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구도 재편' 항공업, 거대항공사 탄생 고비
대한항공-아시아나 통합 실사 본격화…기업결합심사 관건
이 기사는 2021년 01월 07일 11시 35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사진=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팍스넷뉴스 권준상 기자] 항공업계의 올해 화두는 단연 구도 재편이다. 상반기 완료를 목표로 추진하고 있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통합작업은 산하 저비용항공사의 일원화도 병행해 항공산업의 근본적인 틀 변화를 야기할 전망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진에어·에어부산·에어서울의 통합작업을 완료하면 국내 항공업계는 기존 2개의 대형항공사(FSC)와 9개의 저비용항공사(LCC) 구조에서 1개의 FSC와 7개의 LCC로 변화한다.

 

국토교통부 항공정보포탈시스템에 따르면 통합작업 완료시 통합 FSC는 38.7%, 통합 LCC는 14.9%의 시장점유율(2019년 국내선·국제선 이용객수 기준)을 기록하게 된다. 총 항공기 수가 300대를 넘어서며 세계 20위권으로 도약하고 아시아 항공시장에서는 매출 기준 5위 사업자로 올라서는 거대 항공그룹이 탄생하는 것이다.

 

(자료=나이스신용평가)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대비한 발행주식총수 한도 확대(2억5000만주→7억주) 관련 정관 일부개정안의 임시주주총회 가결로 유상증자에 따른 걸림돌로 제거했다. 임시주총을 앞두고 대한항공의 2대주주인 국민연금공단이 제동을 걸었지만 대다수 주주가 찬성표를 던지면서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사용할 2조5000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진행할 수 있게 됐다. 합병작업이 탄력을 받게 된 것이다.



현재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통합작업은 지난해 12월부터 통합계획 수립을 위한 실사를 진행 중이다. 3월 중순까지 통합계획안을 작성해야 하기 때문에 실사기간은 약 3개월이다. 기획·재무·여객·화물 등 분야별 워킹그룹으로 이뤄진 인수위원회를 구성한 대한항공은 ▲비용구조 ▲항공기 계약관계 ▲재무 ▲법무 등 모든 분야를 살펴보고 있다.


당장 이달에는 우리나라를 비롯해 양사가 취항하는 주요 국가에 기업결합신고를 진행한다. 몸집이 커지면서 불거지는 독과점 논란을 불식시키는 게 과제다.


통합 고려시 경쟁구도(국내공항의 국내선과 국제선 이용객수 합산 기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한 그룹으로 묶이면 거대 항공그룹이 탄생한다. 거대 항공사의 탄생은 압도적인 시장경쟁력을 확보한다는 점에서 국내외 기업결합 승인의 문턱을 넘기가 녹록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기업결합신고를 위한 전담 법무법인을 국내외에 선정한 대한항공은 이달 14일까지 각국 경쟁당국에 기업결합신고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대한항공은 기업결합의 벽을 무난히 넘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앞서 우기홍 대한항공 사장은 지난해 말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독과점 이슈는 인천국제공항 여객슬롯점유율(화물기 포함)이 약 40%이고 지방공항을 포함하면 이보다 점유율이 더 낮아져 국내에서 독과점 이슈는 크게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며 "해외에서는 한국처럼 시장점유율이 높은 노선이 없고 그동안 무수한 M&A 관련 해외결합신고 실패 사례가 거의 없는 것으로 알기에 큰 걱정은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국내 기업결합 승인부터 적잖은 진통이 예상된다. 국회입법조사처는 최근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M&A 관련 현안분석보고서를 통해 독과점 우려와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대한 예외사유(회생불가) 적용 가능성 등이 쟁점으로 부상할 것이라며 공정거래위원회에 면밀한 심사를 요구했다.


강지원 경제산업조사실 금융공정거래팀 입법조사관은 "대한항공이 온라인 미디어 간담회에서 발표한 여객노선 점유율 38.5%는 인천발 국제선 전체를 기준으로 한 것"이라며 "인천공항 외 국내선과 국제선 개별 노선에서의 슬롯 점유율, 이용객의 높은 선호도로 여객량이 집중되는 시간대의 슬롯 확보량 등 통합항공사의 시장지배력 확대에 영향을 주는 요인들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기업결합 승인을 받기 위해서는 아시아나항공이 회생 불가능한 회사로 인정을 받아야 한다. 앞서 제주항공의 이스타항공 인수 사례가 대표적이다. 하지만 이를 입증하는 것이 문제다. 


강 조사관은" 코로나19에 따른 항공운송 수요 급감과 단기간 내 반등이 불확실하다는 점이 아시아나항공의 회생 가능성을 판단하는 고려요소 중 하나가 될 수 있지만 자칫 독과점의 우려가 큰 기업결합을 쉽게 승인해 시장 구조를 왜곡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예외사유 검토의 모든 단계에 걸쳐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의 사건보다 심도 있는 분석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해외에서의 기업결합 불확실성도 남아있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의 상황이 심상치 않다. 이들은 우리나라 기업결합 심사의 회생불가 예외 인정요건의 모태가 된 곳이다.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와 EU 집행위원회는 독과점을 심화시키는 기업결합을 승인하는 부작용을 방지하기 위해 코로나19 확산과 관계없이 기업결합 심사에 회생불가 예외의 판단기준 완화를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양사가 모두 저비용항공사(LCC)를 포함해 거대 노선을 구축하고 있다는 점에서 노선 배분 문제도 풀어야 한다. 이는 노동조합의 반발을 불러올 수 있다. 사업체계의 커다란 변화는 인력감축을 야기하기 때문이다. 이미 양사 내부에서는 순환휴직과 이에 따른 급여감소, 일자리 상실 우려 등으로 불만이 큰 상황이다.

 

(자료=나이스신용평가)


상황이 이렇다보니 업계 안팎에서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승인 관련 인수절차 완료시기를 예상할 수 없다는 점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지분 취득은 국내외 기업결합승인을 포함한 관련 법령에 따라 취득해야 하는 정부승인을 완결하는 것이 전제"라며 "통합 이후 국내 시장에서 지배적인 지위를 보유할 것으로 예상하는 점, 양사의 취항국가가 세계적으로 분포돼 있는 점을 감안할 때 국내외 기업결합승인에는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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