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내
뉴스 랭킹 이슈 오피니언 포럼
금융 속보창
Site Map
기간 설정
LG에너지솔루션
손병환 농협금융 회장, '낙하산 관행' 깰까
양도웅 기자
2021.01.08 08:50:56
기재부 관료들 전유물이었던 농협금융 회장史···손 회장 성과에 달려
이 기사는 2021년 01월 07일 08시 0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손병환 농협금융지주 회장

[딜사이트 양도웅 기자] 지난 4일 취임한 손병환 농협금융그룹 회장(사진)의 어깨가 가볍지 않다. 다른 금융그룹 회장과 마찬가지로 당장 빅테크(대형 IT기업)의 금융업 진출과 코로나19 금융지원 등에 대응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지만, 무엇보다 9년 만의 내부출신 회장으로서 남다른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있기 때문이다.  


10년간의 농협금융 역사에서 내부출신 회장은 초대 신충식 회장뿐이었다. 신 회장이 취임 3개월여 만에 갑작스레 사임한 점을 고려하면, 농협금융 회장 자리는 사실상 외부 인사들의, 특히 기획재정부 출신 고위 관료들의 전유물이나 다름없었다. 일각에선 손병환 회장이 어떤 모습을 보여주느냐에 따라 '회장 선임 공식'이 바뀔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 농협금융, 외부출신 회장 아래서 10년간 빠르게 성장


2012년 출범한 농협금융은 지난 10년간 매우 빠르게 몸집을 키웠다. 2012년 12월 말 245조원이었던 농협금융 총자산은 2020년 9월 말 474조원으로 93.0% 증가했다. 같은 기간 신한금융이 96.7%, KB금융이 114.7%, 하나금융이 56.6%, 우리금융이 16.9% 증가한 점을 고려하면 세 번째로 증가율이 높다. 이 기간 다섯 개 금융그룹 가운데 꼴찌였던 총자산 순위도 세 번째로 올라섰다. 

관련기사 more
농협銀, 주택담보대출 11월까지 중단 농협금융, 2025년 글로벌 순익 1600억 목표 김광수 회장 "사모펀드 사태 재발않도록 할 것" 농협금융, 2년새 비은행 기여도 두 배 넘게 증가

몸집만 커진 게 아니라 순이익도 빠르게 향상됐다. 2012년 4513억원이었던 농협금융 당기순이익은 2019년 1조7796억원으로 294.3% 늘어났다. 같은 기간 신한금융이 46.5%, KB금융이 94.5%, 하나금융이 49.3%, 우리금융이 18.2% 늘어난 점을 고려하면, 압도적인 실적 증가세다. 이같은 흐름을 지난해에도 이어가 2020년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 기준으로 우리금융을 제치고 네 번째 자리를 차지했다.   


다만, 이같은 성과는 철저히 외부출신 회장 아래서 거둔 결과물로 평가받는다. 2012년부터 2020년까지 내부출신 회장이 농협금융을 이끈 기간은 초대 신충식 회장의 3개월이 전부다. 이외에 8년 넘는 기간은 기재부 출신의 신동규-임종룡-김용환-김광수 회장이 이끌었다. 농협금융이 현재의 금융그룹 형태로 모습을 갖추는 데 크게 기여한 2013년 NH투자증권(舊 우리투자증권) 인수도 임종룡 회장 때 이뤄졌다.


<출처=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


◆ 10년간 실력 쌓은 내부 인력들···"내부출신 회장 선임 적기"


농협금융이 철저히 관료 출신 인물만을 회장으로 선임한 배경에는 무엇보다 농협금융이 정부의 역할 중 하나인 농업인들의 권리와 이익을 개선하는 임무를 수행한다는 점이 있다. 농협금융은 다른 금융그룹과 달리 정관 2조 사업목적에 '농업인과 농업협동조합중앙회의 회원, 그 조합원의 권익 증진을 위한 업무'를 적시하고 있다. 매년 농업지원사업비 명목으로 당기순이익의 일부(약 2000억원)를 정부에 전달하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10년 가까이 외부출신 인사가 농협금융을 이끌면서, 이같은 '관행 아닌 관행'에 의구심을 품는 목소리가 내부에서 점점 커져 갔다. 농협금융 본연의 업무인 농업인 권익 증진을 농협금융에서 오래 일한 내부 임직원들이 정부 관료들보다 모를리 없다는 이유다. 또한, 9년 전 농업금융 출범 때와 달리 은행과 보험, 증권, 자산운용사 등 여러 금융회사의 업무를 두루 파악한 능력 있는 인사들이 내부에 충분히 쌓였다는 자신감도 한 몪했다.  


이러한 배경 때문에 지난해 11월부터 한 달여간 진행된 회장 선임 과정에서 금융권 안팎으로 "지금이야말로 농협금융 회장에 내부출신 인물이 앉을 때"라는 목소리가 꾸준히 나왔다.  


농협금융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도 지난달 22일 손병환 회장(당시 농협은행장)을 내정하면서 "지주 출범 후 지금까진 농협에 금융지주를 뿌리내리게 하는 시간이었다면, 이젠 내실 있는 성장을 도모하고 농업과 농촌의 시너지를 발휘해 새로운 사업을 추진하는 시기가 될 것"이라며 "이에 따라 농협에 대한 폭넓은 식견과 전문성을 갖춘 손 행장을 최적임자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임추위도 농협금융 내부 목소리에 호응한 셈이다. 



◆ 기대 한몸에 받는 손병환 회장, 농협회장 선임 공식 바꿀까


그리고 마침내 농협금융 임직원들의 바람 중 하나였던 내부 출신 회장이 등장하면서, 농협금융 내부 분위기는 꽤나 고무된 것으로 전해진다. 농협금융의 한 관계자는 "내부 출신 회장이 취임하면서 직원들은 이제 노력하면 회장까지 올라가 농협금융을 이끌 수 있겠다는 희망을 갖게 됐다"며 "직원들에게 많은 동기부여가 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손 회장에 대한 기대도 큰 것으로 알려진다. 내부 출신 회장으로서 농협금융을 5대 금융그룹 가운데 당기순이익 기준으로 세 번째 위치에 올라설 수 있게 해주길 바라고 있다. 농협금융의 다른 관계자는 "당기순이익 4위를 넘어 이제는 3위도 바라보는 형국"이라며 "농업 지원이라는 기본 역할에 충실하면서 공무원 이미지를 벗고 엄연한 민간 금융그룹으로 자리잡게 해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농협금융 내부에서는 조직 장악력 측면에서 손 회장이 앞선 관료 출신 회장들보다 훨씬 나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1962년생인 손 회장은 서울대 농업교육학과를 졸업한 뒤 1990년 농협중앙회에 입사한 뒤 농협중앙회와 농협금융지주, 농협은행 등에서만 근무한 '정통 농협맨'이다. 주로 전략과 기획 부문에서 경력을 쌓아 왔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손 회장에 대한 내부 임직원들의 기대를 고려하면, 그의 책임이 막중하다"며 "손 회장이 앞으로 내부 출신 회장으로서 어떤 성과를 내느냐에 따라 농협금융 회장 선임에 영향을 미치는 정부와 농협중앙회, 임추위 등의 견해도 달라질 것으로 예측된다"고 말했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

한국투자증권(주)
lock_clock곧 무료로 풀릴 기사
help 딜사이트 회원에게만 제공되는 특별한 콘텐트입니다.
무료 회원 가입 후 바로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more
딜사이트 회원전용
help 딜사이트 회원에게만 제공되는 특별한 콘텐트입니다. 무료 회원 가입 후 바로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회원가입
Show moreexpand_more
에딧머니성공 투자 No.1 채널 more
딜사이트플러스 안내-1
Infographic News
IPO 대표주관 실적
Issue Today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