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웅제약, 균주 도용' 美 ITC 판결전문 공개
유전자 검사 등 대웅의 증거 왜곡도 지적

[팍스넷뉴스 민승기 기자] 대웅제약과 메디톡스 간 보툴리눔 균주 출처에 대한 국내·외 재판이 진행되는 가운데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 최종판결 전문에 '대웅제약 균주 도용' 사실이 구체적으로 명시된 것으로 확인됐다. 대웅제약과 에볼루스의 도용 혐의에 대한 메디톡스의 주장을 ITC가 그대로 받아들인 셈이다. 


ITC는 14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최종판결 전문을 공개했다. ITC가 '대웅제약 균주 도용'이라고 판단하는데 '전체 유전체 염기서열 분석(이하 유전자 분석)' 결과가 중요한 역할을 했다. 유전자 분석은 균주의 유전적 진화 과정을 볼 수 있고, 이는 특정 연구실의 균주가 공동 기원을 가지고 있는지 명확히 알 수 있다. 


ITC 최종판결 전문에 '대웅 균주 도용' 사실(37페이지)이 명시됐다. /사진=ITC 최종판결 전문 캡처


ITC는 "유전자 분석 자료는 사실상 확실한 증거이며, 대웅제약이 그의 균주를 메디톡스로부터 가져왔음을 입증한다"고 설명했다. 이는 지난 7월 ITC 행정판사(FID)가 내린 예비판결 내용과 동일하다.


앞서 FID는 "(유전자 분석 결과) 메디톡스의 홀 A하이퍼 균주와 대웅제약의 균주에는 같은 패턴이 있다"며 "이는 대웅제약 균주가 메디톡스 균주 변종으로부터 나왔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ITC는 이같은 FID 분석에 "동의한다"고 밝혔다. 이어 "대웅제약이 미국 위스콘신 대학과 전혀 관련 없는 한국의 토양에서 보툴리눔 균주를 발견했다는 설득력 떨어지는 주장으로 일관하다 이제는 토양에서 발견했다는 주장을 아예 하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ITC는 조사과정에서 도출된 증거들을 왜곡하는 대웅제약의 행위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ITC는 "대웅제약이 균주의 유전자 검사와 관련된 증거들을 왜곡했고, 엘러간 균주에 대한 접근 요청을 하지도 않았다"면서 하지도 않는 요청을 행정판사가 거부했다는 대웅제약의 주장을 꼬집었다. 대웅제약은 지난 예비판결 이후 "엘러간 균주에 대한 접근 요청을 했으나, 행정판사가 이를 거절했다"며 "예비판결이 명백한 오류"라고 주장했다.


메디톡스의 제조공정 기술 도용에 대해서도 대웅제약의 명백한 범죄행위임을 인정했다. ITC는 "메디톡스의 제조공정 기술에 영업비밀이 존재하며 대웅제약이 이를 도용했다고 판결한 행정판사의 결정을 확정한다"고 밝혔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제약사 소속 변호사는 "ITC 최종판결 전문을 보면 예비판결에서 '균주 영업비밀'만 제외하고 모두 수용한 것으로 보인다"며 "민사소송에서는 영업비밀보다 균주도용 여부가 핵심 사항인만큼 메디톡스가 유리한 고지를 차지했다"고 말했다. 그는 "균주가 '영업비밀이냐 아니냐'는 ITC 재판에서 중요한 사항이지만 민사에서는 '훔쳐느냐 안훔쳤느냐'가 중요하다"며 "균주도용이라는 내용을 전문에 명시했기 때문에 해석차이로 인한 논란도 종결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메디톡스와 대웅제약의 보툴리눔 균주 출처를 둘러싼 분쟁은 지난 2016년부터 시작됐다. 대웅제약은 2016년 4월 보툴리눔 톡신 제제 '나보타'를 국내 출시했다. 이에 정현호 메디톡스 대표는 기자회견을 열고 "대웅제약이 자사의 보툴리눔 제제 원료인 균주를 훔쳐 제품을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이후 메디톡스는 국내외 소송을 제기했다. 2019년 1월에는 메디톡스가 엘러간(현 애브비)과 함께 ITC에 대웅제약과 대웅제약의 파트너사 에볼루스를 제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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