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젠트 임총 놓고 EDGC "연기" vs WFA "완료"
솔젠트 경영권 분쟁, 새 이사·감사 지위확인 소송 돌입?
WFA투자조합과 소액주주들이 진행한 솔젠트 임시주총이 13일 대전 본사 앞 주차장에서 열렸다. 주주 제공


[팍스넷뉴스 김현기 기자] 솔젠트가 임시주총 개최 당일 연기를 선언했다. 반면 솔젠트의 최대주주 이원다이애그노믹스(EDGC)에 맞서 경영권 탈환을 노렸던 2대주주 WFA투자조합 및 일부 주주들은 "임총을 정상적으로 치러 안건을 통과시켰다"고 주장하고 나서 추후 논란이 불거질 것으로 전망된다.


솔젠트는 13일 당초 신규 사외이사 2인, 신규 감사 1인 선임을 위한 임총을 열고자 했으나 같은 날 "주총을 원만하게 할 수 없는 불가피한 상황이 발생해 연기했다"며 "새 날짜를 오는 2월4일로 정했다"고 발표했다.


이날 임총은 솔젠트 공동대표였던 석도수 WFA투자조합 대표의 요구에 의한 것이다. 앞서 석 대표는 지난해 8월 이사회를 통해 대표직에서 해임되면서 임총 개최를 요청했다. 이를 통해 그는 우호적인 사외이사 2명을 선임해 이사진을 장악하고, 감사위원회도 EDGC와 WFA투자조합 측 인사를 하나씩 배치해 힘의 균형을 맞출 계획이었다.


EDGC가 장악한 솔젠트 경영진은 임총을 전격 연기한 배경으로 전날(12일) 대전지방법원의 판결을 꼽았다. EDGC는 작년 하반기 전환상환우선주(RCPS)를 보통주로 바꿨는데, WFA투자조합 측 소액주주는 RCPS의 보통주 전환이 불법이라며 법원에 가처분신청을 낸 상태였다. 대전지법은 12일 WFA투자조합 측의 신청을 대부분 기각하면서도 RCPS에서 전환된 EDGC의 보통주 지분에 대해서 만큼은 의결권 행사를 불허해 WFA투자조합 측 손을 들어줬다.


이에 대해 EDGC는 "그 결정(RCPS에서 보통주로 전환된 주식의 의결권 불허)의 대상과 동일한 사실관계에 따라 발행되어 있는 다른 주주 보유 주식도 존재하고 있다"며 "그 주식의 의결권은 어떻게 취급해야 하는지 불확실하다"고 임총 연기 사유를 알렸다.이어 "모 벤처사 등 솔젠트의 RCPS를 보통주로 전환한 곳이 더 있다. 이런 곳의 의결권도 제한되어야 하지 않겠는가"라고 반문한 뒤 "의결권 행사와 관련된 정확한 해석 및 계산을 위해선 이사회를 통한 임총 연기가 불가피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WFA투자조합 측 설명은 달랐다. 이날 임시주총을 열어 안건을 정상적으로 통과시켰고, 추후 소송을 통해 법적 효력을 인정받겠다고 했다.


WFA투자조합 관계자는 이날 "전체 주주 중 52%가 참석한 뒤 참석주주의 100% 찬성으로 안건을 통과시켰다"며 "EDGC 측이 전날 대전지법 판결에 따라 임총에서 패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연기한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RCPS를 보통주로 전환한 EDGC 측 지분율이 5.3% 안팎이며, 이를 의결권에서 빼면 EDGC 측 지분율이 16.8%로 줄어들어 (이번 임총에)치명적일 수밖에 없다(WFA투자조합은 11.7%)"고 덧붙였다.


이날 WFA투자조합이 진행한 임총에 참석한 한 주주는 "임총이 열리기로 한 솔젠트 본사 회의실에 들어갈 수 없어 회사 앞 주차장에서 임총이 대신 열렸다"며 "소액주주 중 리더 역할을 하는 한 분이 의장을 맡아 진행했다. 2주 이내 이번 임총에 대한 법적 효력이 판가름날 것"이라고 전했다.


양측은 임총의 공정한 진행을 위해 법원이 선임한 검사인에 대해서도 엇갈린 발언을 하고 있다. EDGC 측은 "검사인이 회사에 들어와 임총 연기 관련 서류를 징구하고 돌아갔다"고 했다. WFA투자조합 측은 "검사인이 (WFA투자조합이 진행한)임총 과정을 지켜본 뒤 검표까지 확인했다"고 했다.


해당 검사인은 "양쪽 말이 다 맞다. EDGC 측이 임총을 연기한 사유와 의사결정과정, 주주들에게 통지한 방법 등 자료를 확보해야 해서 회사에 들어갔다"며 "(WFA투자조합 중심의)임총도 봐야할 필요가 있고, 검사인으로서의 책임을 다하기 위해 임총이 유효하다는 전제 아래 참관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WFA투자조합이 선임한 이사 2명과 감사 1인이 회사에 진입하려 할 것이고, 현 경영진은 막을 것이다. 그러면 이사 및 감사 지위확인 소송을 통해 (임총 인정 여부가)결론이 날 것 같다"고 분석했다.


바이오업계에선 이번 경영권 분쟁의 본질을 이익 다툼으로 보고 있다. 경영난에 허덕이던 솔젠트가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살아나면서 이익을 크게 냈기 때문이다. 이 회사는 진단키트 수출을 통해 지난해 1~3분기 매출액 596억원, 당기순이익 421억원을 기록했다.


이번 임총이 끝나면 힘의 균형이 한 쪽으로 기울어질 수 있었으나, EDGC는 임총 연기를 선언한 반면, WFA투자조합은 임총 완료를 주장하면서 경영권 분쟁이 더 험난한 국면으로 접어들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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