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타이어-아트라스BX 합병신고서 또 '퇴짜'
'자사주 소각 여부' 두고 한국테크놀로지그룹-소액주주 간 이견


[팍스넷뉴스 윤신원 기자] 한국테크놀로지그룹(옛 한국타이어)와 한국아트라스비엑스(이하 아트라스BX) 간 합병에 또 한 번 제동이 걸렸다. 금융감독원이 세 차례에 걸쳐 합병신고서에 정정을 요구하면서 합병 작업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이 지난달 30일 제출한 합병신고서가 지난 8일 퇴짜를 맞았다. 이번이 벌써 세 번째다. 금감원은 "합병신고서 심사 결과 중요사항에 관해 거짓 기재 혹은 중요사항이 미기재되거나 표시내용이 불분명해 투자자의 합리적 투자판단을 저해하거나 오해를 일으킬 수 있는 경우에 해당돼 정정을 요구한다"고 설명했다. 


감독당국은 구체적인 정정 사항을 밝히진 않았으나 아트라스BX 소액주주들이 이번 합병에 반발하며 문제 삼고 있는 '자사주' 부분을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앞서 아트라스BX 소액주주들은 아트라스비엑스의 자사주가 합병 비율을 왜곡하고 있다며 금감원에 합병신고서를 반려해달라고 요구했다. 


현재 아트라스BX 지분은 한국테크놀로지그룹 31.1%, 자사주 58.4%, 소액주주들 10.4%로 나뉜다.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에 따라 최근 1개월간의 거래량 가중산술평균종가, 최근 1주일간의 거래량 가중산술평균종가, 최근일의 종가를 산술평균해 합병가액 5만3599원, 합병비율 1대 3.39로 결정됐다. 그런데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은 자사주에 대해서는 신주를 배정하지 않기로 했다.


소액주주들은 자사주 소각 후 합병을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아트라스BX 소액주주 중 하나인 밸류파트너스자산운용(이하 밸류파트너스)은 "아트라스BX와 같은 우량 펀더멘탈 기업의 경우 자사주 약 60% 소각은 직접적이고 확실한 주가상승 요인"이라며 "자사주 미소각이 시가왜곡의 요인임에도 자사주를 소각하지 않고 실질적으로 25% 지분을 보유한 소액주주들에게 10% 합병신주만 배정하는 합병 결의를 한 건 업무상 배임에 해당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측은 "자사주를 반드시 소각해야하는 것이 아니고, 자사주 처리에 대한 결정은 이사회가 자율적으로 처분할 수 있다"며 "다수 회사들이 배당가능이익을 재원으로 취득한 자사주를 소각하지 않고 보유하고 있는데, 이는 회사의 자산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경영상 필요성이 뒷받침되지 않는 상황에서 이를 소각하는 건 회사 자산의 가치를 감소시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이론적으로는 자사주 소각이 기업의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알려져 있으나 시가총액 1000억원 이상 기업이 2017년부터 2020년까지 발핼주식총수 대비 5% 이상 자사주 소각 사례를 살펴본 결과 주가가 증가하거나 반대로 감소한 사례 모두 존재하는 것으로 파악된다"며 "2016년 공개매수를 통해 소액주주들에게 이미 프리미엄(공개매수 전일 종가 대비 22.9%, 1개월 평균 대비 26.4%)을 제공해 이미 자사주 소각 효과를 누렸기 때문에 자사주 소각에 대한 실익이 크지 않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소액주주와 이견을 보이고 있는 '합병 시 존속회사 보유 소멸회사 주식(포합주식)에 대한 합병 신주 배정 여부'와 관련해서는 "소멸회사 보유 자사주에 대한 합병신주 배정은 법률상 강제되지 않는다"며 "최근 상장사들의 합병 사례에서도 자사주 배정 여부와 무관하게 합병 절차가 완료 됐으며 이후 합병 효력에 대해 문제된 사례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밸류파트너스 측은 "자사주 약 60%를 보유한 채 합병하는 선례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해결방법도 선례가 없는 것일 뿐이며 이를 해당 합병방식이 유효한 것으로 보긴 어렵다"고 반박했다. 


또 소액주주들은 아트라스BX의 주가 상승을 억제하기 위해 호재성 정보를 의도적으로 공시하지 않았다고도 주장했다. 소액주주들은 "아트라스BX는 2014년부터 800억원을 미국공장에 투자하고 있다"며 "미국공장에서 연간 최신 AMG 배터리 240~300만대를 생산할 수 있고, 공장 신설 이전에도 테슬라 배터리 납품을 진행하고 있었는데, 이 같은 주가 상승에 호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큰 정보를 공시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은 "미국공장에 대한 투자는 사실상 투자효율성이 낮음에도 현지 완성차 업체를 통한 향후 기술동향 트렌드를 파악해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결정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실제로 주요 원재료 매입액의 80%를 차지하는 납의 현지 가격이 한국 대비 높고 운영 자금이 많이 드는 게 현실"이라며 "생산량 50% 이상을 완성차 업체에 판매하는데, 고객사가 가격을 결정하는 구조로 판매가격도 비교적 낮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은 정정 요구를 받은 날로부터 3개월 이내에 정정신고서를 제출해 금감원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정정신고서를 제출하기 전까지는 합병을 추진할 수 없고, 기간 내 정정신고서를 내지 않으면 합병 추진은 철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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