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젠 주주친화정책이 주는 의미
백신 테마 앞에선 '찻잔 속 태풍' 불과…미래 기업가치 높이는 길에 집중해야
이 기사는 2021년 01월 05일 09시 37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팍스넷뉴스 김현기 기자] 씨젠이 연이어 내놓은 주주친화정책이 요즘 제약바이오계 화제 중 하나다. 2010년 코스닥 상장 뒤 배당이 없었던 씨젠은 2019년 처음으로 주당 100원의 배당을 책정하더니, 지난 12월14일엔 2020년 배당금을 15배나 올린 주당 1500원으로 일찌감치 발표했다.


이어 12월28일엔 상무 이상 임원 26명이 자사주 1만6299주를 31억원 가량에 매입했다고 발표했다. 양부현 전무가 6억원 가량의 씨젠 주식을 사들였고, 다른 임원 25명은 크리스마스 전후로 약속이나 한 듯 각각 1억원씩 자사주를 취득했다. 회사는 "임원들이 모두 자기주식을 매입, 향후 실적과 주가 상승에 대한 자신감을 내놨다"고 설명했다.


씨젠은 2020년 대한민국에서 가장 크게 성장한 대표적 기업이다. 분자진단 외길이 코로나19 세계적 대유행(팬데믹)을 맞아 빛을 발했다. 매출은 1조원을 돌파했고, 특히 이익률이 높아 2020년 영업이익도 6000억원 가량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영업이익 225억원과 비교하면 27배 늘어난 셈이다. 주가도 당연히 뛰어 2019년 말 3만650원하던 주가가 2020년 12월30일 19만3000원이 되면서 6.3배나 뛰었다.


그러나 최근 2~3개월로 시각을 좁혀보면 또 다르다. 실적은 매 분기, 매월마다 새 기록을 쓰고 있음에도 지난 8월10일 주당 32만2000원으로 정점을 찍은 이후 11월25일에는 17만5300원으로 급락했다. 적지 않은 주주들로부터 "회사가 실적 및 수주 홍보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고 있다"는 쓴소리까지 듣고 있다. 이 중 일부는 세를 규합, 임시주총 개최를 추진하겠다는 등 회사에 엄포까지 놓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주주가치 제고 카드가 두 차례 나왔으니 회사가 어쨌든 일부 주주들의 움직임에 어느 정도 화답한 셈은 됐다. 최근 유동성 장세를 타고 임상 과정을 계속 알리거나, 핵심 임원들이 홍보에 적극 나서는 일부 제약·바이오 기업들과 달리, 씨젠은 실적 공시 위주의 원칙을 고수했다. 천종윤 대표도 언론 앞에 거의 나서지 않다보니 이런 주주친화 카드들이 더 주목받고 있다. 회사 측도 최근 "회사가 갑자기 커지면서 여러 일들에 대처할 필요성이 생겼다"며 방향의 전환을 애둘러 시인하고 있다.


다만 주주친화 정책의 효과가 일회성으로 끝나는 모양새여서 향후 씨젠의 방향 설정이 중요하게 됐다. '15배 배당'은 물론이고, 임원들의 자사주 매입에 따른 주가 상승이 하루에 그쳤기 때문이다.


여러 상황상 씨젠에 대한 무상증자나 액면분할, 코스피시장 이전 등 주주들의 목소리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하지만 지금 상황에선 '더 강력한' 주주친화정책도 '찻잔 속의 태풍'으로 끝날 수밖에 없다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지금의 주가 하락은 실적과 연관성이 적기 때문이다. 올 겨울 코로나19 재유행을 맞아 4분기에도 씨젠의 제품들이 꾸준히 해외로 수출되고 있지만, 백신 개발에 따른 업황 전망이 나빠진 게 진단키트 기업들의 미래 가치 하락과 연결된다고 봐야 한다.


주가는 결국 기업가치에 수렴하기 마련이다. 미래 투자를 생각하면, 한 해 잘 벌었다고 배당을 무작정 늘릴 수도 없는 노릇이다. 주가가 오르든 내리든 누군가는 이익을 보고 누군가는 손해를 보는 게 현실이다. 증권가에선 씨젠이 '포스트 코로나'에도 잘 대비하고 있다며 좋은 평가를 유지하고 있다. 주주친화정책의 '고'와 '스톱' 갈림길에 놓인 씨젠, 그리고 이를 바라보는 수많은 바이오기업들은 미래 기업가치 중심을 어디에 둬야 하는지 고민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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