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걸 "한진칼 의결권행사위원회 설립 중"
"국민연금 반대의견 의구심"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사진=팍스넷뉴스)


[팍스넷뉴스 권준상 기자] 이동걸 KDB산업은행(이하 산은) 회장이 한진칼 의결권행사위원회 설립을 진행 중이며, 스튜어드십코드 원칙 반영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12일 온라인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현재 외부전문가가 참여하는 의결권행사위원회 설립 작업을 진행 중"이라며 "위원회 운영시 기업가치 향상과 지속가능한 성장을 도모하기 위해 스튜어드십코드 원칙 중 반영할 수 있는 것은 적극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산은과 한진칼이 체결한 투자합의서에는 ▲주요경영사항에 대한 사전협의권·동의권 준수 ▲윤리경영위원회 설치·운영 책임 ▲경영평가위원회가 대한항공에 경영평가를 실시할 수 있도록 협조하고 감독할 책임 ▲통합계획(PMI)을 수립하고 이행할 책임 ▲투자합의서의 중요 조항 위반시 5000억원의 위약벌과 손해배상책임 부담 등이 담겼다. 이에 따라 산은은 독립기구인 윤리경영위원회를 통해 한진칼과 주요 계열사, 계열주의 윤리경영을 감독할 수 있다. 이에 필요한 조사와 조치 이행을 권고할 수도 있다.  


이 회장은 이어 "객관성과 전문성 갖춘 위원회를 구성하기 위해 논의 중에 있다"며 "일부 위원회는 산은 측 인물이 단 한 명도 안 들어갈 수 있고, 들어가더라도 소수일 것"이라며 "대부분 외부 전문가로 구성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산은은 각 위원회에 대한 상세 구성을 3월 주주총회 전까지 확정할 계획이다.


사외이사 임명에 대한 부분도 언급했다. 이 회장은 "산은이 대주주가 됐고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지만, 사외이사를 선임한 뒤 개입은 원칙적으로 자제할 것"이라고 말했다. 


산은과 한진칼이 체결한 투자합의서에는 산은이 지명하는 사외이사 3인·감사위원회위원을 선임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정관상 한진칼 사외이사 수에는 제한이 없다. 3인 이상 그리고 이사 총수의 과반수만 충족하면 된다. 산은이 지명하는 사외이사 3명이 추가되면 한진칼 이사회는 14인체제로 구성된다. 한진칼은 지난 주총을 통해 사내이사에 하은용 대한항공 부사장(CFO)이 신규선임됐고, 김석동 전 금융위원장을 포함한 5인의 사외이사도 이사회에 새롭게 합류했다. 이로써 한진칼 이사회는 기존 사내이사 2인(조원태·석태수)·사외이사 4인(이석우·주인기·신성환·주순식) 등 6인체제에서, 사내이사 3인(조원태·석태수·하은용)과 사외이사 8인(주인기·신성환·주순식·김석동·박영석·임춘수·최윤희·이동명) 등 11인체제의 틀을 갖췄다.


이 회장은 최근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대비한 대한항공의 발행주식총수 한도 확대 관련 정관 일부개정안을 반대한 국민연금공단(이하 국민연금)에 대한 불편함 심기도 드러냈다. 


그는 "국민연금은 실사가 없었다는 점을 주요 근거로 들어 반대했는데, 대한항공은 동종 업종을 영위하고 있고 사전 실사 없이도 공시자료 통해 아시아나항공의 상황을 충분히 파악할 수 있었던 것으로 파악한다"며 "HDC현대산업개발과 인수작업을 거치면서 1차로 한 번 자료를 정비했기 때문에 상당히 정확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양사의 통합은 향후 주주가치 제고에 많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부분"이라며 "국민연금의 지분가치가 상승할 것으로 기대되는데, 반대의견을 낸 것에 대해 의구심이 든다"고 설명했다.


아시아나항공 노동조합(이하 노조)을 설득하는 작업은 순탄치 않다고 밝혔다. 이동걸 회장은 "지난해 12월 아시아나항공 3개 노조와 면담을 진행했다"며 "이들과 소통하고 있지만 각 노조별 입장 차이가 있고, 쉽게 취합되지 않아서 일단 노조의 설명을 듣는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각 노조별 입장을 적극 수렴해볼 생각이지만, 3개 노조의 가입률은 10%대에 머물고 임원과 비노조 입장도 존재하는 점을 좌시할 수 없다"며 "특정 집단의 전략적 목적에 휘둘려서는 안되기에 노조, 비노조, 회사 입장에서 중요한 게 무엇인지를 파악해 차질 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설명했다.


아시아나항공 노조는 고용보장을 중점적으로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는 일력감축 우려에 대해 재차 선을 그었다. 구조조정은 양사 경영진과 약속한 것으로, 자연감원을 제외한 인력감축은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동걸 회장은 "직원들을 해고하고 나중에 업황이 개선됐을 때 불러들여서 일에 투입하면 효율성이 쳐질 수 있다"며 "조정기간이 길다면 해고가 불가피하겠지만 조정기간이 짧다면 교대근무 등을 하면서 유지하는 게 기업의 경쟁력을 위해서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 회장은 양사의 기업결합심사 등 향후 인수·합병 절차에는 큰 무리가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이달 중 우리나라 공정거래위원회를 포함해 미국, 유럽, 일본 등 전 세계 16개 국가에 기업결함신고서를 제출할 계획인 것으로 보고를 받았다"며 "통합을 하더라도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10위 수준이고, 양사 운송량 단수합계도 세계 7위권이라 큰 염려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경쟁제한 문제는 노선별로 문제가 생길텐데, 국적항공사가 주력하는 노선은 대부분 대도시들인데 워낙 취항사들이 많아서 경쟁이 극심해서 독과점 논란이 생길 여지는 거의 없다"며 "많은 국적사가 취항하지 않는 곳에 문제가 생길 수 있는데 일정 조정을 거치면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히려 이 회장은 양사 합병에 따른 다양한 시너지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그는 "국적항공사의 마켓파워가 커지면 제작사로부터 항공기를 구매할 때 보다 좋은 조건으로 살 수 있다"며 "양사의 합병이 발표된 직후 에어버스에서 만나자는 연락을 받았는데, 이는 그만큼 우리나라의 마켓파워가 커졌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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