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민아 기자] 코스피 3000시대가 열리면서 증권주도 고공행진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주식 투자 열풍의 영향으로 거래량이 늘어나면서 호실적 기대감까지 반영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일 종가 기준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22.50포인트(0.71%) 내린 3125.95를 기록했다. 기관과 외국인이 각각 1조7237억원, 6282억원 어치를 순매도 했지만 내렸으나 개인이 2조3140억원을 순매수 했다.
코스피는 올 들어 꿈의 지수로 불리는 3000선을 넘어서는 등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6일 전 거래일 보다 2.77포인트(0.09%) 오른 2993.34에 개장한 이후 상승폭을 확대하면서 장중 사상 처음으로 3000선을 돌파했다. 다음 날인 7일에는 전날 대비 2.14% 오른 3031.68을 기록하면서 2007년 이후 13년 5개월 만에 종가 기준으로 3000선을 넘겼다.
코스피가 훨훨 날면서 증권주도 미소짓고 있다. 12일 종가 기준 KRX증권지수는 798.37로 올해 들어 8.03% 상승했다. KRX증권지수는 국내 주식시장에 상장된 13개 증권주로 구성됐다.
개별 종목 역시 강세를 보였다. 한화투자증권은 12일 종가 3020원으로 올해 초(2230원) 대비 35.43% 상승하면서 가장 큰 증가폭을 나타냈다. 이어 SK증권이 805원에서 940원으로 16.77% 오르며 2위를 차지했다. 키움증권(15.61%), 유안타증권(14.45%), 유진투자증권(12.48%), 교보증권(11.97%) 등도 상승했다.
개인투자자 증가가 증권주 상승의 동력으로 꼽혔다. 개인들의 투자 자금이 대거 유입되면서 증권사들의 실적 호조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개인들은 올 들어 순매수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새해 첫 거래일인 4일 1조310억원, 5일 7284억원, 6일 1조7293억원을 순매수했다. 코스피 거래대금 역시 4일 25조114억원, 5일 26조5484억원, 6일 29조9094억원 등 증가세를 보였다.
4분기 실적 기대감도 높다. 한국투자증권은 최근 미래에셋대우, 삼성증권, NH투자증권, 키움증권 등 4개사의 지난해 4분기 합산 순이익을 7408억원으로 시장 예상치를 26% 상회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전년 동기대비 74% 증가하는 수치다. 백두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당초 예상보다 강한 자산가치 상승세로 인한 브로커리지 및 투자은행(IB), 운용부문 실적개선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증권주의 강세는 지난해 4월과 뚜렷히 상반된다. 당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부진하던 국내 증시가 반등세를 보였지만 증권주는 지지부진한 모습을 면지 못했다.
지난해 3월 19일 코스피 지수는 1457.64까지 하락했으나 약 한 달 만인 4월 17일 1900선을 돌파하며 반등에 성공했다. 22개 산업별 지수 역시 이 기간 평균 23.77%의 등락률을 기록했다. 운송업 지수가 52%로 가장 높은 증가율을 나타냈고 보험(38.13%), 헬스케어(33.41%), 건설(32.46%), 에너지화학(27.6%) 등의 순이었다. 증권업 지수는 15.17%로 필수소비재(13.54%)에 이어 두 번째로 낮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반면 올해 들어 증권업 지수는 22개 산업별 지수 중 7번째로 높은 상승률을 보이며 대조를 보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코로나19 여파로 해외 지수가 급락하면서 증거금 부족 이슈가 부각되고 IB와 트레이딩 부문에서 실적 부진이 예상돼 주가에 영향을 미쳤다"며 "올해는 유동성이 풍부해 실적 하락 리스크가 적어 지난해와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증권주 강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코스피 지수가 3000을 넘기고 증시 거래대금이 사상 최대치를 경신하는 등 증시환경이 증권주에 우호적이라는 평가다.
김도하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식이라는 투자 수단에 대해 많은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경험이 심어졌다"며 "게다가 부동산 시장으로의 자금 유입이 제한된 상황에서 주식 시장 거래대금은 현재보다 하락하더라도 지난해 이전보다 높은 수준에서 유지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올해 예정된 IPO 스케줄과 자금조달 수요, 여전히 풍부한 유동성 등을 고려하면 IB 수수료는 자연 증가를 이어갈 것"이라며 "높은 수준의 거래대금이 기대보다 장기간 유지될 지 여부가 올해 증권주의 이익을 좌우할 것으로 유동성 축소가 감지되기 전까지는 실적 호조를 기반으로 한 투자비중 확대를 추천한다"고 덧붙였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