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성그룹 재편
프리미엄 뺀 공개매수, 어차피 '오너 몫'?
소액주주 불참시 단재완 회장 일가 지주사 신주 대거 확보 가능
이 기사는 2021년 01월 14일 14시 29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팍스넷뉴스 권일운 기자] 계양전기와 해성디에스 지분 공개매수에 소액주주들이 얼마나 참여할지에 증권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단 매수 주체인 해성산업이 제안한 가격이 매력적이지 않다는 이유로 소액주주들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하지만 소액주주들의 불참이 단재완 해성그룹 회장 일가의 지배력 강화에 촉매 내지는 윤활유로 작용한다는 점은 역설적이라는 평가다.


해성산업은 오는 15일부터 3월 8일까지 대신증권 주관으로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돼 있는 계양전기와 해성디에스(해성DS) 주식을 공개매수한다. 공개매수 가격은 계양전기가 4646원, 해성디에스가 2만6325원이다. 해성산업은 계양전기·해성디에스 공개매수를 '공정거래법을 준수하기 위해' 추진한다고 밝혔다.


해성산업은 계양전기와 해성디에스 지분을 18%씩 공개매수할 계획이다. 계획대로 공개매수가 끝나면 계양전기는 36.1%, 해성디에스는 26%를 각각 확보하게 된다. 지주가가 상장 자회사 지분을 20% 이상 보유토록 한 현행 규제에 저촉되지 않는 수준이다.


하지만 공개매수에 계양전기와 해성디에스 소액주주들이 참여할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해성산업이 제시한 공개매수가가 지나치게 낮게 설정돼 있어서다. 계양전기와 해성디에스 주가는 14일 현재 공개매수가보다 높게 형성돼 있다. 소액주주 입장에서는 공개매수에 응하는 것이 오히려 손해라는 의미다.



통상 상장사 주식을 공개매수할 때에는 시가에 수십 퍼센트(%)의 프리미엄을 가산한 금액을 매수가로 제시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공개매수 자체가 소액주주들에게 향후 주가 상승으로 발생할 수 있는 수익을 포기할 것을 유도하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해성산업의 경우 사실상 프리미엄 없이 공개매수 가격을 책정했다.


소액주주들이 응하지 않는다고 해도 공개매수는 성사될 전망이다. 단재완 회장과 두 아들인 단우영 부회장(장남)·단우준 사장(차남)의 참여만으로도 얼마든지 목표를 달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계양전기와 해성디에스는 공개매수 신고서에 "특별관계자들의 참여 여부가 확정적인 것은 아니다"라며 단재완 회장 일가의 참여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계양전기 지분은 단재완 회장이 20.3%, 단우영 부회장과 단우준 사장이 1.9%씩을 각각 갖고 있다. 이들 부자의 지분만으로도 해성산업은 충분한 수준의 계양전기 지분을 확보할 수 있다. 해성디에스도 마찬가지다. 해성디에스 지분은 단재완·단우영·단우준 부자가 6.2%씩을 보유 중이다. 이들 삼부자만 공개매수에 응하더라도 해성산업은 목표치를 달성할 수 있다.


단재완 회장 일가 입장에서는 계양전기와 해성디에스 공개매수 가격이 높지 않다는 점이 큰 고려 사항은 아닐 것이란 분석이다. 공개매수 대가로 해성그룹 전체를 지배할 수 있는 지주사 신주라는 매력적인 반대급부를 얻을 수 있어서다. 단순 사업회사에 불과한 계양전기·해성디에스 지분을 해성산업 지분으로 맞바꿔 해성그룹 전체에 대한 지배력을 배가시키는 것이다. 지주사가 공정거래법을 준수하기 위해 추진한 자회사 지분 공개매수가 대주주 일가의 지배력을 강화시키는 나비효과를 낳은 셈이다.


공개매수 가격이 빠듯하게 설정된 것은 단재완 회장 일가에게는 오히려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소액주주들에게 해성산업 신주가 배정되는 상황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반대로 이야기하면 단재완 회장 일가는 '공모' 절차를 거쳐 발행되는 해성산업 신주를 독식, 해성그룹 전반에 대한 지배력을 더욱 공고히 할 기회를 얻게 된다.


단재완 회장 일가는 현재 48.7%(883만주)의 해성산업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현재 발행돼 있는 해성산업 주식은 1812만주고, 공개매수 대가로 발행할 신주는 그 절반에 약간 못 미치는 893만주다. 이들 신주를 단재완 회장 일가가 모두 확보할 경우 해성산업 지분율을 수십% 끌어올리는 것도 충분히 가능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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