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류세나 기자] 삼성디스플레이가 삼성화재애니카손해사정(작년 2월)·삼성화재(작년 8월)에 이어 노동조합(노조)과 단체협약 체결에 합의를 이뤘다. 삼성그룹 5개 전자계열사 중 삼성디스플레이는 단체협약을 체결한 첫 사례다. 재계에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사진 왼쪽)의 국정농단 파기환송심 최종 선고를 앞두고 무노조 경영폐기 선언에 따른 결과물이 속속 나오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디스플레이는 14일 오후 충남 아산1캠퍼스에서 김범동 인사팀장(부사장)과 김정란-이창완 노조 위원장 등 노사 교섭위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단체협약 체결식'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양측은 지난해 5월 '무노조 경영' 폐기 선언 이후 상생의 노사관계를 만들기 위한 교섭을 꾸준히 진행해왔다. 같은 해 5월 26일 제 1차 본교섭을 시작으로 이후 7개월여 동안 총 9번의 대표 교섭과 본 교섭을 통해 작년 말인 12월 22일 109개 항목의 단체협약안에 잠정 합의했다.

단체협약안에는 현재 1500명 규모인 삼성디스플레이 노조에 연 9000시간의 근로시간 면제(타임오프)를 인정하는 등 노조 활동 보장에 관한 내용 등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진다.

김범동 인사팀장은 이번 단체협약 체결과 관련해 "대내외적으로 힘든 여건 속에서도 소통과 신뢰를 바탕으로 원만하게 노사 합의를 이뤄냈다"며 "앞으로도 법과 원칙을 준수, 상호 협력적인 노사관계의 모델을 만들어 가겠다"고 밝혔다. 

앞서 이재용 부회장은 작년 5월 대국민 사과를 통해 "앞으로 삼성에서 무노조 경영이라는 말이 더 이상 나오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 때 이 부회장의 선언 이후 삼성디스플레이를 비롯해 삼성전자, 삼성화재 등에서 상급단체를 둔 노조가 잇달아 설립됐다. 이번 삼성디스플레이의 단체협약 체결을 기점으로 다른 계열사들에서도 노조활동 보장과 관련한 작업들이 급물살을 타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안장헌 충남도의회 기획경제위원장은 삼성디스플레이 노사 단협 체결과 관련해 "이번 단체협약 체결에서 멈추지 않고 선진적인 노동문화가 사회 전반에 뿌리내리고, 모든 근로자가 안전한 환경에서 권리를 보장받게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