤다.


정 회장이 백화점을 중심으로 유통 부문을, 정 부회장이 현대그린푸드를 중심으로 비(非)유통 부문을 맡아왔던 점을 상기하면 각 사업영역의 경쟁력 강화에 초점을 맞췄다는 평가다.


현대백화점그룹이 계열사간 경영효율성을 강화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현대그린푸드만하더라도 멘탈헬스케어사업을 주력으로 하는 이지웰을 1250억원에 인수했다. B2B시장 공략차원의 사업다각화다. 현대그린푸드 급식사업과의 시너지가 기대된다는 이유에서다. 이외에도 현대백화점은 최근 현대홈쇼핑에 보험사업 인적, 물적 자산을 109억원에 양도한다고 공시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사업다각화 및 핵심 사업에 주력해 경영효율성을 제고하고자 하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인사로 재계 일각에서 꾸준히 제기해온 계열분리 대신 '따로 또 같이' 차원의 경영분리가 확실해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앞서 현대백화점그룹은 지난 2018년부터 그룹내 순환출자고리 해소에 나섰다. 동시에 정 회장이 백화점 등 유통사업을, 정 부회장이 현대그린푸드의 식품사업 등 비유통사업을 맡는 지배구조를 구축했다. 현대백화점과 현대그린푸드 두 회사를 중심으로 형제경영을 시작한 셈이다. 


이에 따라 계열분리 시나리오도 제기됐다. 현대그린푸드의 일감몰아주기 해소가 요원했던 만큼 오너일가의 지분변동이 불가피하다는 전망도 궤를 같이 했다. 정 회장이 현대그린푸드 지분 12.7%를 매각하고 현대그린푸드가 갖고 있던 현대백화점 지분(12.05%)을 매입한다면 일감 몰아주기 해소와 함께 계열분리는 물론, 향후 승계작업도 원활해진다는 평가였다. 일석이조가 가능하다는 얘기다.


그러나 현대백화점그룹측은 이를 일축했다. 정 회장이 현대그린푸드 사내이사직을 유지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라는 설명이다. 정 부회장 역시 지난해 현대백화점 사내이사로 선임됐다. 현대그린푸드가 사업다각화에 나서면서 일감몰아주기 비중을 낮추기 위한 작업에 들어간 점도 연장선상에 있다.


계열분리를 위한 재원 마련 부담도 여전하다. 현대그린푸드가 보유한 현대백화점 지분을 정 회장이 사들이고, 정 회장이 보유한 현대그린푸드 지분을 정 부회장이 사들이는데 약 2000억원이 넘는 자금이 필요하다. 이들 형제가 각각 매입해야 하는 현대백화점, 현대그린푸드간 지분가치 격차가 상당하다는 문제도 있다.


재계 관계자는 "정지선 회장과 정교선 부회장은 각자 사업영역을 존중하면서 연결고리는 끊지 않는 형제경영체제를 구축하고 있다"면서 "코로나19로 불확실성이 여전한 만큼 계열분리라는 선택을 할 가능성이 낮아졌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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