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외면한 거래소 상장 심사
"공유오피스 vs 부동산 전대업"…패러다임 변화 속 유연한 대응 절실
이 기사는 2021년 01월 06일 09시 26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팍스넷뉴스 김세연 증권팀장] 2008년 등장한 공유경제는 재화의 개념을 기존 소유에서 공유로 바꾸며 사회 곳곳에 녹아들고 있다. 자산과 서비스를 여러 사람이 협력 소비하고 효율성을 높이는 공유라는 경제 패러다임은 우버, 따릉이, 전동 킥보드 등 퍼스널 모빌리티 분야부터 개인공간을 빌려주는 에어비앤비, 클라우드키친스, 쉬바인더까지 다양하게 확대되고 있다. 자발적 참여로 각종 정보를 공유재로 변화시키는 위키백과 역시 실생활 속 공유를 내건 패러다임의 진화의 일부다. 


전세계적으로 공유경제는 끝없는 확대가 예고됐지만 일부에서는 아직도 부족한 이해와 변화에 대한 거부감이란 한계를 벗어나지 못한 모습이다. 자산의 폭넓은 활용으로 사회 경제의 선순환을 가져올 수 있지만 자칫 기존 경제구조의 붕괴나 피해를 가져올 수도 있다는 우려가 여전하기 때문이다. 


최근 기업공개(IPO)를 추진하던 공유경제 기업 패스트파이브가 심사 청구를 철회한 것 역시 이같은 한계를 극복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지난 7월 테슬라제도를 통해 코스닥 상장을 추진하며 예비심사를 청구했던 패스트파이브는 5개월만에 상장 심사를 자진 철회했다. 패스트파이브는 향후 공유오피스 기업이 아닌 입주사 대상 콘텐츠 서비스 제공과 리모델링을 내세운 오피스 플랫폼 기업으로의 변신을 통해 상장을 재추진한다는 목표다.  



당초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 가능성까지 거론되던 패스트파이브의 실패한 도전은 어느 정도 예견됐다. 일단 국내에 비교기업이 없다는 점에서 상장 기업으로서의 적절한 가치평가에서 난항을 겪었다. 지난해 미국 시장내 상장이 예견됐던 위워크의 IPO 불발과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번진 코로나19 여파 등도 발목을 잡았다.


무엇보다 우려를 키운 것은 심사 당국의 공유경제 모델에 대한 의구심을 해소하지 못했다는 부분이다. 상장 예비심사에 나선 한국거래소는 패스트파이브가 내건 공유오피스 사업이란 플랫폼을 단순히 부동산 전대사업의 잣대로 평가한 듯 하다. 매출이 늘고 있지만 적자가 지속된 상황에서 지속 가능성을 보유한 상장기업으로서의 역량이 부족하다는 판단을 내렸을 수도 있다. 


물론 패스트파이브는 공간을 임대해 사무실 공간이 필요한 업체에 재임대한다는 점에서 충분히 부동산 전대업으로 간주될 수 있다. 하지만 공유라는 경제 패러다임의 변화를 감안한다면 평가는 달라져야 한다. 


패스트파이브와 미국의 위워크 등은 공유라는 개념이 기업가치의 핵심이다. 단순한 소유 자산의 수익 재창출이 아닌 여러 사람이 협력해 소비하고 자산의 효율성을 높인다는 공유 소비가 이들의 정체성이다. 공간을 필요로 하는 수요자와 건물주 등 공급자 등 경제주체간 니즈를 연결해 새로운 형태의 사업환경을 마련하는 데 목적이 있다. 부동산 전대 형태로 시작하지만 충분한 성장을 통해 일정 수준의 규모를 확대시킬 경우 사무 환경을 포함해 기업 구조의 변화를 이끌고 다양한 서비스 결합을 가져올 수 있다. 


공개시장내 자격과 조건을 갖춘 건실한 기업을 유입시키고 자본시장내 거래 활성화와 효율적인 유동성의 이동을 이끌어야 하는 한국거래소의 역할과 고심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다만 변화하는 경제 환경을 빠르게 반영하지 못하고 외면한다면 상장 시장의 성장과 발전은 뒤쳐질 수 밖에 없다. 앞서 논란속에 도입된 기술특례기업이나 공모리츠의 상장 역시 초기 시장 혼란의 우려를 해소하고 연착륙한 만큼 공유경제 기업에 대한 평가도 시장내 자정 능력에 맡겨야 하지 않을까. 변화에 대응하지 못한 거래소의 한계가 아쉬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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