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채 포문 여는 LG그룹...올해도 '큰 손' 될까
그룹분할 부정적 영향 우려도 나와


[팍스넷뉴스 조재석 기자] 채권시장 '빅 이슈어' LG그룹이 연초부터 6000억원 이상의 회사채를 조달하며 공모채 시장의 포문을 활짝 연다. 발행 첫 타자는 LG화학(AA+)과 LG헬로비전(AA-)이다. LG화학은 지난달초 배터리 사업부문을 분할했고, LG헬로비전은 1년전 LG유플러스로 피인수되면서 종전 CJ헬로비전에서 간판을 LG로 바꿔달았다.  


양사 모두 우수한 신용등급을 보유한데다 공급대비 수요가 늘어나는 이른바 '연초 효과'의 영향으로 수요예측에서 흥행이 예견된다.


5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이 내달 5000억원 규모 공모채 발행을 위해 수요예측에 나설 전망이다. 트렌치 구조는 아직 미정이다. 대표 주관사가 선정되면 논의 후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공모채를 통해 조달된 자금은 전액 차환에 사용된다. LG화학은 2월 20일 만기가 도래하는 1900억원 규모 회사채를 보유하고 있다. 이번 공모채는 분사 이후 오른 첫 시험대다. 


지난 2019년말 LG유플러스에 피인수된 LG헬로비전(구 CJ헬로비전)도 차입금 상환을 위한 회사채 발행에 나선다. LG헬로비전은 오는 25일 1300억원 규모 회사채 발행을 준비하고 있다. 트렌치는 3년물과 5년물로 구성될 예정이다. 발행 주관은 미래에셋대우, 신한금융투자, 한국투자증권, KB증권, NH투자증권이 맡았다.


양사는 지난해 코로나19 여파 속에서도 양호한 실적을 유지한 만큼 이번에도 어렵지 않게 필요자금을 끌어 모을 수 있을 거란 기대다.


LG화학은 지난해 3분기 연결 재무제표 기준 매출 21조1716억원을 달성했다. 영업이익(1조6796억원)과 순이익(1조258억원)은 전년대비 각각 81.94%, 136.94% 씩 늘었다. 이전 회사채 발행 성적도 우수하다. 지난해 2월 LG화학은 기관 투자자 대상 5000억원 규모 수요예측에서 2조3700억원의 뭉칫돈을 받으며 당초 계획보다 4000억원 어치를 더 발행했다. 


일각에서 전지 사업부문의 물적 분할에 따른 사업성 위축을 우려하고 있다. 지난해 9월 물적 분할을 통해 신설된 LG에너지솔루션 여파로 크레딧 위축이 예견된다는 것이다. 이에 크레딧 시장에서는 낙관적이란 평가다. 분할 당시에도 크레딧 시장에선 LG화학의 주요 사업과 재무위험의 변동 가능성에 대해 제한적으로 평가하며 단기간내 크레딧 충격은 없을 것으로 예견한 바 있다. 


관련업계에서는 회사채 발행이 물적 분할이후 처음 진행되는 자금조달이지만 지난해 견조한 매출실적을 기반으로 'AA+'에 '안정적' 전망을 유지하고 있는 만큼 수요 확보에는 무리가 없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LG헬로비전도 실적 기반의 견조한 재무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3·4분기 매출 2617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92억원을 달성하며 전년 비 129.4% 가량 증가했으며 순이익도 59억원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LG헬로비전 역시 지난해 두 차례 진행했던 수요예측 모두 청약경쟁률이 6:1을 넘기며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발행 시기도 긍정적이다. 매년 초 회사채 시장에선 기관 투자자들의 자금 집행이 재개되며 크레딧 채권을 향한 수요가 확대되는 모습을 보이는 까닭이다.


김상훈 KB증권 연구원은 "1월 크레딧 시장과 회사채 시장은 연초 자금유입과 함께 캐리수요가 지속되면서 강세 흐름이 예상된다"며 "연말 이전 신용평가사들이 '부정적' 등급전망을 보유한 기업들의 신용등급을 강등하면서 신용등급 관련 불확실성이 일부 해소된 만큼 회복된 투자심리도 유지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LG그룹 또 다른 주요계열사 LG전자(AA), LG유플러스(AA), LG상사(AA-) 역시 이달 말 만기 도래를 앞둔 대규모 회사채를 보유하고 있어 공모채 시장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 주요계열사들은 이달 순서대로 각각 1600억원, 2700억원, 700억원 씩 회사채 상환에 나서야 한다. LG그룹은 최근 2년 연속 3조원이 넘는 금액을 조달 시장에서 확보하고 있어 만기를 앞둔 주요계열사들도 이내 회사채 발행에 착수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LG그룹은 지난해 11월 5개 계열사(LG상사, LG하우시스, 실리콘웍스, LG MMA, 판토스)를 인적분할하며 새로운 지주회사 'LG신설지주(가칭)'을 출범시켰다. 분할 이후 LG그룹은 당분간 구광모 회장이 이끄는 존속 지주사 LG와 구본준 고문의 신설지주 양대 체제로 운영될 전망이다.


LG그룹 분할이 연초 예정된 LG그룹 계열사의 회사채 발행에 영향을 끼칠 가능성은 낮다. 분할 당시 국내 신용평가사들은 분리되는 5개 계열사들이 기존 LG그룹의 핵심 계열사가 아닌 만큼 신용도 하방 압력에는 제한적일 것이라는 입장을 밝힌 까닭이다. 다만 LG상사의 경우 기존 LG그룹의 후광을 벗어나는 만큼 신설지주의 지원능력과 사업안정성에 따라 신용등급이 변동될 가능성도 있다.


정세록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LG상사, LG하우시스 등이 LG그룹에서 분리되면 그동안 신용도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던 유사시 그룹의 지원가능성이 사라질 전망"이라며 "점진적으로 LG그룹의 거래처 다변화, 계약조건 변경 등 사업안정성과 영업실적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가능성이 남아있는 만큼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신용등급에 반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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